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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종말의 바보
2. 태양의 약속 3. 형제의 복수 4. 동면의 소녀 5. 강철의 킥복서 6. 소행성의 밤 7. 가족의 탄생 8. 노인의 망루 |
Kotaro Isaka,いさか こうたろう,伊坂 幸太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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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늘 사람을 ‘바보’라고 무시하고, 폄하하는 무뚝뚝한 아버지. 성적, 학벌 같은 것으로만 자식들을 평가할 줄 알았던 아버지. 아버지 때문에 목숨을 끊어버린 오빠 때문에, 아버지를 비난하고 집을 떠났던 딸이 10년만에 돌아왔다. “세상의 마지막 날, 아빠 옆에 있어줄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세요?” <태양의 약속> 결혼까지 아내 미사키에게 리드당해야 할 정도로 우유부단한 남편 후지오. 이 둘 사이엔 결혼한 지 7년이나 되었지만 아이가 없다. 그런데 종말을 3년 앞둔 하필 이 시점에 임신이라니. 우유부단의 대명사, 후지오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 최고의 선택을 내렸던 그날. ‘농담’과 같은 반전이 펼쳐지는데…. “우리가 여기서 아기를 포기하면, 소행성 충돌을 받아들이는 게 되지 않을까? 어디서 누군가가 우릴 보고 있다가, 그러면 충돌시키자, 이렇게 판단할지도 몰라.” <형제의 복수> 전직 아나운서 스기타의 집으로 농성을 하러 들어간 형제. 그들은 10년 전, 파렴치한 스기타의 방송 때문에 상처받고 목숨을 끊은 누이와 어머니의 복수를 하길 원한다. 스기타의 가족에게 권총을 겨누고, 기자들을 불러 이 집을 생중계 하게 하라고 요구하던 형제는 그러나 예기치 않은 상황에 허를 찔린다. 농성과 복수. 이사카 고타로만의 패턴을 제대로 엿볼 수 있는 작품.“복수하러 온거다. 소행성에 선수를 빼앗기면 곤란하니까.” <동면의 소녀> 부모님 미워하지 않기. 죽지 않기. 아버지가 남긴 3천 권의 책 다 읽기. 이 세 가지 목표로 4년을 견뎌온 소녀 미치. 3천 권의 책을 다 읽은 그날. 새로운 목표가 생긴다. 종말을 같이맞이할 남자친구 만들기. 고등학교 때 동경했던 같은 반 급우와 너무나 특이했던 가정교사네 집을 방문하고 오는 길. 두근두근 가슴 설레는 연애의 예감 속으로 점프한다. “하지만요. 동면이란 건 각각 혼자니까 쓸쓸하겠죠? 이왕이면 애인이나 누구랑 함께 동면하고 싶은데요.” <강철의 킥복서> 집안에만 틀어박힌 아버지와 무력한 어머니 때문에 절망한 고등학생 '나'는 오랜만에 초등학교 때 다니던 체육관에 들른다. 그리고 펼쳐진 놀라운 광경. 그가 존경해마지 않는 킥복서 나에바 씨와 관장은 종말의 그 소동 속에서도 여전히 훈련 중이었던 것이다. 아무도 훈련 같은 걸 하지 않는 지금이 가장 강해질 기회라는 나에바. 내일 죽는다고 삶의 방식이 바뀔 리 없다는 나에바 씨의 강철 같은 강고함이 나를 위안이 된다. “지금 당신 삶의 방식은 얼마나 살 생각으로 선택한 방식입니까?” <소행성의 밤> 사랑하는 아내 지즈루를 혼란 속 약탈범의 손에 잃고 자살을 기도하던 40대 남성 야베. 마침 대학 동창생 나노미야의 전화를 받는다. 대학시절 못 말리는 천체 오타쿠였던 나노미야를 만난 야베는 이젠 폐허가 되어버린 대학까지 동행한다. 소행성이 충돌하는 그 순간에도 물론 망원경을 들여다보고 있을 거라고 행복해하는 나노미야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 야베는 지즈루 없는 세상에 안녕을 고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난 내가 천체 관측을 좋아해서 행운이라고 생각해.” <가족의 탄생> 실패한 배우인 리리코는 요즘 가족을 연기하느라 바쁘다.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된 리리코는 자신처럼 혼자 사는 사오토메 할머니에게는 손녀 역할을, 아미에게는 언니 역할을, 단둘이 살고 있는 유야와 유키 남매에게는 엄마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오후. 이 가짜 가족들이 모두 사오토메 할머니 집 앞으로 모이면서, 유쾌한 기적이 일어나는데…. 모두가 서로를 도와가며 그렇게 가족 아닌 가족이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 “무대가 끝날 때까지 이곳에서 가족을 연기하는 것도 호화롭지 않을까?” <노인의 망루> 7년째 비디오 가게 점장을 하고 있는 와타베에겐 기운 성성하고 고집불통인 아버지가 있다. 아버지는 소행성이 충돌하면 홍수가 나서 이 땅이 심해가 될 것이라며, 옥상에 망루를 만드느라 열심이다. 딸 미라이와 아내 하나코와 아버지의 망루를 보러 간 와타베는 마지막이 될 그 때, 저 망루에 앉은 자신들의 모습을 담담히 떠올려 본다. “죽는 것보다 무서운 건 많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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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카 고타로 소설의 특징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가볍되 무거운’이 될 것이다. 영화와 소설에 바탕을 둔, 요즘 세대들에게 ‘먹히는’ 유머와 군더더기 없는 단문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나 미스터리적 구성을 선호하는 면은 분명 가볍다. 그러나 그가 다루는 주제는 의외로 묵직한 중량감을 자랑한다.
내일 죽는다 해도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는 교훈을, 무뚝뚝한 매력 만점의 사신을 등장시켜 보여준 『 사신 치바』나 강간으로 태어나는 바람에 남들과는 다른 코드로 자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해가야만 하는 한 소년을 통해 ‘중력’으로 대표되는 통념, 관습을 거부하는 삶을 보여주는 『 중력 삐에로』, 고집 세고 얼렁뚱땅하지만, 불가사의한 매력으로 가득한 사나이 잔나이의 인간성에 감화되어 작지만 행복한 기적을 찾아가는 불량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려낸 『 칠드런』…. 그리고 이번에 출간된 『 종말의 바보』에는 더욱 진지한 질문이 새겨져 있다. “세상이 망하는 그날까지 누구와 어떻게 살아갈 것입니까?” 이사카 고타로는 이 질문에 대한 멋진 대답을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준비해두었다. 8개 연작 소설의 결미(結尾)라 할 수 있는 <노인의 망루>에는 다양한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 비록 종말이 3년 밖에 안 남았다고 해도 우리의 삶의 자세가 바뀔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사카 고타로는 『종말의 바보』를 출간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나 자신도 사고를 당할지 모른다. 아니, 내일 당장 죽게 될 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죽는다. 그야말로 3년 후에 지구 종말이 올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전혀 벌벌 떨지 않고 보통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결국 그런 걸 말하고 싶었다.”라고. 누구나 죽는 걸 두려워하지만,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그래도 다들 열심히 살아간다. 이사카 고타로는 “인터넷에 ‘지구의 종말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아무리 검색해 봐도 답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라고 웃으며 말한다. 그러니까 지금 살고 있는 이 현재를, 보통의 일상을, 어쨌건, 힘내서, 필사적으로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거기에 대한 소설적 응답이 바로 이 『종말의 바보』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