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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과도 같은 2차 대전이 끝난 동부 전선, 목에 쇠사슬을 두르고 눈 속에서 말문을 잃은 소년 한니발 렉터가 발견된다. 소년은 약탈자들에 의한 여동생 미샤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깊은 정신적 내상을 입은 채 말을 잃은 상태였다. 그는 소비에트 관리 아래의 고아원에 수용되지만, 고아원의 엄격한 규율에 반항하며 문제아로 낙인찍힌다. 하지만 명망 있는 화가이자 한니발의 숙부의 도움으로 고아원에서 벗어나 프랑스로 옮겨간다. 그곳에서 그는 숙부와 숙부의 젊고 매력적인 일본인 아내 레이디 무라사키와 함께 살게 되는데, 레이디 무라사키는 상처 입은 한니발이 치유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해 돕는다. 이후 청년 한니발은 그녀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프랑스 의대에 최연소로 합격하는 등 천재적 능력을 키워나가지만, 과거의 끔찍한 기억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하며 고통의 나날을 보낸다. 결국 한니발은 고통의 근원인 잃었던 기억을 조각을 맞춰 악당들을 찾아 복수를 계획한다. 그는 진행되는 복수에서 이미 저명해진 ‘학문적 천재성’ 외에, 내면에 숨겨져 있던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한니발 렉터는 서서히 ‘살인의 천재’로 변모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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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장점은 무엇보다 종이 위에 이미지를 묘사하는 저자의 자유롭고 탁월한 능력에 있다. 그는 방대한 자료 조사와 세세한 사항까지 고려하는 예리한 능력으로 이야기 이상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훌륭한 이야기꾼이다. 그가 묘사하는 한니발의 모습은 윌 그레이엄이나 클라리스 스탈링보다도 훨씬 뛰어나고 효율적인 사냥꾼이다. FBI 수사관들은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두려움을 모르는 한니발처럼 하나의 목적에 집중하거나 그와 같은 강렬한 동기를 지니고 있지 못한다. 독자들은 고통받는 한니발에게 동정심을 느끼고, 심지어 사랑스러운 동생에 대한 한니발의 헌신적인 사랑을 높이 평가하고 자신과 동일시하게 되기까지 한다. 따라서 그의 동기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법을 무시한 그의 폭력적인 앙갚음에 동조하는 것이다. 결국 조각난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미샤의 죽음을 추적하고, 그 과정에서 살인자들에 대한 독자적인 처형 ‘의식’을 수행하는데, 여기서 드러나는 한니발 렉터의 잔인함은 이 책의 긴장을 유지하는 중요한 끈이기도 하다.
『한니발 라이징』은 본편에 등장하는 한니발의 성격을 구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새로운 인물들을 제시한다. 한니발의 아버지와 숙부는 기품 있고, 진실하며, 책임감이 강한 인물들이다. 한니발이 어린 시절 그에게 고등 수학을 가르쳤던 가정교사 자코브 선생 역시도 그에게 마음의 궁전을 마련하고 엄청난 양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해리스는 또한 참신하고 놀라운 여성을 등장시키는데, 레이디 무라사키는 한니발이 소년에서 청년으로 자라나는 시기에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그녀는 한니발이 후에 어떠한 존재가 될 수 있을지 그 위험성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프랑스인 경감인 포필은 한니발에게 필적할 만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추격자이다. 폭력적인 장면들 중 일부는 참신하고, 어떤 것은 진부하며, 한니발 독자들에게는 익숙한 인육을 먹는 장면 또한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그것은 책에서 중요한 요소로 등장하는 것은 주로 행동과 응징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복수 과정이다. 대체적으로 실질적인 행동이 이루어지는 장면은 짧고 단순하며 주로 독자들의 상상력에 의지한다. 폭력적인 행위를 좀더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 영역 속에 더욱 효과적으로 생생하게 그려내기 위해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