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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예감
내 동생이라고 우기는 로봇 우리 집을 소개합니다 피할 수 없는 현실 E가 돌아왔다 두 번째 절친 구하기 대작전 로봇을 찾습니다 범인은 따로 있다 세상에서 가장 긴 주말 내 동생은 로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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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예감
학교에서 인기가 별로 없어 언제나 아웃사이더로 지내는 새미. 어느 날, 엄마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엄마가 새로 개발한 로봇과 함께 학교에 다니라는 것! 그렇지 않아도 새미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있어서 학교생활이 영 녹록지가 않은데……. 아침 식사 시간에 이 답답한 심정을 여동생 매디에게 털어놓으며 시리얼을 우걱우걱 씹는다. 매디는 엄마 아빠가 가끔씩 얼마나 엉뚱한 일을 벌이는지 잘 알고 있다. 나이는 어리지만 엄청 똑똑하다. “다 잘될 거야.” “하지만 너도 엄마 아이디어가 완전 이상하다는 건 인정하지? 창피해서 미칠 것 같아.” “걱정 마. 학교 잘 다녀오고. 아, 저기 밖에 엄마의 그…….” “매디, 학교가 화성처럼 멀리 있어서 영원히 도착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엄마 말로는 이 정신 나간 일이 지금까지 한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실험이란다. 그러시겠지. 난 그저 작고 불쌍한 기니피그 같은 존재니까, 엄마가 하라는 대로 고분고분 말을 들어야 한다. --- p.9-10 내 동생이라고 우기는 로봇 엄마와 아빠는 엄청나게 똑똑한 로봇이라도 개발한 듯이 E가 ‘똑똑이’의 약자라느니 ‘아인슈타인’의 약자라느니 하면서 흥분해 떠들어 대지만, 새미의 눈에는 그저 ‘허당’의 약자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만큼 E는 천방지축에다가 수업 시간 점심 시간 가리지 않고 연방 사고를 쳐 대는 사고뭉치다. 심지어 지나치게 잘난 체를 하다가 등교 첫날에 그만 과부하가 걸려서 머리에 불을 뿜으며 고장이 나 버린다. 선생님은 호시탐탐 말을 끊고 들어가려고 기회를 노렸지만, 이 수다쟁이 로봇은 눈곱만치도 여지를 주지 않았다. E는 재미있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말을 줄줄이 내뱉었다. 마치 누군가 2배속 재생 버튼이라도 누른 것처럼 말을 점점 더 빨리 지껄여 댔다. 안 그래도 목소리 톤이 높아서 듣기가 거북했는데, 아제는 아예 헬륨가스를 들이마신 것 같은 소리로 쉴 새 없이 떠들어 댔다. “정전기는 어떤 물체의 내부나 표면에서 일어나는 전하들 간의 비균형 상태로…….” E의 머릿속에 심어 놓은 실리콘 칩이 활동 과잉 상태가 되었는지, 별안간 과학 실험실의 그 어떤 플라스틱 빗보다 더 많은 전기를 발생시키기 시작했다. “전하는 방전에 의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을 때까지 한 장소에 줄곧 머무르게 되는데, 지금 내 머릿속에서도 방전이 일어나려고…….” 치직! 츳! 치릭! 그때 E의 귀에서 불꽃이 튀었다. ……결국 눈과 귀, 겨드랑이에서도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그러다 그만 재활용 상자에 들어 있던 이면지에 불꽃이 튀고 말았다. 곧바로 연기 감지기가 작동하면서 비상벨이 울렸다. --- p.29-31 E가 돌아왔다 다행히 며칠 뒤, 엄마의 끈기 있는 도전과 노력으로 E는 완벽하게 수리를 마치고, E는 해맑게 웃으며 더 진화된 모습으로 새미 앞에 나타난다.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던 몇 가지 기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E는 그야말로 학교생활에 모범적으로 적응을 한다. 선생님들에게는 인정받는 학생으로, 친구들에게는 흥미로운 대상으로 자리 매김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끈다. 그리고 새미 역시 E의 형이라는 이유로 덩달아 아이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학교생활이 슬슬 재미있어지는데……. “어이, 거기 두 꼬맹이들! 그네 타는 거 재미있냐?” 공공의 적인 쿠퍼가 어느새 우리 뒤로 살금살금 다가와 있었다. 쿠퍼는 다짜고짜 내 그네를 세게 밀었다. 그네를 탄 이래 그렇게 높이까지 올라가 본 건 처음이었다. 내가 고소 공포증이 있다고 말했던가? 하늘 높이 올라가자마자 머리가 빙글빙글 돌면서 금방이라도 토할 것만 같았다. “왜, 무섭냐?” 쿠퍼가 코웃음을 쳤다. “그럴 리가. 하지만 그만 멈춰! 빨리 내려 줘. 아주 중요한 일이 있단 말이야.” “그만 밀어. 싫다잖아.” 트립이 옆에서 소리쳤다. “오, 익순한 땅콩버터 냄새. 왜, 또 바나나 대포 쏘려고?” “아, 아, 아니…….” “쳇! 너희 두 녀석은 키다리 깡통 로봇만 없으면 완전 겁쟁이잖아. 그치?” 그때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치익 철컥 하는 소리가 들렸다. ……쿠퍼가 나를 괴롭히려고 안달하는 동안, E가 뒤쪽으로 살금살금 다가왔다. 쿠퍼는 재빨리 동작을 멈췄다. 그러고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 p.129-131 범인은 따로 있다 어느 날 갑자기, E가 홀연히 사라져 버린다. 새미와 가족들은 E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E는 감감무소식이다. 그러다 며칠 뒤, E는 온몸이 산산이 분해되어 상자로 담긴 채 현관 앞에서 발견된다. 현관 앞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초인종 로봇이 종이봉투로 가려져 있어서 동작 탐지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심지어 수상한 종이 상자 세 개가 계단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나는 상자 뚜껑을 열고 안을 빠끔히 들여다보았다. 이럴 수가! 순식간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상자 안에 E가 들어 있었다. 그것도 조각조각 분해된 채로……. 나는 곧장 집 안으로 달려 들어가 엄마를 찾았다. 엄마는 상자를 보더니 E의 부품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조각난 부품과 제멋대로 엉킨 전선 사이로 휘어진 회로가 보였다. --- p.163-1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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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왕따 소년과 천방지축 악동 로봇의 학교생활 분투기
발명가 엄마와 만화가 아빠, 면역력 결핍으로 집 안에서만 지내야 하는 여동생 매디, 그리고 엉뚱한 일 저지르기 선수인 절친 트립까지……. 새미는 결코 평범하지 않는 인물들에 둘러싸인 채 살아가고 있는 하루하루가 그저 막막하고 고단하다. 학교에서도 인기가 별로 없어 언제나 아웃사이더로 지내는 데다, 유일하게 어울리는 친구인 트립은 만날 스스로 놀림거리를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무시를 당하기 일쑤다. 게다가 학교에서 주먹깨나 쓰는 쿠퍼 일당은 틈만 나면 새미와 트립의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갖가지 구실을 만들어 괴롭힌다. 그러던 어느 날, 새미는 엄마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는다. 엄마가 새로 개발한 로봇과 함께 학교에 다니라는 것!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엄마에게 반항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는 일. 새미는 일찌감치 체념을 하고 터덜터덜 힘없이 학교로 향하는데, 눈치도 없이 ‘형’이라고 소리쳐 부르며 졸졸 따라오는 로봇 E. 엄마 아빠는 엄청나게 똑똑한 로봇이라도 개발한 듯 E가 ‘똑똑이(egghead)’의 약자라느니 ‘아인슈타인(Eeinstein)’의 약자라느니 하면서 흥분해 떠들어 대지만, 새미의 눈에는 그저 ‘허당(error)’의 약자로밖에 느껴지지 않을 만큼 E는 천방지축에다가, 수업 시간 점심 시간 가리지 않고 연방 사고를 쳐 대는 사고뭉치다. 심지어 지나치게 잘난 체를 하다가 등교 첫날에 그만 과부하가 걸려 머리에 불을 뿜으며 고장이 나 버린다. 새미는 그 모습을 보고 고소해하며 속으로 미소를 짓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E는 엄마의 끈기 있는 노력 끝에 완벽하게 수리를 마치고 더 진화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시 학교에 간 E는 수업 시간에 한없이 겸손해지고, 점심 시간에는 급식실 아주머니의 일손을 거들며, 쉬는 시간에는 저학년 아이들과 놀아 주면서 순식간에 인기 짱의 자리에 등극한다. 뿐만 아니라 쿠퍼 일당이 새미를 괴롭힐 때마다 수호천사처럼 짜잔~ 하고 나타나 한 방에 물리쳐 주고, 아이들 앞에서는 틈틈이 새미의 장점을 늘어놓음으로써 바닥까지 추락해 있던 새미의 위상을 조금씩 높여 준다. E 덕분에 아이들의 호감 어린 시선을 받게 된 새미는 차츰차츰 자신감을 회복해 나가고, 어느 순간 쿠퍼 일당에게 혼자서 맞설 만큼 당당하고 용기 있는 소년으로 변모한다. 이처럼 《내 동생은 로봇》은 찌질이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며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새미가 로봇 E와 함께 학교생활을 하면서 자존감을 되찾고 당찬 모습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맛깔나게 그려 보이고 있다. 내 동생은 로봇? 아니, 집 안에서만 지내야 하는 면역 결핍증 환자! 작품 전체를 통틀어 로봇 E의 역할은 그야말로 대단하다. 제멋대로 돌아가던 학교 분위기를 순식간에 평정하고, 존재감 제로였던 새미를 단박에 인기 소년으로 부상시킨다. 여기서 질문 하나! 엄마는 무엇 때문에 E를 만들어 새미와 함께 학교에 보낸 것일까? 정말로 새미를 따돌림에서 구제해 주기 위해서일까? 처음에 새미는 로봇과 함께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아이들에게 웃음거리가 될까 봐 겁이 나서 시도 때도 없이 E에게 화를 내며 거리를 둔다. 하지만 E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학교생활에 자신감과 만족감을 얻게 되자, 그 전까지 최고의 절친이었던 트립보다 더 가까이 지내며 크게 의지를 한다. E와 지나치게 가까워진 새미를 지켜보던 엄마 아빠는 새미에게 로봇이 아니라 ‘사람’ 친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그동안 숨겨 왔던 비밀을 털어놓는다. 사실 E는 면역 결핍증을 앓고 있어서 열 살인데도 집 안에만 갇혀 지내며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새미의 여동생 매디를 위해서 엄마가 특별히 구상해 제작한 것이었다. 그러니까 특정 기간 동안 새미와 함께 학교생활을 하게 함으로써 E의 수학 능력과 학교 적응력, 교우 관계 등을 시험해 보려 한 것. 물론 E는 이 모든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해 냈고, 새미와는 인간과 로봇의 한계를 넘어 서로의 속마음을 터놓고 진심을 나누는 ‘형제(?!)’로까지 발전하였다. 제목과 표지에 로봇이 나와 있어서 언뜻 가벼운 판타지를 떠올리기 쉽지만, 작품 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어떤 동화보다도 심오하고 다채로운 이야기가 오색 빛깔로 투영되어 있다. 학교 폭력, 인간과 첨단 기술, 형제간 혹은 남매간의 우애, 가족의 역할 등 다양하고 복잡한 주제를 절묘하게 버무려 다각적 시선으로 톺아볼 수 있게 한 것이다. 가족과 학교에 속해 있으면서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겉돌기만 하던 ‘나’로부터 시작해, 이야기의 줄기 끝자락에서는 가족과 학교라는 공동체 속에서 더불어 살아가며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고, 또 관용과 용서를 베푸는 ‘우리’의 진솔한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아울러 소심하면서도 의리 있는 새미와 무한 긍정적인 성격의 매디, 거의 완벽에 가까운 로봇 E,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번번이 새미를 곤경에 빠뜨리는 트립, 걸핏하면 주먹질을 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쿠퍼 등의 인물을 통해, 학교 폭력에 대처하는 자세와 로봇에 대한 윤리 의식, 가족 간의 배려와 존중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덕목들을 나직이 일깨워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