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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에드워드 O. 윌슨
프롤로그 1. 폭격수딱정벌레 2. 채찍전갈과 여러 마법사들 3. 신비한 나라에서 온 신비한 곤충들 4. 속임수의 대가들 5. 걸어다니는 저격수들 6. 거미줄 이야기 7. 책략가들 8. 기회 포착의 대가들 9. 사랑의 묘약 10. 성공의 달콤한 향기 에필로그 감사말 옮긴이의 말 사진과 그림 출처 참고 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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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학 대가의 50년 연구를 한 권에 담다
지금부터 50여 년 전, 20대 중반이던 청년 아이스너는 풀밭을 이리저리 뒤지며 곤충을 채집하다가 ‘폭격수딱정벌레’ 무리를 만난다. 붉은색을 띤 갈색 몸통과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푸른색 앞날개가 근사해 손을 뻗어 잡으려 했지만 딱정벌레들은 순식간에 흩어져버리고, 단 한 마리밖에 잡을 수 없었다. 그런데 잡은 그 한 마리를 채집용 유리병에 넣으려는 순간, 갑자기 펑펑 소리가 나면서 역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벌레를 잡은 손가락이 뜨거워졌다. 병에 딱정벌레를 넣고 나서 보니, 딱정벌레를 잡았던 손가락에 갈색 반점이 남아 있었다. 딱정벌레가 화학물질을 발사한 것이었다. 곤충학과 화학의 경계가 무너지기 시작하던 당시, 아이스너가 곤충화학(insect chemistry), 요즘 말로는 화학생태학(chemical ecology)이라는 신세계에 뛰어든 것은 바로 폭격수딱정벌레를 만난 덕분이었다.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틈만 나면 채집 여행을 다니면서 토머스 아이스너는 시큼한 액체를 발사하는 채찍전갈(2장), 꽃잎으로 위장한 나방 애벌레(8장), 거미집에 흰 띠를 장식하는 거미(6장), 자신의 배설물로 지은 초가지붕을 이고 사는 플로리다거북딱정벌레(3장), 진디의 흰 털을 뒤집어쓰고 진디인 척하여 개미의 보호를 받는 녹색풀잠자리유충(3장) 등 놀라운 생존 전략을 발휘하는 곤충들을 발견하고, 관찰과 실험을 통해 그 생활사와 행동 방식, 화학물질들의 성분을 밝혀냈으며, 그 결과를 논문 수백 편으로 발표했다. 화학생태학의 선구자 중 한 사람인 토머스 아이스너가 이루어낸 연구 성과를 다 알려면 그 논문 수백 편을 모조리 읽어야 할 터인데, 친절하게도 그는 지난 50년간 연구해온 과정의 얼개와 고갱이를 이 한 권에 담아 흥미진진하게 들려주었다. 곤충학과 화학의 전문 용어가 수없이 등장하는데도, 문체가 쉽고 설명이 상세해 청소년도 읽고 이해할 수 있다. ‘발견의 즐거움’에 관한 책 지은이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은 발견의 즐거움에 관한 책입니다. 이 책은 곤충에 관한 이야기이며 지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동물을 탐구하던 저의 회고록입니다” 하고 말한다. 그는 여러 동료와 함께 새로운 종( L)을 발견하기도 하고,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곤충들의 생존 전략, 그들이 진화에 승리한 비밀을 해독해냈는데, 그 과정을 따라가며 지은이와 함께 발견의 즐거움을 누리기만 해도 이 책을 충분히 즐길 수 있지만, 지은이는 독자에게 한 가지를 더 발견해달라고 부탁한다. 인간은 흔히 곤충, 곧 벌레들을 불필요하고 징그러운 존재로만 여긴다. 눈앞에 보이면 무조건 죽이려 들기도 한다. 그러나 지은이가 보기에 곤충은 그렇게 해로운 존재도, 하찮은 생명도 아니다. 곤충은 식물을 먹지만 “식물을 황폐화시키는 악덕 착취업자는 아니”며, 도리어 “환경 친화적인 개발업자”(17쪽)다. 물론 식물을 병들어 죽게 하는 곤충도 있지만, 많은 경우 곤충은 식물과 공존 공생한다. 이를테면 풀잠자리의 한 종류인 케라이오크리사 리네아티코르니스(Ceraeochrysa lineaticornis) 유충은 플라타너스 이파리 뒷면에 빽빽이 난 털(모상체)을 뜯어서 짊어지고 다닌다. 털로 위장해 천적을 피하는 것이다. 이 벌레는 플라타너스의 털을 뜯어 가는 대신 플라타너스를 해치는 방패벌레를 먹어치운다.(8장 384~387쪽) 지은이는 아르기오페 아우란티아(Argiope aurantia)라는 거미가 사마귀인 피마타 파스키아타(Phymata fasciata)의 독니에 물리면, 물린 다리를 잘라내 버린다는 것을 발견했다. 미처 다리를 잘라내지 못한 경우, 거미는 죽어버렸다. 거미가 자기 목숨을 구하려고 다리를 잘라내는 것이다. 아르기오페 아우란티아는 꿀벌과 말벌의 독을 맞았을 때에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독이 주입되는 순간, 거미는 통증을 느낀 것일까. 지은이는 인간에게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은 동물에게도 통증을 유발하리라고 생각한다. 곧 인간이 아프다고 느끼는 상황에서는 동물도 마찬가지로 아픔을 느낄 테고, 인류가 무척추동물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6장 319~324쪽) 지은이는 독자들에게, 곤충의 세계를 들여다볼 뿐만 아니라 그 생명을 느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