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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오페라 속에 담겨 있는 인생의 진실을 발견하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TRISTAN UND ISOLDE 사랑은 밤과 죽음 안에서만 완성된다 -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 격정의 늪으로 곤두박질치다 현실의 반대편에서 그를 만나다 한 점 동요 없는 그 눈길, 그 마음 말을 잃은 트리스탄 죽이면 죽으리라 운명을 뒤흔든 사랑의 묘약 현실이여, 잔인한 운명의 굴레여 오직 밤의 장막 안에서만 허락된 사랑 죽음이 아니면 내 사랑을 건드리지 말라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독백 빛조차 더이상 필요 없을 때 죽음 그 이후 카르멘 CARMEN 사랑은 갈등과 유혹으로 짠 그물 -조르쥬 비제(Georges Bizet, 1838~1875) 밋밋한 프랑스 오페라 속에 불타는 유일한 심지 <카르멘> 남자는 사랑하면서 집착하고, 여자는 사랑하면서 자유를 구한다 좀더 잔인하게 나의 사랑을 돌려주마 사랑은 갈등과 유혹을 짠 그물 먹이를 구하려면 덫을 쳐라 꽃은 시들었지만 향기는 남아있다네 더이상 내 안에 있지 않은 그대 질투가 부른 지옥의 불구덩이 사랑은 지고지순한 게 아니야 코지 판 투테 COSI' FAN TUTTE 연애도 학습이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사랑의 위험한 한때 그대 애인을 두고 맹세하지 말라 터질 듯한 젊은 여인들이여! 이별의 달콤한 슬픔 사랑에는 가정假定이 없다 무기 들고 설치는 남자를 조심하라 첫 데이트, 떨리고 어색한 순간 위험하고도 위험한 갈등 유혹에 넘어가면 비극은 시작된다 징표만 없애면 사랑이 사라질까? 다시는 사랑 갖고 장난 치지 말기를! 살로메 SALOME 등을 바라보는 사랑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1864~1949) 주지 않으면 받을 수 없는 게 사랑 자극과 관능의 광기어린 향연 등을 바라보는 사랑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 일곱 겹 베일에 가려진 에로티시즘 나는 당신의 육체를 사랑한다 불은 뜨겁지만 아름답기에 죽음을 부른다 욕망에 죄가 있다고 감히 말하지 말라 오텔로 OTELLO 사랑 안에 너만 있고 내가 없다면 절망뿐이다 -주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 질투는 사랑의 치명적 독약 폭풍 같은 카리스마의 영웅 가슴 밑바닥 잔인한 기억 악으로 무장하고 독으로 뱉어내리 사랑보다 깊은 의심의 그림자 심장을 마비시킨 질투 지독한 음모보다 더 차가운 남자의 마음 사랑을 잃는 것과 죽음은 다르지 않으니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사랑 안에 나는 없었으니 돈 지오반니 DON GIOVANNI 외로워서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테크닉과 힘의 남자, 지오반니 누가 날 좀 어떻게 해줘! 그 웃음도 새벽이 오기 전에 그치리 너에게 내 몸을 보낸다 나오 지오반니가 되고 싶어 세 여자들의 합창 "잘 가라, 바람둥이..."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사랑은 용서를 품고 자란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 어쨌거나 인생은 두루두루 행복하게 첫날밤은 주인님 먼저 누가 저 백작의 바람기를 잠재울 것인가 같으면서도 다른 피가로와 수잔나 지혜로운 여자가 사랑을 얻는다 사랑 앞에 타인은 모두 훼방꾼 RECOMMENDATION 추천 음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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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는 남자는 그 사랑의 진정성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오텔로의 마음이 사랑으로 충만할 수 없던 이유는 자아에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이다. 사랑 속에 상대만 있고 나 자신이 없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자부심이 없는 남자. 열등감에 사로 잡혀 자중자애 하지 못하는 남자. 오페라 <오텔로>의 주인공 오텔로의 비극성은 이렇게 외부의 상황 때문이 아니라 인물의 내부에 있는 성격적 결한에서 비롯된 것이다.
--- p.1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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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하면 맨 먼저 노란 가발을 뒤집어쓰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서 과장된 몸짓으로 무대를 오가며 목청을 돋구어 노래하는 뚱뚱한 소프라노 가수를 연상한다. 왜 그것만 볼까. 그것은 오페라의 본질이 아니다. 오페라를 살아 있는 감동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음악과 연극의 다양한 표현 방법을 총동원해서 보여주는 삶의 진실성에 있다. 무대 위의 주인공이 부르는 아름다운 노래는 바로 우리들의 삶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p.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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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텔로는 무언가 강박에 시달리는 듯하다. 그의 기억은 점차 전쟁터의 모습에서 어릴적 흑인 노예로 팔려가면서 가족과 헤어지던 끔찍한 사건으로 넘어간다. 그는 쓰러질 듯 소리친다.
그대는 내가 겪었던 위험으로 나를 사랑하였고, 나는 그대가 보여주었던 연민으로 그대를 사랑하였다. 오텔로가 내뱉는 이 말은 아주 짧은 순간 지나쳐버리지만, 오텔로의 마음속에 깃들어있는 열등감의 단편을 나타낸다. 아내는 그의 용맹스러움을 말하고 있는데 왜 그는 아내가 자신을 동정한다고 생각할까. 오텔로의 암울한 자의식은 그를 곧 형편없는 질투의 노예로 만들어 야만성을 드러나게 한다. --- p.1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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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에 대해 자신 없는 사랑은 허물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사소한 정황에도 어느 순간 의심과 질투의 불길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데스데모나의 순결한 사랑을 이심한 오텔로는 이렇게 자기를 사랑하지 못한 남자였다.
--- p.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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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밤과 죽음 안에서만 완성된다' -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을 바라보는 사랑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 - 살로메 '사랑 안에 너만 있고 내가 없다면 절망 뿐이다' - 오텔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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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미국에서 오페라&뮤지컬 연출법을 공부하고 우리나라 최초라는 ‘오페라 연출박사(DMA) 학위’를 받아 가지고 돌아왔을 때 가장 큰 괴리감을 느낀 것은 오페라는 서양문화, 고급문화라는 일반인의 선입견이었다.
아름다운 노래, 극적인 반전, 숨가쁜 액션이 하나로 만나면서 이루어지는 감정의 깊숙한 몰입.그것은 오페라에 전문적으로 관여하는 사람들만 느끼는 것이 아닌 우리의 보편적인 감정에 이입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은 ‘오페라는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들이 보는 것’이지 굳이 자신이 즐길 만한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오페라 하면 맨 먼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과장된 몸짓으로 무대에서 목청을 돋우는 뚱뚱한 소프라노 가수를 쉽게 연상한다. 게다가 온갖 보석으로 치장하고 최고급 승용차를 타고 오페라 하우스에 우아하게 입성하는 상류층 귀부인들과 귀부인을 에스코트하는 연미복 차림의 남자를 떠올린다. 영화 등에서 과장해서 표현된 것이 오페라를 바라보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만들어주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이 설령 사실이라 하더라도 오페라의 본질은 아니다. 오페라가 서양 사람들의 호사스런 귀족 취미라고 여기는 선입견은 오페라의 핵심을 보는 눈을 흐리게 만든다. 오페라를 살아있는 감동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음악과 연극의 다양한 표현들을 총동원해서 보여주는 삶의 진실성에 있다. 오페라에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의 온갖 사연들이 다 들어있다.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관계 속에서 삶의 단편들을 발견해내는 기쁨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카타르시스다. 시대가 변해도 인생의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지금 눈 앞에서 공연되는 오페라가 전달하고자 하는 인생의 진실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면 어려운 용어와 대가들의 이름은 몰라도 된다. 저자는 대가들의 이름과 온갖 이론, 형식들은 오히려 오페라 감상의 진정한 방해요소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오페라 속에 담겨진 시대를 초월한 인생의 진실을 보는 것과 한 편 한 편의 오페라가 스토리를 통해 우리에게 ‘무슨’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느냐에 가장 큰 의미를 둔다. 그래서 저자는 오페라를 불러주지 않고 ‘읽어’주려고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