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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혹시 필요에 따라 이게 공무가 될 수도 있을까요?”
“무슨 뜻인지?” “혹시 똥물이 튀면, 맥코믹 박사, 제 자신과 병원은 똥물을 피해야 하니까요. 험한 말은 죄송하지만.” “저는 혼자 똥물을 다 뒤집어쓰는 특별한 재주를 갖고 있습니다. 고약한 상상을 하게 해드려 죄송합니다만.” --- p.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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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은 웃었다. “여기서 하는 연구를 통해서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지 않습니까. 장기가 없어서 못 고치는 사람이 없어질 거예요. 생각해보십시오. 정말 멋지잖습니까. 뭐, 전 워낙 공리주의자니까 그렇다치고…… 여기서는 이 사람들을 인간으로 다루지 않더군요. 목표를 위한 수단일 뿐이지. 그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나는 혼수상태의 여자에게서 돌아서서 미소지었다. “톰, 아니, 해리슨 간호사…… 제가 들어본 것 중 가장 애매한 대답이군요. 당신은 훌륭한 생명윤리학자가 될 겁니다.” --- p. 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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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병에 걸린 세 명의 여자가 며칠 간격으로 볼티모어의 병원에 입원한다. 이 병은 처음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이후 전신 통증, 복통, 40도에 육박하는 고열, 구토와 설사, 잇몸 출혈, 코피, 인후염, 급기야는 온몸의 피부가 벗겨져 피와 진물이 흐르고 목숨까지 잃는 치명적인 병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의사들 중 그 누구도 전염 방식이나 감염 경로, 병원소를 모르며, 환자들의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환자들의 공통점이라곤 모두 여자라는 것, 정신지체자라는 것, 그리고 정신지체자 보호소에서 산다는 것뿐이다. 결국 병원 측은 더 이상의 희생자를 막기 위해 병원 전체를 폐쇄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다. 이 질병과 최초로 맞닥뜨린 의사는 나사니엘 맥코믹 박사이다. CDC 산하 전염병정보국 소속의 젊은 요원인 그는 슈퍼바이러스부터 생물학 테러까지 극히 드물고 까다로운 질병을 다루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의료 형사’이다. 하지만 그가 환자들의 생활과 습관을 조사하려 하자 수상쩍은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나사니엘 맥코믹은 의료 형사로서의 노하우와 기지를 총동원하여 세 환자들과 성관계를 가진 남자, 즉 ‘매개체’를 밝혀낸다. 하지만 ‘매개체’는 사라졌다가 난도질당한 시체가 되어 발견된다. 급기야 나사니엘 맥코믹은 이번 질병이 자연 현상이 아닌, 인간이 일으킨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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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보일드와 메디컬 스릴러의 만남!
『격리병동』이 호평받는 이유 중 하나는 주인공 ‘나사니엘 맥코믹’의 독특한 매력 때문이다. 그는 냉소적이고 변덕스럽지만, 유머 넘치고 인간에 대한 온정을 놓치지 않는 하드보일드 소설의 탐정을 닮았다. 그래서 하드보일드 추리소설의 유명 캐릭터인 ‘필립 말로’나 ‘샘 스페이드’와 비교되기도 하고, 현재 케이블에서 절찬리에 방영 중인 〈하우스〉의 그레고리 하우스 박사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그는 권력자 앞에서는 냉소적 유머를 거침없이 툭툭 내뱉고, 사회적 약자 앞에서는 한없이 다정해지는 마이너리티 감수성의 소유자이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불의에 대한 분노가 함께 공존하는 이 캐릭터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특유의 유머감각을 발휘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통쾌한 해방감을 맛보게 한다. *메디컬 스릴러이면서 윤리적 성찰을 끌어내는 소설! 『격리병동』은 재미있는 장르 소설일 뿐만 아니라 인간 본성과 과학 윤리에 대해 엄중한 시선을 던지고 있는 문제작이기도 하다. 조슈아 스파노글은 펜실베이니아 대학 생물윤리학센터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과학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주인공 나사니엘 맥코믹은 실험 데이터를 조작했다가 의대에서 쫓겨난 ‘문제 학생’이었다. 비슷한 주제를 연구하는 다른 수많은 연구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진실을 은폐하고 외면하고 만 것이다. 의학계에서 완전히 매장된 그는 아프리카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나에게 일어났던 일을 억울해하기보다 과거의 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다. 그런 전력을 가진 나사니엘 맥코믹은 무시무시한 전염병을 막기 위해 엄청난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다, 마침내 소름끼치는 진실과 피하려 했던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게 된다. 처음에는 순수한 동기에서 시작했지만, 중간에 어디선가 윤리적 나침반이 고장나는 바람에 잘못된 길에 들어서고 만 학자들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격리병동』은 잘 짜여진 메디컬 스릴러이자 과학 연구의 어두운 이면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다. 과학자나 의사도 ‘권력과 명예’라는 바이러스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못하며, 더 큰 사회적 책임과 윤리의식을 요구받는다는 것을 역설한다. 그들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지만, 사람을 죽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