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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프로페셔널
자신이 믿는 한 가지 일에 조건 없이 도전한 사람들
안대회
휴머니스트 2007.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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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광나치오
[도서] 벽광나치오
안대회 저 휴머니스트
10% 20,700
벽광나치오

책소개

목차

01. 여행가, 정란| 천하 모든 땅을 내 발로 밟으리라
02. 바둑 기사, 정운창| 승부의 외나무다리를 걸으며 오른 반상의 제왕
03. 화가, 최북| 내 붓끝에서 모든 것이 태어난다
04, 조각가, 정철조| 조선의 다빈치
05. 무용가, 운심| 검무로 18세기를 빛낸 최고의 춤꾼
06. 책장수, 조신선| 세상의 책은 모두 내 것이니라
07. 원예가, 유박| 번잡한 세상을 등진 채 ‘꽃나라’를 세운 은사
08. 천민 시인, 이단전| “그래, 나는 종놈이다” 외친 천재 문인
09. 음악가, 김성기| 나는 학을 내려앉게 한 현악기의 거장
10. 과학기술자, 최천약|자명종 발명에 삶을 던진 천재 기술자

저자 소개 1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현재 문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전통시대의 문화와 문헌을 학술적으로 엄밀히 분석하면서도 특유의 담백하고 정갈한 문체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고전의 가치와 의미를 전해왔다. 대동문화연구원장과 한국18세기학회 회장, 한국한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한국명승학회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제34회 두계학술상과 제16회 지훈국학상, 2023년도 SKKU-Fellowship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한양의 도시인들』, 『조선의 명문장가들』, 『벽광나치오』, 『정조의 비밀편지』, 『궁극의 시학』, 『선비답게 산다는 것』, 『담바고 문화사』 등이 있고,
성균관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현재 문과대학 학장을 맡고 있다. 전통시대의 문화와 문헌을 학술적으로 엄밀히 분석하면서도 특유의 담백하고 정갈한 문체로 풀어내 독자들에게 고전의 가치와 의미를 전해왔다. 대동문화연구원장과 한국18세기학회 회장, 한국한문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한국명승학회 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제34회 두계학술상과 제16회 지훈국학상, 2023년도 SKKU-Fellowship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한양의 도시인들』, 『조선의 명문장가들』, 『벽광나치오』, 『정조의 비밀편지』, 『궁극의 시학』, 『선비답게 산다는 것』, 『담바고 문화사』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채근담』, 『택리지』(공역), 『해동화식전』, 『한국산문선』(공역), 『소화시평』, 『북학의』, 『녹파잡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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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4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434쪽 | 636g | 153*224*30mm
ISBN13
9788958621744

출판사 리뷰

몽타주적 방법으로 재구성한 18세기 문화 인물들
― 《조선의 프로페셔널》의 특징 1


고전 속 존재들의 다양한 삶과 활동 가운데 현대 사회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존재가 마니아들이다. 마니아의 존재는 최근 소품문 연구 분위기와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소품문 연구로는 《조선후기 소품문의 실체》가 있고, 이 존재들을 부각시킨 인문 교양서로는 《미쳐야 미친다》이며, 이 현상을 조선 후기 사회의 지식패러다임의 변화와 문화변동이라는 문화사적 맥락을 짚어낸 책으로는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이라 할 수 있다.

조선을 뒤덮었던 성리학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영역에서, 자신의 시선으로, 자신의 시대를 만들어내 시대를 풍미한 프로페셔널들의 삶은 어디에 숨어 있는 것일까? 안대회 선생은 ‘역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으로 외로운 여정을 떠났다. 각종 사료와 문집 등의 자료더미에서 ‘전문가의 혼’을 지닌 사람들이 한 줄 또는 두 줄의 가량 등장하기 시작했다. 기록의 파편들을 조각내고 붙이고 잇고 또 붙이고 잇기를 반복하면서 ‘그 영혼’들이 자신을 말을 하기 시작했고, 그 말 속에 현대와 고전의 연결고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조선의 프로페셔널》은 하나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 기본적인 서사를 이끌어가고, 기록의 파편들이 주변에 모여들어 주인공을 더욱 빛나게 하는 방식으로 서술되고 있다.

이 책의 인물 한 사람 한 사람을 오래도록 관심을 갖고 지켜보았습니다. 대부분은 새로이 발굴된 인물들입니다. 학계에서도 거의 논의되지 않던 인물이 많습니다. 이미 단편적으로 소개된 사람들도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여 전모를 보이려 애썼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헌을 섭렵하여 조각난 이들의 삶을 복원하고자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참으로 의미있는 많은 새 자료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상상이나 추측에 의해 인물의 삶을 가공하지 않고 오로지 문헌을 근거로 그들의 삶을 조사하고 해석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과 노력을 뒤쪽에 참고문헌과 주석으로 보입니다.
지금 보기에는 정말 진정한 프로라고 말하기에 부족하고, 그들의 의식도 낭만적이고 승부욕도 약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의 진정성은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프로정신이 금전으로 바로 계산되지만 당시에는 금전보다는 역사와의 승부였습니다. 그들은 목숨과도 바꿀 만한 매력적인 자기의 분야를 개척하여 최고가 되기 위해 조건 없이 한 가지 일에 도전한 사람들입니다. 영혼을 불어넣어 자기 삶을 완성한 아름다운 인간들입니다. 그래서 케케묵은 문헌의 검은 글자들 사이에서 그들을 불러 깨우는 작업이 내내 즐거울 수 있었습니다.
― 《조선의 프로페셔널》 지은이의 말 중에서


자신이 믿는 한 가지 일에 조건 없이 도전한 사람들
― 《조선의 프로페셔널》의 특징 2


이 책에 등장하는 10명의 주인공들을 18세기에는 ‘벽과 치’라는 개념으로 표현했고, 20세기에는 ‘마니아’로 불렀다. 지은이는 이들에게 ‘프로페셔널(프로)’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말을 곱씹으면, 프로페셔널은 자신을 팔아 돈을 잘 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믿는 한 가지 일에 조건 없는 도전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본래의 의미를 캐낼 수 있다. 18세기 인물에게 이러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이 남녀노소, 지위고하 등의 중세적 문턱을 오직 자신의 전문가적 ‘기예’로 훌쩍 뛰어넘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조선의 프로페셔널》에서 집중적으로 파헤친 사람들은 용기와 집념의 화신들이다. 전라도 보성의 이름 없는 평민 소년 정운창은 바둑을 취미로 두지 않았다. 조선 제일의 국수가 되기 위해 10년을 오로지 바둑만을 연습했다. 그는 조선 최고의 바둑꾼이 되기를 원했던 것이다. 정란은 비록 조선 팔도의 산천을 모두 올랐지만 그의 목표는 중국과 일본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천민으로 남의 집 종인 이단전은 신분에 걸맞지도 않게 시인이 되고자 밤새우기를 10년간이나 했다. 선택을 하여 집중 매진하고 싶은 세계에 몰두함으로써 최고의 기술과 예술적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천재적 능력이나 가문의 배경이 아니라 자기가 좋아해서 선택한 것을 성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을 뿐이다.

뛰어난 예술가에 천문학자요 수학자, 지도학자인 정철조는 불행하게도 일찍 죽고 만다. 특별한 병도 없이 어느 날 갑자기 죽었다. 1781년(정조 5년) 12월 초닷새로 그의 나이 52세다. 그의 죽음을 접하고 황윤석은 담담하게 사망 소식을 일기에 남겨놓았다. 반면에 박지원은 제문을 지었다. 그런데 이 제문이 걸작이다.
“살아있는 석치라면 함께 모여 곡도 하고, 함께 모여 조문도 하며, 함께 모여 욕도 해대고, 함께 모여 비웃기도 하련마는. 몇 섬의 술을 마시고서 서로들 벌거숭이가 되어 치고받으면서 고주망태가 되도록 크게 취해 함부로 이 놈 저 놈 부르다가 먹은 것을 게워내고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위가 뒤집히고 눈이 어질어질하는 등 거의 죽을 지경이 되어서야 그만두련만. 이제 석치는 진정 죽었구나!……
석치와 더불어 원한이 있는 이들은 “석치 이 놈, 병들어 뒈져라!”라고 통렬하게 욕설을 퍼부었다. 석치가 죽었으니 욕설하던 자들의 원한은 벌써 갚은 셈이다. 죄값을 치르는 벌로는 죽음보다 더한 것이 없으니……“
죽은 자를 애도하는 구슬픈 제문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도대체 죽은 자를 앞에 두고 이런 제문을 쓴 이유가 궁금하다. 가만히 내용을 들여다보면, 평범한 인생을 사는 자들에 대한 조소가 들리는 듯하다. 술꾼으로 지낸 정철조의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그의 가슴 가득 담긴 분노를 읽을 수 있는 제문이기도 하다. 서양학문을 한다고, 무슨 천문학이니 지리학이니 한다고 조롱받으며 자기 길을 걷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은연중 떠올리게 만든다.
― 《조선의 프로페셔널》 162~165쪽, 조각가|정철조


매력적인 문화 캐릭터의 발굴과 조명
― 《조선의 프로페셔널》의 특징 3


우리들이 만나왔던 과거의 인물 캐릭터들은 대부분 정치적인 맥락에서 조명되었다. 조선시대의 인물들을 더욱 그러하다. 문화적으로 기념비적고 창조적인 업적을 남겼음에도 그들은 남인, 소론 등 정치적 맥락으로 분류되어 진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기록하는 사람들의 관심 밖에서 있던 존재했던 사람들이라 자취조차 남겨 있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진짜 전문가들보다 오히려 가짜들이 더 진짜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난감했던 것은 기록되지 않은 존재들의 발자취이다. 제대로 발굴되고 조명 받지 못한 존재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야 했다. 다행히 이러한 존재들의 가치를 눈여겨보고 짧으나마 기록을 남긴 이들이 있었다. 안대회는 이들의 기록들은 모으고 연결하면서 새로운 문화 캐릭터들을 발굴하고 조명하고 있다.
지은이는 이들의 ‘삶’과 ‘문화적 창조물’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로 복원해냈다. 자의식과 자존심으로 한 시대를 살아간 이들의 드라마틱한 삶을 발굴 조명한 것이다. 과거의 역사, 문화, 인물에 대한 새로운 원형과 상을 ‘200년 전의 프로페셔널들’이라는 시각으로 창조해낸 것이다.
그러기에 《조선의 프로페셔널》은 문화적 캐릭터들의 열정적인 ‘삶’과 전문가의 ‘혼’을 통한 새로운 문화사 읽기라고 할 수 있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처세를 위한 매뉴얼에서 벗어나, 영혼이 있는 문화의 깊은 맛을 접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힘든 길을 걸으면서 이들이 자신을 다진 것은 무엇일까요? 여기 열 사람을 보면 자부심과 자의식입니다.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과 자존심, 그리고 자신이 최고라는 자부심, 그리고 오기입니다.
최천약은 선진적이었던 중국 기술자의 조각솜씨를 보고서 나보다 나은 줄을 모르겠다며 “칼을 잡으면 무슨 물건이든지 그대로 새기지 못하는 것이 없다”고 조각솜씨를 자부했습니다. 책장사 조신선은 “천하의 책이란 책은 모두 내 책이지요. 책을 아는 천하사람 가운데 나보다 나은 사람이 없을 게요”라며 자부했습니다. 운심과 최북은 각기 약산동대와 금강산에서 “약산은 천하의 명승지요 운심은 천하의 명기(名妓)다. 인생이란 모름지기 한번 죽는 법, 이런 곳에서 죽는다면 더없는 만족이다.” “천하 명사인 내가 천하 명산에서 죽는 것이 좋다”라고 호기롭게 내뱉었습니다. 이런 말들은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만, 이들은 내뱉었습니다. 자부심과 자의식의 소산이지요.
간혹 그런 자부심을 꺾으려는 자가 있을 때에는 그들은 오기를 드러냈습니다. 최북은 자신의 뜻을 꺾으려 하자 아예 스스로 눈을 찔러 버렸고, 김성기는 하기 싫은 연주를 하느니 아예 거문고를 부숴버렸습니다. 최천약은 다른 장인들과 섞이지 않고 특별대우 받기를 원해서 아예 급료도 사양했습니다. 정란은 “북쪽으로 청나라와 남쪽으로 왜국까지 갈 수만 있다면 천한 노비가 되는 굴욕이라도 사양치 않겠다”고 했습니다. 스스로를 파괴하고 굴욕을 감내하면서라도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들은 대개 오만하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깔과 도도함이 있었기에 최고의 경지에 오른 것이 아니겠는지요?
― 《조선의 프로페셔널》 지은이의 말 중에서


한국 사회와 한국인 행동 양식의 원형을 포착하다
― 《조선의 프로페셔널》 출간의 의의


현대 한국사회의 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세력으로 젊은 마니아들의 행동 양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18세기 마니아들의 삶과 생각을 전하는 문헌들이 집중적으로 소개되면서 더욱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안대회의 《조선의 프로페셔널》은 21세기의 프로페셔널과 18세기의 마니아들이 서로 부딪히면서,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행동양식을 설명할 수 있는 원형을 외부에서가 아니라 우리 내부에서 조명한다는 것에 그 출간의 의의가 있다.
18세기 프로페셔널의 삶은 21세기 디지털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적잖은 생각거리를 준다.. 2~3백 년의 시간적 거리가 있고, 문화적으로도 복잡한 변화가 벌어진 상태에서 단선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지난 역사에서 현대 한국인의 행동양식의 원형을 찾아보는 것이 무의미하거나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조선시대 일반적인 인간의 모습과는 차별화된 그들의 행동방식과 삶을 통해 몇 가지로 유형화할 수 있다.
첫째, 18세기의 마니아는 조선왕조의 근간이 되는 주자학적 인간관, 세계관과 결별하여 주체적으로 살려는 의지를 보였다. 또 세계와의 불협화음을 감내하며 자신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갔다. 틀 속에 안주하려 하지 않고 틀을 벗어난 생각과 행동을 함으로써 그 시대의 고독한 창조자가 되었다. 그러한 모습이 현대 디지털 문명 세계에서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는 창조적 소수와 겹쳐진다.
둘째, 조선의 마니아는 집안에 틀어박혀 있지 않았다. 세상이 자기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세상에 대해 자기 존재를 드러내려 애썼다. 현대 한국의 마니아나 폐인들의 성향도 그러한 18세기의 마니아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한다. 이것은 흥미로운 비교거리이며, 일본의 ‘오다쿠’들이 보이는 행동방식과 비교할 때 차별화된다고 하겠다.
셋째, 조선의 마니아는 세상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대안으로 후원자와 동지를 규합하기에 애썼다. 그리하여 고독한 자신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지식인들을 찾아 자신을 옹호할 논리를 제공받았다. 이들은 동일한 생각을 가진 동지들과 어울려 활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넷째, 소수이기는 하지만 조선의 마니아들을 보호하고 지원한 존재들이 있었다. 18세기 마니아를 역사에 매몰시키지 않고 드러낸 지식인들의 존재나, 그들을 후원한 권력과 부를 소유한 일부 패트런이 존재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군주인 정조의 어느 한 분야에 대한 실력을 갖춘 인재를 존중한 통치의 방식은 지금도 여전히 생각해볼 문제다. 정부나 기업의 역할이 사회 전반과 개인의 창조적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이렇게 역사적으로 입증된다.

리뷰/한줄평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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