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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첫 번째 이야기 - 루 2. 두 번째 이야기 - 생명수 3. 세 번째 이야기 - 겨울 바다 4. 네 번째 이야기 - 삼십 세 5. 다섯 번째 이야기 - 소금 6. 여섯 번째 이야기 - 상속 7. 일곱 번째 이야기 - 수준 8. 여덟 번째 이야기 - 나팔꽃 9. 아홉 번째 이야기 - 유리벽 10. 열 번째 이야기 - 자신 찾기 11. 열한 번째 이야기 - 글쓰기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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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은 오후 그는 고향집을 찾는다.
부모님을, 집을 찾은 그에게 하늘은 그녀를 예비하신다. 그는 굴복한다. 그녀에게 이전에 자신에게 그는 훼손한다. 그녀에 앞서 자신을. 그는 다시 어딘가로 정신성을 찾아 훼손된 육신에 대한 보상의 길을 떠나야 했다. 봄이 되어도 그녀는 돌아갈 수가 없었다. 그것은 두려운 일이었다. 언약이란 그렇게 어려운 것인가? --- pp.80-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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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당신의 얼굴을 보게 됩니다.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다가와서 제게 박혀 버립니다. 몇 번인가를 헤아리는 일이 애초부터 소용없을 만큼 끝이 없습니다. 마냥 그리운 탓입니다. 어느새 외로움에 길들여져 있습니다. 외롬이란 그리움이 더한 것일 뿐이라고 한다해도, 이토록 슬퍼지는 것은 또 왜인가요?'
--- p.6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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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과 해저에 서로 다른 물길이 흐르고 있는 바다처럼 사람의 기억 또한 두 개의 흐름을 갖고 있다. 하나의 물길은 과거를 향해 나 있고, 또하나의 물길은 미래를 향해 나 있다. 그래서 때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과거로 향하는 물길에 휩쓸리게 된다. 특히 사랑의 기억이 그러하다.
이 소설은 『열하나 조각그림』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열한 개의 사랑의 기억들이 마치 정교한 퍼즐처럼 짜맞춰져 있다. 생명수를 주었던 달님의 기억을 안고 사는 '루', 그리고 '루'를 사랑했던 후배, '루'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달님이라 불리던 남자, 나팔꽃을 좋아하던 소녀가 사랑했던 남자, 그리고 그 소녀를 사랑했던 남자. 그리고 다시 기억의 저편으로부터 돌아와 다시 '루'의 딸에게로 이어지는 운명적 사랑의 고리. 그 누구도 지나간 사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리고 이 퍼즐들을 짜맞춰 가다보면 그곳에서 우리는 갑자기 현재의 우리 자신 혹은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 사랑이란 결국 모두가 현재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랑의 속성은 마치 지평선을 향해 뻗어 있는 철길처럼 그렇게 소실점이 아득한 두 개의 선과 같다. 때로 허상의 접점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 본질에 있어 사랑과 사랑의 기억이 지니는 속성은 바로 그러한 것이다. 여기에서 사랑은 가장 통속적이면서도 가장 고결한 무엇인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