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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by Nina Baym
Suggestions for Further Reading A Note on the Text THE SCARLET LETTER Notes by Thomas E. Connolly |
Nathanial Hawthorn, Nathaniel Hawthor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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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죄인 헤스터 프린
서지문
“새로운 정착지를 개척한 사람들은, 그들이 원래 구상한 것이 어떠한 미덕과 행복의 유토피아이었건 간에, 항상 맨 먼저 실질적으로 그들의 처녀지의 일부를 묘지와 감옥을 만드는 데 할당해야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로 서두가 열리는 나다니엘 호손의 『 The Scarlet Letter : A Romance 주홍글씨』는 어떤 이상사회에서도 죄와 죽음은 배제될 수 없는 인간의 숙명임을 상기시킨다.
유럽 구 대륙의 모든 죄악을 떨쳐버리고 신천지에서 신국(神國)을 건설하기 위해 험악하기 그지없는 신대륙 아메리카를 찾아 간 청교도들은 신의 율법을 어긴 자들을 징벌하기 위해 감옥을 세운다.『 The Scarlet Letter : A Romance 주홍글씨』의 첫 장면은 청교도들이 세운 뉴 잉글런드의 한 감옥에서 잘 생긴 얼굴에 기품이 넘치는 헤스터 프린이라는 여인이 가슴에 진홍과 금실로 현란하게 수놓아진 "A"자를 달고 갓난아기를 안고 걸어나오는 모습을 보여준다. 남편보다 먼저 신대륙으로 건너온 후 아버지를 모르는 아이를 낳아서 간부(姦婦: Adultress)를 의미하는 그 글자를 일생 가슴에 달고 다니게 된 젊은 유부녀가 한낮동안 형벌대 위에 세워진다. 구경나온 청교도사회의 여인네들은 그 형벌이 너무 가볍다며 사형을 시켜야 마땅하다느니 하고 불평하지만 작가는 그녀의 기품있는 미모와 어린아이를 안은 모습이 성모마리아의 모습과 닮아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성모마리아를 연상시키는 간음녀! 형벌대 위의 발코니에는 그 주(州)의 지사(知事)와 원로목사, 그리고 그녀 교구의 젊은 목사가 나와서 그녀에게 참회를 명하며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가 밝히라고 촉구한다. 젊은 나이에도 고매한 인격과 성스러운 생활로 온 천하의 존경을 받는 그녀의 교구목사 아더 딤즈데일의 추궁은 차라리 호소에 가깝다. “그릇된 동정심에서 죄인을 감추어 주지 마라, 죄인도 사실은 죄를 고백하고 떳떳이 벌을 받고 싶어도 용기가 없어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일 것이므로 그가 누구인지 공개하여 그에게 죄에 위선까지 더하지 않도록 하라”고 깊고 부드럽게 떨리는 음성으로 그녀를 설득한다. 사실상 헤스터의 죄의 상대이고 죄의 소산인 어린아이의 아버지인 이 젊은 목사의 권유 내지 호소는 인간심리의 여러겹 모순을 꿰뚫는 호손의 작가적 역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압권이다. 많은 독자들은 그의 애절한 권유에서 단지 지독한 위선자를 발견하지만, 그의 말속에는 스스로 죄를 고백할 용기가 없기 때문에 자신을 공범으로 폭로해 달라는 간절히 호소가 들어있다. 바윗덩이라도 녹아내리게 할만한 이 젊은 목사의 설득에도 헤스터가 끝내 아이의 아버지를 밝히기를 거부할 때 대중은 분노하나, 목사는 안도하며 여성의 놀라운 의지력과 관용에 대한 경탄한다. 헤스터는 간음한 여인에 대한 청교도 사회의 가혹한 능멸을 묵묵히 견디며 자신의 죄값을 치른다. 어떠한 모욕에도 항의하지 않고, 부자에게나 빈자에게나 골고루 바느질 솜씨를 제공해주고 병들고 상심한 사람들을 보살펴주어 그녀의 가슴에 달린 “A”자가 Adultress가 아닌 Able의 의미로, 궁극적으로는 “Angel”로 인식되기까지에 이른다. 그녀의 의연하고 고결하기까지 한 모습에 비해 그녀의 죄의 파트너였던 젊은 목사는 자책과 자기모멸로 철저히 골병이 들어간다. 게다가, 뒤늦게 아내를 찾아 온 헤스터의 남편 로저 칠링워스는 죄인이 되어 홀로 속죄하고 있는 아내를 보고 그 상대를 찾아내어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예리한 그의 눈은 고뇌하고 있는 젊은 목사를 주목하게 되고 의사로서 보살펴 준다는 명목으로 그와 동거하면서 끊임없이 그의 죄책감을 자극하고 그의 자학의 몸부림을 엿보며 악마의 미소를 띄운다. 쇠잔해 가는 목사를 보다못한 헤스터는 그를 만나 탈주를 제의한다. 이미 몸과 마음이 너무도 쇠약해진 목사는 이 꿋꿋한 여인의 인도에 자신을 내맡긴다. 감옥에서 나온 이후 자신의 여성성을 완전히 매장하고 사는 듯이 보였던 헤스터는 가슴의 주홍글씨를 떼어 던져버리고 캡을 벗어서 풍성한 검은머리가 쏟아져 내리게 해서 그녀가 아직도 사랑하는 이 나약한 남성 앞에서 여성으로 다시 살아난다. 그러나 탈출예정 전날, 새로운 주지사(州知事) 취임 예배에서 영감에 찬 감동적인 설교를 한 목사는 교회에서 걸어 나와서 형벌대 앞에 멈취서서 헤스터와 그들의 딸 퍼얼에게 손을 내밀어 자기와 함께 형벌대에 같이 올라서 줄 것을 요청한다. 헤스터의 부축을 받아 형벌대에 오른 목사는 만천하에 자신이 죄인임을 공표하면서 사제복의 단추를 뜯어서 맨 가슴을 모든 사람 앞에 드러낸다. 후일 많은 사람들이 그의 살 위에 주홍색의 “A”자가 파여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처음부터 그 어두운 숙명적인 분위기로 독자를 압도하는 이 소설은 전편을 통해 그 긴박감을 늦추지 않는 작품이다. 호손은 죄 지은 영혼의 은밀하고 깊은 고뇌를 너무도 절실하게 그려내었다. 그러나 혼자만의 고뇌와 고행은 아무리 극심해도 영혼을 정화하기에 충분치 못하고, 명백한 고백과 공개적인 속죄만이 죄를 벗고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다. 겸허하면서도 무한한 기품이 있고, 진심으로 철저한 속죄를 하면서도 사랑의 신성성을 마음속에 간직한 여인 헤스터 프린, 나약함과 비겁함 때문에 속죄를 통한 구원의 길을 가지 못하고 스스로를 파괴할 수밖에 없었던 가증스러우면서도 가련한 위선자 딤즈데일, 그리고 복수심 때문에 대 학자에서 악마로 타락해 버린 로저 칠링워스, 이 세 인물들이 엮어내는 “인간의 나약성과 슬픔의 이야기”는 호손의 강력한 상상력에 의해서 너무나 생생한 꿈처럼 우리에게 잊을 수 없는 충격과 감동을 안겨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