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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꿈
김형찬
생각의나무 200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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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반성의 깊이
2. 사랑의 영토
3. 오래된 꿈
4. 시선의 무게
5. 스치는 풍광

저자 소개 1

金炯瓚

1963년 생으로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및 철학과를 졸업했다. 지곡서당(芝谷書堂, 태동고전연구소) 한문연수과정을 수료 하였고, 고려대 철학박사(동양철학 전공), 동아일보 학술전문기자 등으로 활동하였다. 현재 고려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저서로는 『오래된 꿈』, 『조선유학의 자연철학』(공저), 『논쟁으로 보는 한국철학』(공저)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理氣論의 일원론화 연구」, 「氣철학에서의 총체적 통찰과 경험적 인식」, 「전도된 형이상학과 경험세계의 파편들, 그리고 深淵」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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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50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980440

책 속으로

'이성적 동물' 이라는 인간. 그래서 언제나 이성에 따라 사고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합리적 존재인 인간,철학,사회학,정치학,경제학 등 대부분의 근대 학문에서는 인간을 이렇게 이성적인 존재라고 전제한 후 논의를 진행한다. 그러나 이런 학문으로 그려내는 이론상의 세상과 달리 현실 세상사는 많은 경우에 이들 이론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실제 인간은 그렇게 이성적이기만 한 획일적 존재가 이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성적일 뿐 아니라 또 한편으로는 모순투성이의 감성적 동물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 세상의 어떤 사람도 똑같은 사람은 없다. 게다가 한 인간조차 수많은 관계 속에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직장에서, 가정에서, 동창회에서, 거리에서, 술집에서, 지하철에서.....린다 김이라는 한 로비스트를 통해 세상에 드러난 몇몇 고의 정치인들의 철없는 사랑 풍경은 이들의 사회적 지위와 권위를 생각할 때 상상하기 힘든 것이었다.

--- p.113

마돈나는 성의 상품화를 조장하고 이를 통해 노래 장사를 한다는 비난도 받지만 페미니스트들로부터는 오히려 각광을 받는다. 겉으로는 요조숙녀인 척하면서 자신을 사랑해 달라고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들이 보고 싶어 안달하는 속옷을 무대의상으로 입고 나와 당당히 '나는 사랑받고 싶고 또 사랑하고 싶은 여자'라고 외치는 것이다. 드넓은 무대 위에서 '나를 사랑하라'라고 온몸으로 설파하는 그의 카리스마에 남자들은 그의 신도가 되고, 그 통쾌함에 여자들은 대리 만족을 느낀다.

--- p.22

출판사 리뷰

현직 기자의 예민한 시선에 포착된 세상과 인간의 새로움
매일 뉴스를 접하고 생산해 내는 현직 기자의 날카로운 촉수에 걸려든 화두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동성애와 이성애, 몸과 이성, 자율과 검열, 국가와 개인" 등 우리 모두의 관심사였다.

마돈나의 <처녀처럼>. 여기서의 "처녀처럼"은 "처녀가 아닌데 처녀처럼 행동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남성에 의해 여성의 아름다움이나 처녀 여부가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처녀"가 된다는 뜻이다. "Like a Virgin=I am a Virgin"인 셈이다. -본문 19p

필자는 팝스타 마돈나의 노랫말에서 "여성의 주체적인 삶에 대한 열망"을 읽어내는가 하면,

살짝 늘어진 귓불, 풍만한 유방, 도톰한 입술 등 생식기능과는 관계없이 과잉 발달한 성감대들을 가지고 언제 어디서든 성을 즐길 수 있는 인간은 몸에 대한 관심을 성적 욕망에 대한 과도한 긍정으로 끌고 가곤 한다. 물론 성적 욕망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억압을 벗겨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인간의 다양한 가능성이 도리어 성적 욕망의 추구로 인해 억압된다면 성적 욕망은 사회의 감독을 피할 길이 없다. -본문 76p

몸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집착이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기도 한다. 또한,

고교도 겨우 졸업하고 미국 네바다주 스프링필드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별로 똑똑치 못한 안전관리인으로 일하고 있는 호머 심슨. 미국 폭스 TV의 인기 TV만화 <심슨가족 The Simpsons 의 따뜻한 가장이다. 똑똑한 여성 마지의 남편이자 엉뚱한 아들 바트, 똑똑하고 당찬 딸 리사, 젖먹이 매기의 아버지다. 주류에 끼고 싶어하지만 언제나 주류에서 밀려나 있는 호머 심슨은 말한다. "한번이라도 "옳은 줄"에 서고 싶어." 치열한 경쟁 속에 승자가 됐다는 성공담이 각광받는 미국. 한 쪽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의 낙오자라 할 수 있는 호모가 사랑받는다. (중략) 하루하루를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 경쟁의 정글"에 잠재돼 있는 불만과 기대를 대신 표출해 주는 데서 느끼는 대리 만족이다. "인간의 냄새"에 대한 그리움의 반영이다. -본문 31, 33p

<심슨 가족> <천하무적 홍대리> 같은 만화가 인기를 끄는 현상을 통해 "따뜻한 인간의 마음"과 "나눔의 미덕" 이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희소가치가 높아진 미덕임을 발견해 내기도 한다.

자기 성찰의 여로에서 맞닥뜨린 인간의 오래된 꿈

언제나 현실을 바라보며 한 발 앞선 이야기를 던지려고 했던 필자는 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 끝에 문득 오래된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라는 것이었다. 자유와 평등과 사랑과 풍요와 평화와 공존과......
예나 지금이나 이런 것을 꿈꾸는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오래동안 늘 꿈꿔왔던 것들이 변하는 시대, 변하는 일상 속에서 그저 낯선 모습, 충격적인 모습인 양 다가왔을 뿐이라는 것. 바로 그 오래된 꿈! 질주하는 욕망의 시대 속에서 어리둥절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오래된 꿈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어느 휴대 전화 CF에 나오는 젊은 남녀의 대화다. 전화기나 인터넷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상거래도 움직이고 투자 시장도 움직인다. 모든 것을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공간에서 제어할 수 있는 세상에서 "사랑"이라고 상대의 시공간에 구속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이제 "기다림"은 미덕의 항목에서 제거됐다. ㅡ (중략) ㅡ

하지만 이 시대의 사람들조차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랑"을 이상적인 사랑으로 꿈꾸지는 않는다. (중략) 그래서 오늘밤도 그대에게 "내 꿈꿔"를 속삭이고 문자 메시지는 "400번"쯤을 받아야 사랑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시대의 사랑은 언제나 "움직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강렬한 자극과 확인을 필요로 하며, "나만의 사랑"이 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유일하고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오히려 더 간절하다. ㅡ 본문 97, 99p

대만의 총통 당선자인 천수이볜(陳水扁) 곁에서 조용히 휠체어에 앉아 있는 그의 아내 우수전(吳淑珍). "약속 장소에서 8시간이나 저를 기다려준 것처럼 그는 국민과의 약속도 반드시 지킬 겁니다." 1985년 정치 테러로 의심되는 교통 사고를 당한 후 평생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그녀를 화장실에 데려다주기 위해 천은 지금도 매일 밤 두 번씩 잠에서 깬다. -본문 103p

자유로운 사랑을 하면서도 영원한 사랑을 꿈꾸고,

말이 울부짖는다. 사람들이 통곡한다. 순하디 순한 소마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한다. 죽음의 공포와 폭력의 잔인함에 모두가 경악한다. 1937년 스페인 내전 당시 피레네 산맥 작은 도시의 비극을 그린 피카소의 <게르니카>. (중략) 그럼에도 인간의 역사가 악마의 찬가로 가득 차지 않은 것은 인간들이 '반성적 사유를 통한 선(善)에의 의지'를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ㅡ (중략) ㅡ
이미 악의 승리가 낯설지 않은 우리에게 두려운 것은 악의 현실 자체가 아니라, 악의 극복을 위해 싸웠던 역사를 망각한 채 반성적 사고를 잃고 악의 부활에 관대해진다는 것이다. ㅡ 본문 177, 179p

평화와 공존을 바라면서도 그 꿈을 스스로 난도질하고,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성공시킨 체 게바라는 혁명정부의 핵심으로 참여한 지 6년 만인 1965년, 서른일곱의 나이에 쿠바를 떠나 아프리카의 혁명 투쟁 현장에 다시 뛰어들며 어머니에게 편지를 보냈다. "다시 한번 나의 로시난테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가 온 것을 느낍니다. 방패를 챙겨들고 저는 다시 길을 떠납니다. 가끔은 20세기의 난폭한 모험가인 이 못난 아들을 기억해 주시겠지요. 모두 사랑합니다." ㅡ 본문 325p

그럼에도 우리는 또다시 길을 선택한다.

아직 우리는 이루어야 할 꿈들이 있고, 그 꿈들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다시금 희망의 좌표를 찾기 위한 자기 성찰이 선행되야 함을, 필자는 낮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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