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책 머리에
제1부 90년대 혹은 조울증 사회적 조울증과 냉소주의 중독증 시대 공주병 이야기 『자본론』이야기 메타포 연습 가는귀먹은 세계의 유머 월드컵 열기와 도박 월드컵의 정신분석학 유예되는 현재 아시아에서 뚱뚱한 사람으로 산다는 것 아줌마, 아름다운 아줌마 신창원의 인권운동 가족이기주의에 대하여 도토리의 키 재기 관광에 대하여 당산철교를 관광자원으로... 국립묘지 구조조정 핸드폰 쓰레기 봉투 폭탄주 혹은 친밀성의 속도전 재수없다 위인전을 개혁하자! 나는 구지식인으로 살 것이다 왕과 캡 영어 공용화론 군필자 공무원 시험 가산점 유감 대형서점 운영방침 정치라는 극장 옷 파동 동성애자에 대해 여성 100인위 게시판에 대해 제2부 학교, 그 어두운 곳 사람들은 왜 학교에 다니는 것일까? <랜섬> 체벌을 거부하는 사회의 도래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스승의 날을 아예 공휴일로 하자 <여고괴담>2002 교권이라는 말에 대해 과외 금지 위헌 판결과 한국 사회 승복의 기제로서의 시험 제3부 관목숲, 대중문화 TV는 사랑을 싣고? 아빠의 도전? 사이버 가수 아담 인터스코넷의 나비 오양 사건 이 무슨 '용개리 통뼈' 인가? 북한 사람의 두 얼굴? 너희가 중딩을 아느냐? 국가의 적은 무엇인가? <육감>과 <함정> 지금 한반도에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 늘고 있는 TV 자막들 토크쇼 사회 남성 리비도의 유인, <허준>의 인기에 대하여 제4부 세계화, IMF 그리고 세기말 문화의 세계화 忘年會, 送年會, 그리고 望年會 IMF가 바꾼 것 애국을 소비하라는 문구들에 대하여 어떤 고통 분담? 국민적 주식투자의 대가 '고개 숙인 아버지'가 아니라 '고개를 든 아빠'를 위해서 Y2K X-file 왜 세기말은 우울하지 않은가? 제5부 미친 신문 병든 공론장 『월간조선』한국어 강좌 그 신문에는 침을 뱉을 필요도 없다 386, 모욕적인 아이러니 부패 공화국과 표적 사정 제6부 에세이와 강연 『푸코의 진자』에 대하여 위기의 시대의 흐린 풍경화 - 박수근 론 진리와 쾌락이 서식하는 미로, '도서관' 동물원에 대한 명상 |
김종엽의 다른 상품
|
누구나 각자 자기가 속한 세대에 대해서 충실할 이유가 있다. 청계천에서 80년대 사회과학 서적들은 킬로그램당 몇백원씩에 팔리고 있다. 그 책들을 만들기 위해서 '도바리'를 쳐야 했고, 그 책들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깜빵'에 가야 했던 시대에 속한 세대에게 이것은 일종의 자기 모욕이기도 하며(누가 그 책들을 모두 내다 팔았겠는가?), 이런 사태는 그 책들을 빌미로 사람들을 잡아넣던 수사관과 검사들에게조차 당혹스러운 일일 것이다(그들은 종래 재생지 공장으로 갈 책들을 체제 위협적인 것들이라고 생각한 과대망상증 환자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나는 시대의 결을 거슬러 그것을 솔질하는 심정으로, 내 모든 [자본론]들, 그 무거운 [자본론]들을 지고 '이사'갈 것이다. 내가 그 책들을 예전의 정열로 다시 읽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그것이 내가 지고 가야 할 짐임에는 분명한 듯 싶다.
--- p.35 |
|
그렇다면 세기말 혹은 밀레니엄이라는 말에 깃들인 불안(혹은 희망)이란 그저 상징적 질서 내부로부터만 연원하는 것일까?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상징적 질서와 실재세계는 서로 상이한 계열에 속하는 것이지만, 그 둘은 서로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흥미로운 것은 지금의 세기말이 아니라 지난 세기말이다. 분명 그 시대의 서구인들은 그 시대를 강렬한 불안 속에서 지냈다. 그들은 그 불안을 달력의 시간 속에서 투사하여 한 세기의 마감을 그 시대의 불안의 기호로 삼았다. 상징과 실재의 조우가 일어났으며, 그것을 통해 불안은 상징의 영역으로 이전되었다. 그렇다면 그 불안의 원천이 된 현실 자체는 어떤 것이었을까? 그것을 지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매독, 유태인, 노동계급, 여성 등 서구 부르주아의 문화적 질서를 위협하는 많은 요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보다 더 결정적인 것은 그 시기가 세계 자본주의의 헤게모니가 넓게는 유럽, 좁게는 영국으로부터 미국으로 이행하던 때였다는 점이다. 요컨대 영국과 그 주변 유럽의 헤게모니 실추가 세기말 불안의 강력한 원천이었던 것이다. 아마 이 점에서 가장 징후적인 것의 하나는 1897년에 씌여진 브램 스토커의『드라큘라』에 등장하는 미국인 금융자본가, 퀸시 P. 모리스라는 인물이다. 이 모호한 인물은 드라큘라와의 야릇한 공모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그는 트란실바니아로부터 온 타자 드라큘라에 투사된, 영국이 진정으로 불안해한 대상이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이 드라큐라의 죽음이 아니라 미국의 금융자본가의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
--- p.251~2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