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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와의 만남
잃어버린 우리의 정신과 역사를 찾아서
전충진
리수 2001.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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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제1부 가장 한국적인 '재료'에 가장 한국적인 '정신'이…
1. 고려청자는 왜 특별한 대접을 받는가
2. 전세계의 전문가, 예술가들은 왜 우리 도자기를 극찬하는가
3. 오다 노부나가의 문화 통치에 왜 우리 도자기가 절대적으로 팰요했는가
4. 우리 나라에서 도자기 발달이 수그러든 이유는
5. 모방의 나라 일본이 우리 도자기를 절대로 만들지 못하는 까닭은
6. 왜 임진왜란은 도자기 전쟁이라 하는가
7. 결국 일본에서 꽃을 피운 우리 도자기 후예들
8. 우리의 막사발이 일본의 국보가 된 이유

제2부 차분하고 은근한 행복 - 도자기와의 만남
1. 어떤 도자기가 좋은 도자기인가
2. 도자기의 값은 어떻게 매겨지나
3. 전시장 도자기와 리어커에서 파는 도자기 값이 차이나는 이유는
4. '도기'와 '자기'의 차이는 무엇인가
5. 백자 만드는 흙과 청자 만드는 흙은 서로 다른가
6. 도자기 그림은 어떤 물감으로 그리는가
7. 도자기는 왜 대부분 둥글까
8. 상감 기법은 우리 나라가 제일 처음 시도한 것인가
9. 도자기에 그려진 문양의 의미는 무엇인가
10. '너구리 가마'란 대체 어떤 것인가
11. 본차이나는 정말 뼈로 만든 것인가
12. 왜 도예가들은 가마에서 도자기를 꺼내며 망치로 깨는가

저자 소개

저자 : 전충진
1961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대구 사범 대학 지리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매일 신문사 편집국 기자로 재직중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39쪽 | 42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149652

책 속으로

코발트가 귀하기 때문에 청화도자기가 뛰어나다니요? 안료가 비싸고 귀하니까 마구 다루어 허투루 쓸 수는 없지 않았겠어. 그래서 그릇은 숙련된 사기장이 짓고 문양은 도화서화공들이 그리게 되니까, 우수한 청화백자가 나오게 됐다는 거야.

--- p.168

세계적으로 볼 때, 거의 모든 지역에서 도기는 일찍부터 만들어냈어. 그러나 자토를 써서 만드는 자기는 조선 초기까지 세계적으로 우리와 중국만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 자기는 높은 점력을 가진 백토*를 태토로 하여 성형하고 장석질(長石質)의 유약을 입혀, 1200℃∼1350℃에서 구운 기물을 말하지. 대표적인 기물이 청자와 백자야. 청자는 1200℃ 정도의 온도에서도 구워지는 반면 백자는 1350℃까지 온도를 올려야 하기 때문에 최고로 발달한 흙그릇의 결정판이 바로 백자라구. 이렇게 높은 온도에서 구운 자기는 태토가 완전히 익어 반투명 상태가 되는데, 이 상태를 '자화(磁化)'된다고 하지. 이때 유약도 함께 녹아 투명 상태로 태토에 달라붙게 되어 빙렬(氷裂, 식은 테)이 없는 상태가 되는 것이지.

--- p.149

모화(慕華) 사상에 젖어 있던 조선에서 과연 조선만의 정신이 가능했을까요?
물론이지. 조선의 문화가 만개한 시기에는 이를테면 성종 연간과 같은 문화의 황금기 때에는 오히려 조선다운 문화를 활짝 꽃피울 수 있었고 이런 기풍들은 실학의 정신으로 이어져 독자적 문화로 결실을 일구어 낼 수 있었지. 무심(無心)의 상태에서, 그릇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의식 없이 흙이 갖는 특성 그대로 흙의 성질에 맞게 그릇을 빚는 거야. 조금은 찌부둥해도 '그러면 어떤가'라는 식의 당당함으로 말야. 이것이 조선 백자의 정신이 아닐까? 마치 달 항아리처럼.

--- pp.66

그래 도자기는 편해야 마음이 끌려. 편하다는 것은 균형과 조화, 그리고 품격을 고루 갖추고 기(氣)가 살아 있어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것일 테니까. 편하다는 뜻이 꼭 자기 마음속의 여유를 갖는다는 뜻만이 아니라 어색함이 없어 마음에 불안감을 주지 않아 듬직하다는 뜻도 내포하는 거지. 도자기가 그런 상태일 때 비로소 도자기와의 교감이 순조로와 진다는 생각이 들어. 버나드 리치(B.H.Leach)도 좋은 도자기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산을 내려오는 사람과 같이 손쉽게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했잖아.

--- pp.126-127

출판사 리뷰

세계도자기엑스포가 2001년 8월 10일부터 10월 28일까지 경기도 이천·여주·광주에서 개최된다. 이를 염두에 두고 기획된 이 책은 도자기를 통해 민족의 정체성과 역사를 재인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며, 도자기야말로 우리의 모습이자 정서임을 실감할 수 있도록 안내해준다.

세계 최고의 도자기를 가지고도 세계 도예계를 주도하지 못한 까닭은
우리 도자사를 말하면서 피해갈 수 없는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의 영원한 영웅으로 추앙받는 오다 노부나가. 그가 공을 세운 자에게 제한된 영토 대신 도자기를 상으로 내리면서부터 일본은 조선의 도자기에 집착하기 시작하였다. 이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거치면서 극도로 궁핍해진 일본의 영주들은 당시 '부(富)의 원천'으로 인식된 도자기 제작을 위해 요즘말로 하면 '벤처의 두뇌'격인 우리의 도공 1,000여 명을 납치하였다.
이후 일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 통치로부터 400여 년 간 태평성대를 이루면서 도자기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었던 반면, 조선은 병자호란으로 이어지는 전화(戰禍)로 사회가 송두리째 흔들리면서 도자기 문화도 쇠멸의 길로 치닫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우리는 자기소 도기소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사기장의 신분이 천민 집단에 소속되어 있을 정도로 사기장에 대한 사회적 멸시가 도자기 문화를 더욱 저해하는 요인이 되었지만, 일본은 임란 도공들에게 부(富)와 명예를 제공함으로써 도자기를 산업으로 발전시켰다. 그리고 글쓰기가 서도(書道)가 되고, 칼쓰기가 검도(劍道)가 되듯이 차마시기를 다도(茶道)로 귀하게 여기는 일본의 성향 또한 도자기를 대하는 안목을 높여주었다.

그래도 우리만이 만들 수 있는 우리의 도자기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 도공의 후예들은 오늘날 일본 도예를 이끌어가는 주역으로 섰지만, 대를 이어 세습해오면서 이들의 삶과 의식은 철저히 일본화되어버려 더이상 우리의 도자기를 재현할 수 없다. 이는 재료의 차이도 있겠지만 정신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확한 계산과 의도 아래 만들어지는 일본의 도자기가 우리의 자유분방함을 결코 따라잡을 수 없음을 말하는 것이다. 아무리 모방의 나라 일본이라 해도 무심의 상태에서, 흙이 갖는 특성 그대로 그릇을 빚고, 조금 찌부둥해도 '그러면 어떤가'라는 식의 당당함으로 빚어내는 우리의 정서까지 모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63억 원이라는 도자기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도자기는 조선의 백자철화용문항아리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러한 결과를 통해 우리 도자기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하여 역사와 더불어 도자기를 이해할 수 있는 안목을 넓히고, 또 그토록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그릇을 빚을 수 있는 우리만의 정서를 다시 한 번 확인한다면 우리 도자기를 더욱 가까운 존재로 또 더욱 큰 감동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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