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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강남은 한국의 얼굴이다
세계 최고의 아파트 거주율/ 왜 강남의 진실을 피하는가?/ 말죽거리에서 타워팰리스까지 / 저주와 축복은 동전의 양면이다 제1장 1960년대: 서울은 만원이다 1932년 최초의 아파트 등장/ 1950년대의 도시화와 서울집중/ 1958년 종암아파트 탄생/ 마포아파트 혁명/ 매년 10%씩 늘어난 서울인구/ 윤치영이 일을 하지 않은 이유/ 김현옥, 불도저중의 불도저/ 서울 도심부 재개발 사업/ 한강 연안도로ㆍ여의도 윤중제 공사/ 압구정ㆍ서초ㆍ개포는 전화 없는 벙어리동/ 아파트 예찬론 홍보/ 시민아파트의 등장/ 동부이촌동 한강맨션아파트/ 농민의 도시화/ 맨땅에 내던져진 빈민들 자세히 읽기: 아파트와 양변기/ <서울의 찬가> 제2장 1970년대: 욕망에 불을 지르다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 제3한강교와 경부고속도로/ 강북 개발 억제책/ 1976년의 압구정동/ 분양만 받으면 1년 내 두 배 장사/ 복부인과 제비족의 활약/ 현대아파트 특혜 분양 사건/ 욕망의 문화/ 혜은이의 <제3한강교>/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자세히 읽기: 고층빌딩은 조국근대화의 상징/ 남산과 외인아파트/ <말죽거리 잔혹사>/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의 무지개아파트 제3장 1980년대: 코리언 드림의 환상과 환락 10년 내 주택 500만 호 건설/ 교육에 의한 강남 개발/ 단군 이래 최대 호황/ 강남 유흥가 대호황/ 서울의 한국 민주화 선봉장론/ 코리언 드림 열풍/ 증권 투기 붐/ 중산층 신화/ 가전제품, 백화점, 3대 붐/ 중간층 포섭전략?/ 재벌들의 땅 짚고 헤엄치기 돈벌이/ 상위 5%가 사유지 65% 보유/ 공산주의 세상이 더 나은 게 아니겠습니까?/ 8학군 프리미엄/ 자세히 읽기: 목동 철거 반대투쟁/ 트로트로 읽는 강남문화/ 윤수일의 <아파트> 제4장 1990년대: 구별짓기 문화투쟁 6공의 주택 200만 호 건설 정책/ 하룻밤 자고 나니 1천 만 원 벌었다/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압구정동: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압구정동과의 타협을 위하여/ <압구정동엔 무지개가 뜨지 않는다>/ 성수대교ㆍ삼풍백화점 붕괴/ 위험을 무릅쓰는 문화/ 신사동의 카바레 문화/ 1997년 IMF 사태/ 각개전투식 생존경쟁/ 강남을 잡으면 한국을 잡는다/ 자세히 읽기: 중산층의 허위의식/ 수서사건/ 누가 땅을 뒤흔들고 있는가?/ 방배동에서 테헤란로까지/ 압구정동 야타족/ 비동시성의 동시성 제5장 2000~2004년: 8학군 학벌투쟁 강남 불패 신화와 구별짓기/ 대치동 학원 1번가로 등장/ 명문대 입학은 우편번호에 달렸다/이회창, 서울서 서초?강남만 이겨/ 중증 급성강남증후군/ 강남 재건축 열풍/ 강남 프리미엄의 정체/ 건교부 간부 43% 강남 산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어린 죽음/ 강남 내의 사교육 위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논란/ 서울대는 서울강남대학교?/ <대치동 엄마들의 입시전략>/ 산부인과 동창회까지 나간 인맥 만들기/ 강남 살아야 시집?장가 잘간다/ 강남 어린이는 태양인?/ 강남은 오버클래스? 자세히 읽기: 강남 나이트 룸 잡기 추첨제/ 아파트 브랜드/ 아파트와 스타/ 아파트 새 집 증후군/ 경제-인터넷-부동산 제6장 타워팰리스: 구별짓기의 지존 보통명사가 된 타워팰리스/ 이건희의 복합화 철학/ 삼성 타워팰리스 내사(內査)?/ 타워팰리스 탐방기/ 타워팰리스 구별짓기의 매력/ 타워팰리스 내 구별짓기 아픔/ 타워팰리스 주민의 왜곡된 우월의식/ 타워팰리스는 피곤하다 자세히 읽기: 아파트 조망권ㆍ발코니 논쟁/ 아파트의 초고층화/ 용산 시티파크 청약 전쟁/ 임석재의 <건축, 우리의 자화상> 제7장 2004~2006년: 강남 죽이기 논쟁 강남은 기득권 세력?/ 무주택자 진보당?/ 반상회와 아파트 부녀회의 활약/ 투기광풍과의 전쟁/ 8?31 부동산 대책/ 노무현 정권의 감정적 대응/ 아파트 학군 프리미엄/ 천정배의 대(對)국민사기극?/ 부동산 통계 논쟁/ 언론 뒤에는 건설사?/ 이종구-이해찬 논쟁/ 건설 오적(五賊)?/ 강남 사람에 대한 적대감 부추기기?/ 노무현 정권의 자화자찬/ 개포동ㆍ압구정동 평당 3천 만 원 돌파/ 노 정권 3년간 땅값 821조 상승?/ 8?31 훈장은 두고두고 코미디/ 서울시장 선거에서의 강남 논쟁/ 노무현-언론 논쟁/ 강남 베블런 효과 자세히 읽기: 2005년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논쟁/ 2006년 고위공직자 부동산 투기 논쟁/ 성매매특별법과 강남 유흥가 맺는말: 강남은 한국 자본주의의 엔진인가? 한국은 욕망 공화국/ 욕망과 강남 정신/ 군사주의와 아파트 공화국/ 아파트는 한국인 코드의 핵심/ 한국인의 고밀도 생존본능/ 위계질서와 배타성의 경쟁력/ 인맥 만들기 전쟁/ 강남은 거대한 블랙홀/ 강남의 법칙/ <한국의 젊은 부자들>/ 모두 정직해지자 / 적(敵)의 실체를 바로 알자 |
康俊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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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지 않은 한국의 얼굴
강남 신드롬엔 재앙적인 측면이 있다. 그건 동시에 오늘의 한국을 만든 원동력이기도 했다. 강남은 한국의 세수하지 않은 얼굴 또는 화장하지 않은 얼굴이다. 습관적으로 쏟아내는 재앙에 대한 저주의 다른 얼굴이 축복이기도 했다는 걸 깨닫지 못하거나 외면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강남은 아파트 문화의 선구자이고 욕망의 용광로이자 구별짓기의 아성이다. 한국의 초고속 성장을 온몸으로 드라마틱하게 웅변하는 지역이다. 강남이 가장 한국적이다. 아니 강남이 한국이다. 한국이 보릿고개에서 세계 10대 경제국으로 달려왔듯 강남은 말죽거리에서 타워팰리스까지 달려왔다. 전자가 피땀으로 이룬 반면 후자의 달리기는 투기광풍이 아니었느냐는 반문도 가능하겠지만 욕망의 대질주라는 본질에 있어선 다를 게 없다. 욕망과 강남 정신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굴러가게 만드는 동력은 욕망이다. 강남은 한국형 자본주의의 욕망의 위계질서에서 상층부를 점하고 있다. 한국형 자본주의는 강력한 서열화, 강한 경쟁심과 모방심에 의해 움직인다. 그것들은 부정적인 것을 널리 전파시키는 동시에 긍정적인 혁신의 전파 속도도 빠르게 한다. 이것이 ‘강남 정신’이다. ‘강남적’이면 ‘전국적’이 된다. 아파트 재건축에서 아파트 내부 개조 붐에 이르기까지, ‘강남 아줌마’의 호전적 여성성을 잘 보여주는 자녀 교육에서 재테크에 이르기까지, 갈빗집 ‘가든’에서 ‘로데오 거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면에서 강남이 행사하는 리더십은 절대적이다. 보다 높은 곳을 향한 무한질주의 정신, 무언가 크게 한몫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 그리고 그런 정신과 기대감에서 비롯되는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전쟁하듯이 사는 삶의 태도를 잘 보여주는 게 바로 강남이다. 아파트와 강남 강남은 아파트다. 아파트는 한국적이다. 아파트는 처음에 현대성의 상징으로 도입되었지만 현대성만으론 부족했다. 공동생활의 불편함과 양변기는 아파트를 기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논밭이었던 강남이 1960년대부터 개발되고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강남은 부동산으로 떼돈을 버는 ‘말죽거리 신화’를 이루었고 강남 아파트는 날개를 달기 시작했다. 이후 강남 아파트는 구별짓기의 상징이 되었다. 강남을 엔진으로 한 한국의 아파트 보급은 구별짓기를 한국 전역에 확산시켰다. 남들과 구별되고자 하는 욕망이 아파트를 통해 구현된 것이다. 한국의 아파트는 인간을 보관하는 곳이 아니라 욕망을 타오르게끔 하는 곳이 되었다. 허허벌판에도 들어 서 있고 마을이라고 불리며 외국인들이 슬럼지대로 생각하기 일쑤인 한국의 아파트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현상이다. 대중가요 속의 강남 문화와 아파트 욕망에 불을 지르고 강남 개발이 한창이던 1970년대. 혜은이는 <제3한강교>를 노래했다. 당시 제3한강교는 강북과 강남의 거리를 좁히고 강남 혁명의 견인차였고 ‘당신과 나의 꿈’을 싣고 ‘행복 어린 거리’로 향하는 통로였다. 코리안 드림의 환상과 환락이 넘치던 1980년대 당시 유흥가의 중심이 명동, 종로, 무교동 등 강북에서 강남으로 이전되었다. 유흥업소란 손님들의 질퍽한 주색 파티 뒤에 접대부들의 애환이 그림자처럼 깔리는 곳이다. 당대의 유행에 민감한 대중가요가 영동문화를 놓칠 리 없다. <멍에>의 애절한 색조와 김수희의 감칠맛 나는 보컬은 사람들을 그 유흥문화의 짙은 뒤안길로 데려갔다. 유혹적이면서도 동정을 불러일으키는 외모의 김수희와 그녀가 부르는 도시의 블루스는 단숨에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사연 많은 여자’의 이미지를 대변했다. 한편 윤수일은 1980년대 아파트 세대의 내면 풍경을 노래했다. 아파트에서 ‘언제나 나를 기다리’는 것은 다른 트로트 가요 노랫말의 전통적인 문법과는 달리 고향 집, 고향 역이나 어머니가 아니고 아파트다. 도시의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아파트를 그리워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윤수일의 <아파트>는 아파트 문화의 고독과 고립을 상징했다. 무언가 단절된 느낌을 풍겼다. 그녀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덕분에 그녀의 집을 찾아가는 건 훨씬 쉬워졌지만 아파트는 일반 주택에 비해 훨씬 더 강한 쓸쓸함을 가져다주었다. <강남, 낯선 대한민국의 자화상>은 1960년대부터 2006년까지의 강남의 역사를 정리하면서 강남과 아파트를 둘러싼 사건과 논쟁, 분석을 밀도 있게 다루고 있다. 각 시기의 독특한 현상들을 모아 한 시대를 보여주는 ‘자세히 읽기’란과 각 시기의 분위기를 짐작케 해주는 사진 자료는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