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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el Andreas Helmuth En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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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혜숙 (ruru100@yes24.com)
『모모』로 잘 알려진 미하엘 엔데의 그림 동화『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은 매우 환상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주제를 담은 아름다운 작품이다.
어느 오래된 작은 도시에 결혼도 하지 않은 채 혼자 사는 할머니의 이름은 오필리아. 훌륭한 연극 배우가 되기를 바라는 부모 덕분에 셰익스피어 희곡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을 갖게 되었지만 목소리가 너무 작아 연극 배우가 되지 못하고, 객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배우들이 잊어버린 대사를 대신 불러주는 일을 하는 동안 어느덧 늙어버린다. 오필리아는 유명한 희극과 비극에 나오는 대사를 모조리 외울 정도로 연극을 사랑했지만 영화관과 텔레비전이 생겨나고 세상이 변하면서, 오래된 소도시의 옛 극장은 사람들에게 차츰 잊혀진다. 모두가 떠난 빈 공간에 홀로 남은 오필리아는 무대 안에 숨어 있던 버림받은 그림자를 만나게 되고, 외로움에 지친 그림자를 받아들인다. 그림자가 두 개가 된 오필리아를 보고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오필리아는 소문을 듣고 자신을 찾아오는 수많은 그림자를 거절하지 못하고 모두를 따뜻하게 받아들인다. 오필리아는 `그림자 장난꾼', `무서운 어둠', `외로움', `덧없음', `밤앓이', `힘없음' 등의 이름을 지닌 그림자들과 사귀면서 그림자에게 연극 대사를 가르쳐 주고, 그림자들은 할머니를 도우려고 순회 공연에 나서게 된다. 넓은 세상을 두루 다니며 공연하는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은 늘 인기였고, 관객은 오필리아에게 항상 박수 갈채를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오필리아에게 무시무시하게 크고 어두운 그림자가 찾아오는데, 그녀는 `죽음'이라 불리는 이 그림자마저 기꺼이 받아들인다. 어둠과 빛이 교차하며 오필리아와 그림자들은 천국에 도달했고, 오필리아는 그림자들과 함께 천사들을 위한 공연을 하며 배우들이 대사를 잊어버리지 않게 작은 목소리로 대사를 불러 주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지만 어른들의 마음에까지 뭉클함을 전하는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삶과 죽음, 외로움과 이루지 못한 꿈 등 다소 무겁고 철학적인 주제에 접근해 간다. 그러나 그림자가 지닌 부정적 이미지조차 아름다운 삶의 가치로 형상화시키며, 고독과 외로움, 늙음과 죽음에 대해 자연스럽고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봄으로써 어린이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배려하고 있다. 시간을 뺏어가는 회색 사나이의 음울한 모습 등 『모모』에서도 보이는 것처럼 미카엘 엔데의 세계관은 아동물을 다루는 작가들의 일반적인 경향처럼 밝고 가볍지만은 않다. 엔데는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에서도 삶의 어두운 이면을 강하게 포착해 내는데, 엔데의 이러한 세계관은 단순히 부정적인 현실 인식에 머물지 않고, 그늘진 현실 속에서도 고귀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발견하는 탁월한 문학적 능력으로 승화된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작품의 스토리 이상으로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이 보여주는 삽화는 매우 뛰어나다. 다소 어두운 톤의 몽환적 그림은 신비로운 스토리의 느낌을 잘 살려내고 있으며 매 페이지마다 상상력의 영감을 불어 넣어준다. 바닷가에 홀로 앉아 있는 할머니의 굽은 어깨에선 당시 그녀가 느꼈을 진한 고독과 슬픔이 배어 나오며 몽환적으로 움직이는 다양한 그림자의 느낌과 눈보라 속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오필리아의 모습까지 머리 속에 생생하게 그려진다. 사람들에게 외면을 당하지만 그림자와 함께 하는 공연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오필리아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마음 한켠이 서늘해지는 한편 따뜻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오필리아의 외로움이 마음 깊숙이 느껴지는 동시에 그림자와의 아름다운 우정이 전달되면서 소외된 것에 대한 연민까지 마음 속에 뭉클하게 솟아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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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오래된 어느 도시에 결혼을 하지 않은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었어요. 할머니의 이름은 오필리아였습니다. 오필리아가 태어났을 때 엄마, 아빠는 오필리아가 이 다음에 커서 아주 훌륭하고 이름난 연극 배우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이름도 연극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본떠 지어 주었어요. 어린 오필리아는 엄마, 아빠처럼 뛰어난 문인들이 지은 위대한 시어에 흠뻑 빠져 들었지만,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라고 그게 전부였습니다. 오필리아는 유명한 연극 배우가 될 수 없었어요. 그러기엔 목소리가 너무 작았거든요. 하지만 오필리아는 아무리 하잘것없는 일이라 해도 연극과 관련된 일을 꼭 하고 싶었답니다.
오필리아가 사는 도시에는 예쁜 극장이 하나 있었어요. 무대 바로 앞에는 작은 상자가 있는데, 객석에서는 보이지 않았지요. 오필리아는 그 상자 속에 들어가, 배우들이 대사를 잊어 말문이 막히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작은 목소리로 배우들에게 대사를 불러 주었어요. 그런 일에는 오필리아의 작은 목소리가 딱 알맞았지요. 관객에게 목소리가 들려서는 안 되니까요. 오필리아는 평생 배우들에게 대사를 불러 주는 일을 했고, 자신이 맡은 일에 늘 행복해했어요. 그러다 유명한 희극과 비극에 나오는 대사를 모조리 외워 버려서 나중에는 대본을 보고 읽을 필요도 없었답니다. 어느덧 오필리아는 늙어서 할머니가 됐고, 세상도 많이 달라졌지요. 영화관과 텔레비전이 생겨났고, 다른 심심풀이 볼거리도 많아졌어요. 연극을 보려고 극장을 찾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연극을 볼 참이면 차를 몰고 대도시로 나갔지요. 그 곳에 가면 유명한 배우들을 볼 수도 있고, 또 대도시에 있는 극장에 간다고 다른 사람들에게 으스댈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결국 작고 오래된 도시의 극장은 문을 닫게 되었고, 배우들도 모두 떠났갔어요. 오필리아도 일자리를 잃게 됐지요. --- p.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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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리아는 자동차를 몰고 넓은 세상을 두루 돌아다녔고, 그림자들도 늘 오필리아와 함께 다녔어요. 사실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날 수도 있지만, 아직 끝난 이야기가 아니랍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오필리아가 자동차를 몰고 가다가 눈보라 한가운데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었지요. 그 때 갑자기 어머어머하게 큰 그림자가 불쑥 나타났어요. 어떤 그림자보다도 훨씬 더 어두웠습니다.
오필리아가 물었어요. "너도 아무도 원치 않는 그림자로구나?" 그림자가 천천히 대답했습니다. "그렇다고 할 수도 있을 거요." 오필리아가 계속 물었어요. "너도 나한테 오고 싶은 게냐?" 커다란 그림자는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지요. "나도 정말 받아들일 셈이오?" "사실 나한테는 차고 넘칠 정도로 그림자가 많이 있지만, 너도 어딘가에 머무를 곳이 있어야 하지 않겠니?" "내 이름부터 머너저 들어 보지 않겠소?" "도대체 네 이름이 뭔데 그래?" "사람들은 나를 '죽음'이라 부르오." 그리고 잠시 정적이 흘렀습니다. --- p.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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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의 예술가적 재능으로 살린, 환상적인 작품
엔데의 작품 세계는『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에서 놀랍도록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다시 태어났다. 도시 문명의 발달 속에서 밀려나는 주인공 오필리아의 연극 인생이 그림자의 어두운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환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는 작가 자신이 연극학교를 졸업하고 배우로 활동한 경험이 녹아 있기도 하다.
흔히 그림자는 '분신'이란 뜻으로 풀이되기도 하고, '육체의 부정' 아니면'또 하나의 자아'나 '영혼'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런 그림자를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에서 내세운 것은 엔데가 인식하는 세계가 외로움, 어둠, 늙음과 죽음 등 부정적 세계임을 암시한다. 그러나 엔데는 부정을 초월하여 진정한 삶의 값어치가 무엇인지 깨닫게 하면서 늙어 가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우리 아이들이 아름답고 따뜻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이야기를 끌어간다. 무엇보다 엔데의 작품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이다.『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역시 동화적인 구조 속에 이야기를 풀어놓아 아이와 어른이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이다. 이런 이야기 전개를 더욱 신비롭게 받쳐 주는 그림 또한 기적과 신비로 가득 차 있다. 특히 극적인 장면을 연출하기 위하여 펼친 면으로 보여 주는 그림은 이야기의 특색을 더욱 환상적으로 살려 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