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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누구나 자기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고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문제는 이 한계를 인정하지 않는 데 있다. 특히 아주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이야기를 나누기보다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기대도 많고 실망도 많다. 기대한 만큼 상처도 깊다. 먼저 남의 말을 들어주려는 마음과 내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최선일지도 모른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가? 교사 이전에 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그 사랑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다. 교실에서 아이들과 만나는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 아름다움으로 느껴야 한다. 기뻐야 한다. 기쁨, 사랑, 아름다움이 아이들과 교감하면 그 속에 뭔가 있지 않을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고 할 힘도 없어 보인다. 생각을 할 머리의 형체조차 보이지 않는다. 별 일도 아닌 것 같지고 자꾸 생각하고 하려고 하는 내가 문제였나 보다. 나는 이 큰 세상 바닥에 싸인펜으로 찍은 검은 점일 뿐이다. 그래도 딴 세상에 홀로 있는 ‘외톨이’보다는 납작하게라도 아이들 사이에 붙어 있는 ‘점’이 좋은 하루였다.” “아이들이 교실에 들어올 때, 선생님과 친구들이 포근하게 맞아 주는 공간을 꿈꾼다. 반갑게 악수도 하고 서로 반가워 부둥켜안을 수는 없을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말이 아니라 실제 깊이 고민하고 두려움 없이 실천하는 처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포근함과 넉넉함도 처음처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내가 계획한 내용과 아이들이 하고 싶어 하는 내용을 잘 버무리면 좋을 듯하다. 왜냐하면 나중에 배울 내용도 아이들이 이어서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때론 행복하게 배우는 시간을 그대로 늘려 줄 필요도 있다. 내 계획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내 계획은 언제나 변할 수 있으며 버릴 수도 있다.” --- 본문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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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니어도 좋아라
강물보다도 더 낮은 곳에서 가만히 아이들을 끌어안는 김영주 선생님의 모습이야말로, 모두가 한번쯤 만나고 싶어했던 진정한 ‘선생님’의 모습이 아닐까요? 아이들을 가만히 기다리고 살펴보는 김영주 선생님은 항상 보석같은 아이들이 저마다 지닌 빛깔들을 발견하고 소중히 여겨주며 아이들과 함께 그 빛깔들을 누리며 살아갑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마다 조금씩 다른 모양의 교실 속 아이들 이야기를 김영주 선생님의 조곤조곤하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담아내었습니다. 3월부터 8월까지의 일기는 남한산초등학교 1학년 꽃마을 아이들과 지내며 쌓아두었던 이야기들이며, 9월부터 2월까지의 일기는 남양주 금곡초등학교 2학년 백합반 아이들과 함께 했던 날들의 이야기입니다. 남한산초등학교는 전체 여섯 학급에 전교생 120여 명의 작은 대안학교이고 남양주 금곡초등학교는 전체 마흔세 개의 학급에 전교생 2500여 명의 대규모의 학교였던 만큼 서로 다른 점이 많았지만, 다른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을 만나는 일’을 하는 김영주 선생님의 삶은 변함없이 한결같음이 갈피마다 여실히 드러납니다. “어저께는 유하가 진구(학교 개 이름) 등허리에 있던 무당벌레를 가져와서 아이들과 함께 보았다. 무당벌레와도, 진구와도 쉽게 친해지는 아이들이다. 움직임이 적은 조용한 활동과 움직임이 많은 활동을 함께 해 보자.” “교실로 돌아와서 다른 친구들이 쓴 일기를 감상하고 뒷산에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다 그린 다음 나에게 이야기를 해 달라고 했다. 아이들 그림이 그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자기가 가져온 보물을 그대로 그린 아이도 있었다. 난 아이들 이야기를 듣고 그대로 그림 옆에 받아 적어 놓았다.” “이제부터는 모둠이 아니라 한 사람을 보아야겠다. 모두 다른 빛깔이라는 아주 단순한 곳에서 시작해야겠다. 교실 뒤 환경 꾸미기도 스무 칸을 나누어 모든 아이들 작품을 그대로 붙여 볼 작정이다. 여럿이 아니라 혼자다.” “우리 아이들도 두루 살펴보면 저마다 참 다르다. 그냥 보면 잘 모르지만 잘 들어 보고 지켜보면 너무 다르다. 같은 아이는 하나도 없다. 그래서 먼저 배워야 제대로 보고, 말을 해 주고, 길을 잡아줄 수 있다.” “우리반 아이들 글쓰기 공책에 나오는 글이 너무 좋다. 내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감성 언어에서 내가 배운다. 아이들도 자연이다. 토마토랑 논다. 굴러가는 토마토를 보고 ‘헥헥헥’이라고 표현하고, 까치발 들고 있는 해바라기를 보는 아이들의 특징은 참으로 맘이 맑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