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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번뇌망상
2. 입산출가 3. 중생제도 4. 참선수행 5. 절망의 끝 6. 목탁새 7. 열반적정 8. 병 속의 새 9. 죽비소리 작품해설 - 방민호 작가후기 용어해설 |
KIM, SUNG-DONG,金聖東, 호:시은(市隱)
김성동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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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퍼부어 내리는 저녁 무허가 여인숙에서 나보다 더 많이 절망하는 것 같은 비와 함께 흐느낍니다, 어머니. 남은 것은 아아 빛바랜 가사 한 장. 육 년 방황 끝에 싯다르타는 지구 최후의 인간이 되었건만, 그물도 치지 않고 고기를 잡으려 몸부림친 십 년 세월…….
어머니. 나처럼 파계하고 제적당한 떠돌이 개새끼나 한 마리 때려잡아 안주도 하고 보신도 했으면 좋겠다고, 이 세상은 모두가 재미없는 것들로 충만되어 있지만 죽으면 더 재미없으니 어쨌든 살기는 살아야겠다고, 비 퍼부어 내리는 밤의 완강한 고독을 소주로 장송하면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회수할 길 없는 청춘, 굶주린 영혼에 대한 견딜 수 없는 갈증으로 미친 개처럼 불볕의 황야를 헤매면서, 헤매면서 야윈 어깨로 비겁하게 살아 숨쉬면서, 부단히 터져나오는 기침, 그러나 부패한 가래를 뱉을 한 치의 정토도 용납받지 못한 천형의 수인으로서, 나를 무기력하고 비열하게 만드는 상황에, 그 막강한 허무에 절망하면서, 하루에도 팔만사천 번씩 절망하면서 나는 숨쉬고 있습니다. --- pp.200-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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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동의『만다라』가 22년만에 개작되어 출간됐다.
『만다라』는 지난 1979년 출간돼 문단과 독서계에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온 문제작. 『만다라』는 당시에 무려 100만부가 넘게 팔린 밀리언셀러의 대기록을 세운 데 이어 영화로도 제작되어 세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화제의 작품을 쓴 작가 김성동은 당시 32세의 기개 넘치는 청년이었고『만다라』는 작가의 이름을 온 세상에 우뚝 세운 출세작이 되었다. 이번에 도서출판 깊은강에서 개작판으로 펴낸 장편『만다라』는 22년 만의 재출간이라는 커다란 특징과 작가에 의해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진 소설이라는 특색을 갖고 있다. 초판본에 비해 달라진 개작판의 세 가지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이 소설이 개작판임을 가장 여실하게 증명해주는 대목으로는 초판본에 비해 결말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즉, 과거의 작품은 주인공 법운이 '피안'행 열차표를 찢고 속세로 달려가는 것으로 결말이 난 데 반해 개작판에는 법운이 피안행 열차표를 들고 정거장으로 걸어가는 것으로 대미를 장식한다는 점이다. 이 대목에 대해서는 작가 김성동 선생의 다음과 같은 진술이 피부에 와 닿는다. "처음 그 소설을 썼을 때는 현직 승려들로부터 '왜 작위적으로 주인공을 속세로 나오게 하느냐, 산으로 들어가서 더욱 공부에 전념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다. 그러한 이의와 지적은 많이 받았으나 애써 무시해왔다. 그러나 이제 이 작품이 출간된 지 22년 만에 다시 개작하려 하니, 지난날 내가 너무 의도적으로 주인공의 발길을 속세로 향하게 했다는 점이 인정된다. 역시, 이 소설 속의 법운은 산으로 들어가서(피안행 열차를 타고) 공부를 더 한 다음, 한소식한 뒤 다시 속세로 나와 그 깨달음을 중생들과 더불어 나누는 것이 소설의 완결 구조에 더 부합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둘째, 개작판은 초판본에 비해 불교적 성찰의 형상화를 위해 훨씬 많은 공을 들였다는 점이다. 주인공들이 한결같이 붙잡고자 하는 화두는 명상과 초월의 극점이다. 욕망과 해탈의 근원적인 문제를 깨닫기 위해 부심하며,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인 철학적 고뇌가 깊이 있게 그려진 점을 감안할 때 이 소설은 격조 높은 구도소설의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지산스님의 감상적인 방황 부분을 가지치기하거나 다듬은 점, 뼈를 깎는 지산의 참선과 단식 부분이 더욱 밀도 있게 그려졌다. 초판본에 비해 정치 부조리에 대한 직설적인 비분강개를 순화시키거나 덜어내었다는 점도 기억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불교적인 진지한 성찰의 흔적들이 곳곳에서 진하게 배어나도록 새롭게, 공들여 가필했다는 점도 두드러진 변화이다. 셋째, 초판본에는 없던 아름다운 우리말들이 더 많이 배치돼 있다는 점이다. 작가가 2001년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절치 부심하여 육필로 다듬고 깎아낸 문장은 한마디로 옹골지고 눈부시다. 왜색이 가셔진 우리말의 참 아름다움, 이렇게 좋은 우리말이 어디서 나타났을까 싶을 만큼 탄성을 지르게 하는 말들이 문장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부처님이 다자탑전(多子塔前)에서 가섭과 자리를 나투시고', '…우거진 잡목들이 덤부렁듬쑥해 있는 야트막한 둔덕에…' '…조그맣게 위축된 고깃덩어리가 밍클 쥐어졌다.' '…소주빛으로 갓맑은 얼굴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등 이 소설 속 문장들은 우리가 평소 알지 못하여 쓰지 못했던 아름다운 말들이 알알이 박혀 있다. 이 같은 점에서 부록으로 정리되어 있는 '용어해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귀하고 아름다운 우리말 사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밖에, 또 하나 눈에 띄는 변화는 주인공 법운스님의 속명이 '병진'에서 '영복'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영복이라는 이름은 그의 소설집『붉은 단추』(실천문학사, 1987년)에 수록된 여러 단편의 주인공 이름 영복이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그가 그려내는 작중 화자가 동일한 일체감으로 끝없이 환원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설 속 주인공이 결말 부분에서 산으로 발걸음을 향한다는 것은 분명 작가의 지향점의 변화임에 틀림없다. 이 개작판은 그러므로, 작가 김성동의 문학적 세계가 이전보다 훨씬 깊어졌고 넉넉해졌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최근(10월 중순) 혼자서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의 깊은 산골로 삶의 거처를 옮겼다. 소설 속 화자와 현실을 살아가는 작가의 행보가 묘하게도 일치하는 대목이어서 이채롭다. 한편 이번에 출간된 개작판 만다라는 문예진흥원이 선정한 남북한 대표문학작품 100권에 선정되어 '통일문학전집'에 수록될 예정이다. 또한 외국어 번역도 적극 추진되어 이미 영어판, 불어판으로 번역된 데 이어 일어판, 독일어판, 불가리아어판으로도 번역이 추진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