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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400년 동안 살아 있는 사람
한가한 땅에서 태어난 대담한 사람 그의 고향에 가고 싶었다 / 그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았다 / 가방끈은 짧아도 기본기는 탄탄했다 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연극에 미치게 만든 사람 내게 연극이란? / 본능의 연극 / 첫 작품의 첫 대사 / 400년이 지나도 여전히 감각을 건드리는 언어 / 연극의 본능이 끝없이 쓰게 하다 / 경쾌하고 명랑한 사랑 이야기를 하다 / 비극 시대의 개막 / 한 시대의 사람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사람 2장 햄릿의 마음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 햄릿이 아닌 사람은 없다 나는 아직도 햄릿이 편하지 않다 / 번민과 고뇌라는 무거운 짐 / 복수는 언제나 힘겨운 과업 스테이지 햄릿 : 빛은 감춰진 것을 드러나게 하고 진실을 찾아서: “불을 밝혀라!” / 복수는 나의 운명: “나를 기억하라” / 번민의 세월: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 오 운명이여: “남은 건 침묵뿐” 3장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사랑, 오셀로의 “죽이고 사랑하리라” 생의 마지막 순간, 우리는 사랑을 알까 이런 사랑이 어디 있어! 바보 아냐? / 인종을 초월한 파격적인 사랑 이야기로 세기를 앞서가다 / 군더더기 없는 흐름 스테이지 오셀로 : 슬픔과 두려움이 요동치는 사랑의 종말: “죽이고 사랑하리라” / 사랑은 나의 운명: “요술에 홀리지 않고서야” / 사랑의 여정: “지금 죽는다고 해도” / 사랑의 배반: “내 마음은 이미 돌로 변했어” / 4장 리어 왕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모든 고통은 내 안의 탐욕과 어리석음에서 비롯된다 그의 혼이 너울거리고 / 비극적 인생 역정, 가혹한 삶의 행로 / 인간에 관한 원형적이고 우주적인 이야기 스테이지 리어왕 ; 참을 수 없는 세상이 있어 선택은 나의 운명: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 / 배은망덕: 누구를 두려워하랴? / 깨달음의 슬픈 여정: 눈으로 볼 적에는 오히려 넘어졌지 / 운명의 수레바퀴: 욕망의 사다리는 끝이 있다 5장 맥베스는 우리 가까운 곳에 있다 불안이 지배하는 세계 양심을 배반하는 자, 영원히 잠 못 이루리 / 밤은 욕망을 은폐한다 / “마녀의 주문을 대본에 담았대” 스테이지 맥베스 :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오늘의 이야기 양심의 목소리: “이 피를 내 손에서 씻어낼 수 있을까?” / 야망은 나의 운명: “별들아, 빛을 감추어라!” / 죄는 죄를 낳고: “악으로 시작한 일은 악으로 다져야 하오” / 추락: “내 인생 여정은 누렇게 시든 낙엽이 되었어” 에필로그 인생이 존재하고 무대가 존재하는 한 그의 이름은 불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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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이전에도 비극은 있었다. 일찍이 그리스 작가들은 불가사의한 운명에 지배당한 인간이 겪는 시련과 고난을 비극에 담았다. 그들은 인간 스스로가 불행을 일으키는 약점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운명이 인간의 행,불행을 결정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어찌할 수 없는 힘 탓에 인간이 파국을 겪는다는 이른바 ‘운명 비극’이 탄생했다. 우리의 삶은 운명이라는 바람 앞에 흔들리는 촛불일 뿐인 것이다. 한마디로 ‘운명이 운명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다르다. 인간의 파멸과 몰락이 무자비한 운명의 여신 탓만은 아니다. 오히려 인간을 파국으로 이끄는 주요 원인은 인간 자신에게 있다. 그래서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성격 비극’이라 한다. 인간은 자신이 일으킨 파도와 폭풍에 휩쓸려 희생당한다. 한마디로 ‘성격이 운명이다.’---「프롤로그」중에서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완벽할 수도 없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의 운명을 통제할 수 없다. 이에 우리의 운명은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한다. 셰익스피어는 운명의 실타래가 엉켜 나락으로 떨어지는 삶을 익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불완전한 인간의 그 심연을 들여다보고 싶어했다. 그는 욕망이 불타고 있는 마음의 늪 속으로 주저 없이 깊이 더 깊이 걸어 들어갔다. 그는 자신이 탐색한 것을 기록했다. 위대한 비극이 탄생했다. 그 기록은 ‘인간은 무엇인가.’이다.---「1장 400년 동안 살아 있는 사람」중에서 햄릿은 무거운 인물이다. 슬픔과 무거운 복수심이 시종 그를 짓누르고 있다. 그러나 그의 영혼은 언제나 날이 서 있다. 내면은 언제나 펄펄 끓어 넘친다. 생각은 무겁다. 그러나 그의 고뇌는 가벼운 화살처럼 관객의 가슴에 날아와 박힌다. 행동은 양면적이다. 수도승처럼 침묵하면서도 광대처럼 자유롭다. 언어 역시 그 경중을 다 담고 있다. 대양을 휘몰아치는 폭풍처럼 사나운가 하면 등성이를 넘어오는 산들바람처럼 감미롭다. 그의 언어는 숙고와 격정, 침울과 경쾌, 냉소와 격려, 비판과 관용, 질책과 배려, 난폭과 친절, 느림과 빠름, 어둠과 밝음이 어우러진 심포니다. 나는 햄릿에게 묻는다. “클로디어스는 진정으로 회개하고 있지 않았는데 왜 기회를 놓쳤소?” 햄릿이 대답한다. “나는 기도할 때는 적어도 하늘에 있지요.” 나는 재차 묻는다. “인간은 분칠한 존재라는 것을 모른다는 말이오?” 햄릿이 대답한다. “물론 불완전하지요. 나도 불완전하고요.”---「2장 햄릿의 마음 속으로 걸어 들어가다」중에서 인종적 편견을 극복한 사랑 이야기, 독버섯처럼 피어나는 질투로 사랑이 지고 마는 허무한 사랑 이야기, 간교한 부하의 계략에 빠져 정숙한 아내를 교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는 슬픈 사랑 이야기, 그것이 '오셀로'가 연주하는 사랑의 노래다. 나는 이아고에게 묻는다. “도대체 왜 당신은 그렇게 잔인한가?” 이아고는 벌컥 화를 낸다. “잔인하다고? 내가? 당신은 내가 겪은 고통을 몰라! 내가 저놈을 위해 몸 바쳐 봉사한 대가가 뭐지? 내 덕에 무어 놈은 온갖 호사를 누리고 있어. 나는 평생을 살육의 전장에서 보냈어. 이 번득이는 칼을 봐. 무수한 적들의 피로 담금질한 것이지. 베니스를 지켜낸 칼이야. 이 칼로 이웃의 행복을 지켜냈지. 나는 평생을 타인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어. 이제 나를 지킬 차례야. 그것이 잔인하다고?” 나는 슬펐다. 전쟁이 만든 괴물, 이아고는 웃고 있었다.---「3장 세상에서 가장 지독한 사랑, 오셀로의 “죽이고 사랑하리라”」중에서 '리어 왕'은 권력과 재산을 물려받은 자식들이 배은망덕한 행위로 아비들을 도탄지고에 빠뜨리는 이야기요, 욕망의 사다리를 타고 오르다 탐욕에 눈이 멀어 추락하고 마는 인간 군상의 이야기며, 분별력을 잃고 어리석은 판단을 한 인간들이 겪는 수난과 깨달음의 여정이다. 나는 이 장면을 볼 때마다 마음속 가득 차오르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다. 셰익스피어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꼭 고난을 겪어야 시야가 넓어지는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왜죠?” “고난은 행복과 동등한 선생이니까요.” “고난 없이 행복이 넘치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요?” “진정한 삶이 아닙니다.” “진정한 삶이 뭔데요?”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지요.” “고난 없이는 진정한 삶을 얻을 수 없나요?” “그렇습니다.” “당신은 그런 삶을 살았나요?” “난 적어도 고난에 좌절하지는 않았지요.”---「4장 리어 왕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중에서 '맥베스'는 양심을 기만하고 야망을 이루었으나, 그 대가로 불면에 시달리는 영혼에 관한 보고서다. '맥베스'는 인간의 양심을 깨우는 성서다. '맥베스'는 인간이 얼마나 나약하? 쉽게 변절하는 존재인가를 생생하게 담은 기록화다. 자객들이 들이닥친다. “남편은 어디 있느냐?” “너희 같은 것들이 찾아낼 수 있는 더러운 곳에는 안 계실 거다.” 대지에 피가 뿌려진다. 인간의 죄를 구원하는 피다. 나는 분노한다. 악의 불길은 왜 이처럼 무참하단 말인가. 셰익스피어에게 묻는다. “악을 제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필요하단 말입니까?” 셰익스피어가 답한다. “이 땅에 인간이 존재하는 한 어쩔 수 없답니다.” 또 묻는다. “희망은 없습니까?” 셰익스피어가 답한다. “양심이 있습니다.” 악마 맥베스가 웃는다. ---「5장 맥베스는 우리 가까운 곳에 있다」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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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비극은 또 다른 이름의 희망이다
400년 전, 셰익스피어는 시대를 초월하며 인간의 삶을 예리하게 살폈다. 불의와 정의가, 선과 악이 끊임없이 갈등하는 불완전한 세계와 인간의 심연을 들여다보고 싶어했다. 그래서 그는 욕망이 불타고 있는 인간의 내면 깊은 곳으로, 인간의 욕망이 불타오르는 전장인 세상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리고는 자신이 탐색한 것을 기록했다. 자신의 내면뿐만 아니라 외부의 악으로 인해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으며 진실 혹은 진리를 발견하지만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햄릿, 맥베스, 오셀로, 리어 왕 같은 주인공들을 통해 삶, 죽음, 인간, 인생, 우주에 대해 기록한다. 선을 위해 선을 제물로 바칠 수밖에 없는 고통스러운 현실과, 영광과 번영의 고지에서 무참한 파국으로 치닫는 추락과, 무고한 죽음을 강렬하게 그려낸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는 언제나 그 비극적 최후를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슬픔에 빠진 인간, 잿빛 도시, 몰락한 국가들 속에서 인간의 이성을 넘어서는 정의의 법칙이, 폐허를 딛고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는 우주의 법칙이 있음을 말한다. 이렇듯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강렬하고 장엄하게 우리의 삶을 보여준다. 불완전한 인간과 불완전한 인간이 꾸려가는 세상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보여준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은 인간과 세상과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거울이 되어 우리 자신을 바라보게 한다. 그가 남긴 거울을 통해 우리의 가슴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그래서 세익스피어 비극은 슬픔이 있으되 우울하지는 않다. 그 자체로 희망이 될 수 있다. 21세기적 감성으로 접근한 셰익스피어 전문가의 재해석 메시지! 셰익스피어의 37개 작품 중 4대 비극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이 책은 전문가가 풀어놓은 단순한 해설서가 아니다. 20대 초반,『햄릿』을 통해 처음 셰익스피어를 만난 후 30년 동안 심장 가까이에 셰익스피어를 담고 살아 온 저자가 비극을 통해 그가 던진 인생의 화두를 점검해보고, 인생의 본질에 대한 뜨거운 질문과 성찰을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21세기 스타일의 ‘셰익스피어 여행 가이드’이다. 저자는 셰익스피어 비극을 “삶, 죽음, 인간, 우주에 대한 세상에서 가장 강렬한 명상록”이라 표현한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셰익스피어 비극은 또 다른 이름의 희망이다”, “셰익스피어 비극은 슬픔이 있으되 우울하진 않다”는 재해석의 메시지를 따뜻하고 섬세한 목소리로 전달한다. 인간이 존재하고 무대가 존재하는 한 셰익스피어는 불멸이다 셰익스피어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고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의 약점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았던 사람이고 그 약점이 인간과 삶의 비극을 만든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약점을 사랑했던 사람이고 그래서 언어가 존재하고 인간이 존재하고 무대가 존재하는 한 셰익스피어는 불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