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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비의 고양이 1
나는 말하는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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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만화/비평/작법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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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콜론 그래픽 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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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저자 : 조안 스파르 (Joann Sfar)
1971년 니스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철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파리 에콜 데 보자르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그는 19990년대 프랑스 만화의 누벨바그를 이끈 주역으로 십여 년의 시간 동안 백 권이 넘는 책 속에 작은 일상부터 모험 서사, 철학 고전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폭넓은 소재와 주제를 녹여냈다. 다른 작가들과의 협업도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이제는 영화 시나리오와 음악 활동 등으로 영역을 점차 넓혀가면서 전방위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등 왕성한 에너지를 가진 작가다. 특히 그는 다양한 민족 구성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성장하며 풍부하게 체득한 유대 문화의 전통과 이종의 배경에서 받은 영감을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중 대표적인 작품인 『랍비의 고양이』는 탈무드를 공부하는 고양이를 등장시켜 북아프리카의 유대 문화와 종교에 대한 담론을 즐거운 대화로 풀어나가는 이야기다. 이외의 대표작들로 국내에 소개된 『꼬마 뱀파이어』시리즈와 『나무 인간』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어 컬트적 인기를 모으고 있는 『동종Donjon』시리즈 등이 있다. 1998년 앙굴렘 세계만화축제에서 신인상과 르네 고시니 상을, 2002년에는 이 축제의 30주년 기념으로 제정된 작가상을 받았다. 그는 현재 파리에서 살고 있으며 갈리마르 출판사의 만화 콜렉션 BAYOU의 기획을 맡고 있다.
역자 : 심지원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불문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번역자로 활동 중이다. 아르센 뤼팡 전집 번역에 참여하였고, 『홍당무』『뇌』등의 어린이책을 번역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1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98쪽 | 468g | 192*260*15mm
ISBN13
9788983713629

출판사 리뷰

내 고양이가 말하기 시작했다! 고양이의 눈에 비친, 알듯 말듯 세상사
세미콜론 그림소설 『랍비의 고양이』

게으른 고양이 '스노우캣', 시니컬 하지만 귀여운 늙은 개 '올드독'의 프랑스 친구가 나타났다. 정체는 '말문이 트인 건방진 고양이 무즈룸'. 앵무새를 잡아먹고 말하는 능력을 얻게 된 무즈룸은 유대교 랍비인 주인과 그의 딸 즐라비야와 함께 사는 고양이. 종도 알 수 없고 생김새도 전혀 귀엽지 않지만 빛나는 두 눈으로 1930년대 알제리 사회의 다양한 면면을 관찰하는 이 똑똑한 녀석이 『랍비의 고양이』의 주인공이다.

『랍비의 고양이』는 삼십대 싱글남의 아기자기한 생활 만화 『무슈 장』, 거친 바다 위의 기묘한 모험담 『해적 이삭』에 이은 세미콜론의 새로운 그림소설 시리즈다. 현재 프랑스에서 5권까지 출간되었으며 세미콜론에서는 1, 2권과 3, 4권이 각각 합본된 두 권의 책을 동시 출간한다.

1권 '나는 말하는 고양이'는 앵무새를 잡아먹고 말을, 심지어 거짓말까지 할 수 있게 된 고양이 무즈룸이 유대교에서 치르는 일종의 성인식인 '바르 미츠바' 시험을 보고 유대교 신자가 되려 한다는 이야기. 그러나 파리의 유대교 종무국에서 편지 한 통이 날아온다. 그 편지에 따르면 시험을 봐야 하는 건 고양이가 아니라 오히려 랍비 아저씨. 아저씨의 프랑스어 받아쓰기 시험 도전기와 그리고 만난 지 며칠도 안 된 젊은 랍비에게 딸을 시집보내게 생긴 그의 씁쓸한 심정이 오밀조밀 펼쳐진다.

2권 '무즈룸, 파리에 가다'는 즐라비야의 신혼 여행을 랍비 아저씨와 고양이가 따라나서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파리까지 따라간 랍비는 안식일을 지키겠다고 고집을 부리다 딸 부부와 헤어져 파리의 구석구석을 헤매고 다닌다. 아저씨와 같이 나선 무즈룸은 율법을 어기는 아저씨의 모습에 놀란다. 알제리로 돌아와 만난 말카는 믿음과 죽음, 그리고 우정에 대한 이야기 한 자락을 들려준다.

이야기 속에서 이슬람 왕과 친구가 된 말카는 "유대 신앙을 버리고 이슬람을 위해 봉사하라."는 왕의 명을 받게 되자 자살하고, 사자는 말카의 시신을 입에 물고 사막 저 멀리 사라진다. 그리고 친구를 죽게 만든 왕은 비탄에 빠진다.

진지함과 가벼움의 절묘한 균형
신을 믿는다는 것이 무엇이며 종교의 규칙을 지키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고민하고, 성경 구절로 토론을 벌이다 지구의 나이는 몇 살인지 따져 묻는 책이라면... 논술 대비 지침서?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라고 하면 당연히 무겁고 지루하게 느껴지지만 『랍비의 고양이』는 ‘어른을 위한 익살스러운 동화’라고 표현할 만큼 재치 넘치고 부드러운 책이다.

이것은 골치 아픈 문제들을 잔뜩 안고 있는 사람들의 세계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고양이의 시점 덕분이다. 냉철하고, 무자비할 정도로 냉소적이기도 하지만 결국 인간을 감싸고 위로하는 동물 캐릭터는 이야기의 무게를 적절하게 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썰렁한 듯 핵심을 찌르는 유머도 무겁고 논쟁적인 내용에 균형을 잡아준다. ‘똑똑하고 건방지지만 정에 약한 고양이’, ‘존경받는 랍비인 동시에 초라한 아버지’, ‘젊고 박식한 랍비면서 아내에게 꼼짝 못하는 남편’과 같이, 캐릭터의 성격도 진지하고 가벼운 면을 두루 섞어 놓았다.

‘종교의 규율’이 아니라 ‘삶의 지혜’를 알려 준다
지금까지 유대교는 탈무드, 높은 교육열이나 민족의식, 홀로코스트 등 몇 가지 키워드로만 우리에게 알려져 왔다. 최근에는 종교간 갈등, 중동전쟁의 핵으로 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알제리 출신의 세파르디계(라틴계 유대인들로 주로 중동과 아프리카에 거주) 아버지와 아슈케나지계(독일을 비롯한 북유럽 계열 유대인들)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성장한 조안 스파르는, 흔히 볼 수 있는, 홀로코스트에 희생당한 피해자로서의 유대인 역사를 그리지 않았다. 대신 1930년대 알제리라는 낯선 배경과 유대인으로서는 소수인 세파르디계 유대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유대교의 교리와 문화를 정통으로 다룬다.

그러나 『랍비의 고양이』는 ‘유대교’라는 특정 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인간의 믿음이라는 보편적인 소재에 대해 고민하며, 교리와 규범을 설교하기보다는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만화다. 책 속에서 유대교는 끊임없이 ‘의심’하는 종교이기 때문이다. 신앙에 대해 반성적으로 회의하는 『랍비의 고양이』는 신과 믿음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내는 유머러스한 격론의 장이다. 또, 진정한 유대주의는 개방과 관용 정신을 강조한다.

받아쓰기 시험을 치른 후 조상의 묘를 찾아가는 아저씨는 이슬람교도과 함께 나란히 길을 떠나고 그와 함께 노래 부르고 춤춘다. 심지어 율법을 지키지 않고 사는 사돈까지 이해한다. 아저씨의 사촌 말카의 이야기 속에서 유대인은 이슬람 왕과도 친구가 된다. 그러나 랍비 아저씨는 유대 민족을 위해 무력이 필요하다는 유대인 남자에겐 냉소로 일관한다. 그래서 『랍비의 고양이』는 우리가 “신을 믿으라.”고 설교하지 않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질문하는 이야기다.

사막의 오아시스에서 파리의 뒷골목까지
『랍비의 고양이』의 배경은 북아프리카의 알제리. 랍비 아저씨와 고양이는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 살고 있다. 작은 골목길, 그 골목을 걷고 있는 사람들, 공원, 시장, 학교, 카페, 목욕탕이 있는 평범하고 소박한 어느 동네에서. 그래서 우리에게는 가난하고 미개한 지역으로만 알려져 있는 아프리카의 옛날 모습은 매우 친숙하고 동시대적인 풍경인 듯 그려진다. 물론 도시 외곽으로 나가면 양들이 나무 위에 올라가 풀을 뜯고, 별이 총총한 밤하늘이 펼쳐지는 아프리카 특유의 아름다운 자연이 있다.

그런가 하면, 사막과 오아시스를 품고 있는 알제리와는 정반대인 파리도 구석구석 묘사된다. 샹젤리제 거리, 성당, 그랑 기뇰 극장, 식당 그리고 화려하고 멋질 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우중충한 골목길을 헤매는 고양이를 따라, 알제와는 다른 대도시의 여러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 출간된 5권 ‘아프리카의 예루살렘’은 러시아에서 온 손님을 데리고 아프리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내용인 만큼 아프리카의 풍광과 문화를 더욱 본격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자유롭고 즉흥적인 그림
이 책에서 고양이 무즈룸은 컷마다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다. 한 컷에서는 굵직한 먹선을 흘려 그린 얼굴로, 다름 컷에서는 가는 펜 선으로 그려진 사실적인 얼굴로, 또 다음 컷에서는 극도로 단순화되고 희화화된 모습으로. 그만큼 『랍비의 고양이』의 그림은 자유롭다. 조안 스파르는 한 인터뷰를 통해 “나는 대상을 공들여 아름답게 그리는 데는 별 관심이 없다. 나는 상뻬(Sempe)처럼 그림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그들은 재즈연주자들과 같다.”고 말했다. 아무렇게나 그린 듯한 거친 선과 불안정해 보이는 형태는 스파르가 바라는 그 자유로움으로 인한 것이며, 또 고양이의 눈에 비친 사람들의 묘한 세상사를 그대로 구현한 것이다.

『랍비의 고양이』는 인물들 사이의 대사보다는 주로 고양이의 내레이션으로 이어지는 만화다. 그럼에도 그림이 내레이션의 보조를 받는 삽화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이야기를 이끌고 나간다는 사실은 자유로운 그림이 가진 힘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 만화가 ‘그림소설’이라는 시리즈의 이름에 꼭 맞는 이유이다.

말하는 능력을 얻은 후 유대교 신자가 되고 싶어 하는 고양이라는 설정, 그리고 1930년대 알제리라는 배경은 기이하고 낯설다.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호기심에 가득 찬 고양이의 냉철하지만 따뜻한 시선을 즐길 수 있다. 지루한 설교 대신 공감을 이끌어내는 유머와 재치로 보편적인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랍비의 고양이』. 무언가를 믿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인지, 또 각기 다른 종교들은 정말 평화롭게 공존할 수는 없는 것인지 등 철학적 문제들부터 가족,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법과 같이 우리와 비슷한 고민에 빠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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