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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서문
1 형상시집 Das Buch der Bilder(1902) 제1권 제2권 2 신시집 Neue Gedichte(1907) 해설 작가 연보 |
Rainer Maria Ril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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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태양 시계 위에 던져주시고, 들판에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도록 명해 주시고,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국의 나날을 베풀어주소서, 열매들이 무르익도록 재촉해 주시고, 무거운 포도송이에 마지막 감미로움이 깃들이게 해주소서. 지금 집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래오래 그러할 것입니다. 깨어서, 책을 읽고, 길고 긴 편지를 쓰고, 나뭇잎이 굴러갈 때면, 불안스레 가로수길을 이리저리 소요할 것입니다. --- p.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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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년에 출간된 『형상시집』과 1907년에 출간된 『신시집』은 릴케에게 시인이라는 위치를 확립시켜준 중기 시집에 속한다. 『형상시집』에서 그는 자신의 시적 언어를 찾았고, 신비주의자와 같은 눈을 얻었으며, 시인적인 직감으로써 겸허하게 사물을 보고 그 사물의 핵심에 육박하는 법을 배웠다. 또한 이 시집에서는 『신시집』에 나타나는 구상성의 과정에 들어섰음을 볼 수 있다.
이른바 <사물시>의 결정체인 『신시집』은 오귀스트 로댕과 접촉하면서 얻은 조형예술 세계 체험의 소산이다. 그가 로댕에게 배운 제작 방법은 하나의 생명이나 대상을 끈기 있게 내면적으로 응시하는 것, 무겁게 닫혀 있는 사물의 압력에 견디고 경건하게 그 내부에 들어가는 것이다. 릴케 시의 비밀은 이렇듯 인내와 봉사와 헌신을 통해 요설과는 정반대되는 침묵 속에서 보는 방법을 터득한 데 있다. 그렇기에 그의 시는 현대의 어느 독일 시인의 시에서도 볼 수 없는 적확한 직감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