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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시장을 좋아하는 까닭은
슈퍼마켓보다 흙 묻은 당근이랑 시금치를 파는 시장이 좋대요, 엄마는 오이 하나, 콩나물 한 줌 덤으로 얹어주는 정이 있어서 "어떻게 해 먹나요?" 물어보면 "된장풀고 조갯살 좀 넣고 끓여요" 맛있는 요리법까지 일러주는 시장이 좋대요 쉬는 시간, 교실보다 더 시끄러운 시장 물건을 건네주는 투박한 손 사들고 오는 것보다 가슴에 담고 오는 것이 많아서 엄마는 시장이 좋대요. 어렸을 적 우리 마을에는 닷새마다 장이 섰어요. 장이 서는 날이면 조용하던 동네가 아침부터 술렁대기 시작했지요. 십리, 이십리 떨어진 마을에서 장꾼들이 몰려들기 때문이죠. 낯선 발자국 소리에 동네 개들이 일제히 짖어대면, 사람들이 몰고 온 소와 돼지도 질세라 한바탕 울어대죠. 조용하던 마을에 알 수 없는 활기가 감도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도시의 시장에서도 그걸 느껴요. 깔끔하게 다듬어진 물건이 진열된 슈퍼마켓에선 그런 활기를 느낄 수 없지요. --- pp. 92 ~ 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