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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aro Isaka,いさか こうたろう,伊坂 幸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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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괴물’에 대한 섬뜩하고 기발한 우화!
“이 녀석이야말로 마왕일지도 몰라” 일본 문학평론가들과 편집자들이 뽑은 이사카 코타로의 최고작 《마왕》!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나 자신만의 소설을 쓰고 싶었다" 문단에 데뷔한지 벌써 7년이 되는 이사카 코타로는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작가이다. 그런 이사카 코타로는 올해로 벌써 나오키상에 다섯 번이나 후보에 올랐다가 미끄러졌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그런 건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이다. 오히려 “작가로서의 유명세가 너무 커서 무섭게 느껴진다”고 말하기까지 한다. 장난기가 가득하면서도, 진지하고 순수한 힘을 믿는 작가 이사카 코타로. 그런 그가 스스로 말하길 “지금까지 내가 읽어 본 적이 없는 이야기를 읽고 싶다는 마음으로 썼다”는 소설 《마왕》이 한국의 독자들을 찾아왔다. 이사카 코타로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 평론가들과 편집자들이 뽑은 최고의 작품 《마왕》! 이 작품은 얼핏 보면, 파시즘과 민족주의라는 ‘무서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듯하지만, 역시 그 안에는 이사카 코타로 특유의 독특한 주인공들이 만드는 기발한 유머와 엉뚱한 상상력이 가득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초능력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보잘 것 없는 엉뚱한 능력의 소유자 형 안도와 동생 준야이다. 소설 《마왕》은 우르르 휩쓸려 다니는 세상 앞에 홀로 서서, “과연 이게 무슨 일일까? 생각해야 해, 생각해야 해”를 외치는 엉뚱하고 진지한 두 형제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안에 숨어 있는 ‘괴물’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한 편의 우화이다. 어두운 밤,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말을 몰고 있다. 그가 아들에게 묻는다. “아들아, 왜 얼굴을 가리느냐?” “아버지, 보이지 않아요? 관을 쓴 마왕이 있어요”하고 아들이 대답한다. “그건 안개란다.” “아버지, 보이지 않아요? 마왕의 딸이 있어요.” “보이지만 저건 버드나무란다.” “아버지, 이제 마왕이 나를 붙잡고 있어요.” 슈베르트의 <마왕>. 우리는 이 노래를 배운 뒤 경악했다. 그 구원할 길 없는 절망감과 두려움에 몸서리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와 닮았다. 마지막에 아이가 어떻게 됐지? 나는 이미 그 대답을 알고 있다. <사신 치바>의 쿨한 작가 이사카 코타로가 내놓은 섬뜩한 상상의 세계, “록밴드 공연에서, 축구 국가대표전에서 이상한 공포가 느껴진다. 이 공포의 정체는 무엇일까?” 무료한 분위기가 지배하는 세상이다. 아무리 큰 사건이 일어나도 사람들은 쉽게 잊어버리고, 사람들은 오직 자신한테만 관심이 있다. 젊은이들은 하루 종일 텔레비전과 인터넷 앞에 멍하니 앉아 ‘사색’ 아닌 ‘검색’을 하면서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대고, 어른들은 자기변명에만 급급한 꼴불견이다. 정치인들은 여전히 거짓말만 일삼고, 제대로 하는 일이라고는 없다. 이런 세상에 대담한 개혁을 부르짖으며 등장한 정치가 이누카이, “5년 안에 내가 이 나라를 제대로 만들어 놓지 않으면 내 목을 날려라!” 미야자와 겐지의 시(詩)를 외우며 나타난 이누카이에게 사람들은 환호하지만 형 안도는 이유 모를 공포를 느낀다. 형 안도가 느끼는 ‘마왕’의 정체는 이누카이라는 한 개인이 아니라, 사실은 모두가 한쪽 방향만 쳐다보는 ‘획일성’과 ‘자각 없는 집단행동’이다. 그러나 도대체 그 혼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안도는 믿는다. “엉터리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생각을 믿고 대결해 나간다면 세상은 바뀐다”고. <마왕> - 형 안도의 이야기 녹슨 자전거를 밀듯이 안간힘을 다해 둔한 머리를 움직인다. 생각해, 생각해, 맥가이버. “자네는 복화술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손에 넣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다른 사람도 특별한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아야지.” <호흡> - 동생 준야의 이야기 “형은 지지 않았어. 달아나지 않았어. 그러니까 나도 지고 싶지 않아. 무진장 큰 규모의 홍수가 일어났을 때, 그래도 나는 물에 휩쓸려가지 않고 언제까지고 꿈쩍도 않고 서있는 한 그루 나무가 되고 싶어.” 복화술의 초능력을 가진 형, 미치도록 운이 좋은 동생, 하지만 영웅이 될 수는 없다? 형 안도 : 내 마음대로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조정할 수 있다. 단, 30보 거리 안에서만. 동생 준야 : 가위바위보에서 경마까지 어떤 내기든 다 이긴다. 단, 10분의 1의 확률 안에서만. 《마왕》의 주인공 안도와 준야 형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형 안도는 상대방의 입에서 자신이 의도하는 말을 나오게 하는 ‘복화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의 모토는 ‘생각하라, 생각하라’이다. 동생 준야는 가위바위보든 경마든 모든 내기에서 이기는 행운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준야가 제일 잘 하는 말이 “그럼, 내기해도 좋아”이다. 하지만 이들의 능력이라는 건 사실 우스울 정도로 보잘 것 없다. 형 안도의 복화술 능력은 30보 거리 안에서만 가능하다. 그리고 동생 준야의 행운은 10분의 1의 확률에서만 통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런 힘으로 과연 그들이 세상에 맞설 수 있을까? 그러나 만약 이들이 ‘이누카이’ 못지않은 카리스마와 힘을 가지고 영웅적으로 대항했다면, 아니 최소한 텔레비전 너머에 있는 상대방까지도 복화술로 조종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 작품이 주는 느낌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안도와 준야가 보잘 것 없는 능력을 가지고 불안하게 싸우고 있기 때문에 바로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면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생각해, 생각해” 하고 말하게 된다. 독자들은 엉터리라도 좋으니까 자신의 생각을 믿고 대결해 나간 이들 형제의 모습에서 무난하고 재기만 넘치는 여느 일본 소설에서 볼 수 없는 힘을 느낄 수 있다. 때로는 섬뜩한 광기를, 때로는 코끝 찡한 감동을 말이다. “내기해도 좋다.” “형은 언제나 말했어. 인간이란, 더구나 머리가 좋은 놈일수록 평화나 건강 같은 걸 촌스럽게 생각한다고. 그렇게 되게 되어 있다고.” “또 나왔다, 음모설.” “뭐, 실제로 누군가가 계략을 꾸미고 있다는 소리는 아니지만. 하지만 드높은 목소리로 ‘전쟁반대’ ‘평화로운 세상을’ 하고 입바른 소리를 해대면 말이야, 괜스레 ‘시끄럽네’ 하는 생각이 들잖아. 잘난 입 좀 다물어, 같은 생각.” 이사카 코타로는 미래를 내다보는 초능력을 가진 게 아닐까? “작품을 쓸 때, 10년 혹은 최소한 2-3년 앞은 내다보려고 한다” 이사카 코타로는 “언제나 작품을 쓸 때 10년 혹은 최소한 2-3년 앞을 내다보려고 한다”고 말한 적있다. 과연, 이사카 코타로가 《마왕》을 쓰기 시작했을 때, 일본은 ‘헌법개정’과 ‘국민투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마왕》을 읽고 있으면 이 작품이 묘사하고 있는 상황이 일본의 이야기가 아니라, 마치 한국의 이야기 같아서 섬뜩할 때가 있다. 스스로의 생각을 가지지 못하고 휩쓸려 다니는 젊은 세대들, 자기들끼리 우습지도 않은 모양을 연출하는 정치인들, 애국심과 민족주의를 고취시키는 분위기 등. 낄낄거리고 웃다 보면, ‘이거 우리 이야기 아냐’하고 뒤통수를 맞는 듯한 순간을 느끼게 된다. 또한 《마왕》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고민들을 읽을 수 있다. 전쟁을 경험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무조건적인 ‘반전’과 ‘무력포기’가 잘 설득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전세계적으로 부활하고 있는 극우주의에 어떻게 맞설 수 있을까? 그의 방법은 바로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뒤집어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힘을 가져야하지 않겠냐는 사람들의 말에 이사카 코타로는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 “뭐, 이웃집 사람이 우리 집에서 행패를 부릴 때 아버지는 분명히 ‘우리 집에서 뭐하는 짓이냐’면서 맞서긴 해야겠지만, 그렇다고 부인이나 아이들에게 ‘나가서, 싸우고 돌아와!’ 하고 말하는 건 아니잖아”하는 식이다. 그렇다면 이사카 코타로가 꿈꾸는 세상은 무엇일까? 또다시 독특한 그의 스타일대로 말하자면 느긋하게 호흡하면서 ‘귀지를 파는 일이 가능한’ 세상이다. 이사카 코타로는 작품 속에서 한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 이렇게 말한다. “나는 귀지를 파고 있을 때 늘 이런 생각을 해. 전쟁 중에는 있지, 섹스는 할 수 있어도 귀지는 파기 힘들 거야 아마. 그러니까 이럴 수 있다는 건 정말로 평화롭다는 증거구나”하고. 이렇게 이사카 코타로는 ‘무언가를 한결같이 믿고 대상과 정면으로 마주할 줄 아는’ 순수함을 가진 작가이다. 그리고 《마왕》은 그의 이런 순수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탁월한 작품이다. 발랄한 상상력 속에 퍼즐을 맞추는 묘미를 느껴라! “사실 이번에는 조사할 시간이 별로 나질 않아서 스스로도 좀 이해가 안 가.” 그가 자리를 뜰 무렵 그렇게 말하기에 나는 눈썹을 찌푸렸다. “컴퓨터에 대한 조사?” 미심쩍어서 그의 가슴팍에 붙은 이름표를 보게 된다. 나중에 ‘치바’라는 남자가 대체 어떤 사람인지 물어봐야겠다.” 이사카 코타로는 《마왕》에서 구름 속에 있으면서도 비가 오기 전에는 비가 올 것을 짐작조차 못하는 어리석은 군중에게 “생각하라”는 문제의식을 던져준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가 추구해 오던 유머와 재미도 함께 선사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마왕》 속에 이전의 다른 작품들의 조각을 슬쩍 던져놓고, 시침을 떼고 독자들이 찾게 만들고 있다. 형 안도가 일하는 회사에, 항상 비를 몰고 다니는, 《사신 치바》의 주인공 치바가 슬쩍 등장한다든가 하는, 이런 조각들을 찾아보는 것도 그의 작품을 읽는 재미 중 하나이다. 그런데, 이사카 코타로가 이런 장치를 쓰는 건은 단순한 재미가 아니라, 각각의 사람들이 각각의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 인생의 주인공은 자신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어떤 사람의 인생에서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인물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왕》은 작가의 독특한 세계관, 잔잔하지만 기발한 유머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한순간에 멍하게 만드는 감동 등, ‘이사카 월드’의 가장 밀집되고 응축된 정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과연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서 우리 안에 숨겨진 ‘괴물’의 정체를 알 수 있을까? 그리고 그 ‘괴물’에 홀로 맞설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가 가진 ‘초능력’은 무엇일까를 한 번 ‘생각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