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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우스, 신이 되다
클라우디우스의 죽음에 대한 세 가지 설명 ─수에토니우스 ─타키투스 ─디오 카시우스 옮긴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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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디우스는 열다섯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소녀인 세 번째 아내 메살리나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클라우디우스가 그토록 신뢰하고 의지했던 메살리나는 사실 천하의 요부였다. 당시 로마 최고의 미남으로 통했던 실라누스가 메살리나의 유혹을 거부하자, 메살리나는 누명을 씌워 클라우디우스로 하여금 실라누스를 즉결 처형하게 만든다. 이 사건을 계기로 원로원에서는 클라우디우스가 이제 본색을 드러내고 공포정치를 시작한다고 쑥덕거렸다. 이렇게 메살리나는 클라우디우스의 신임을 등에 업고 온갖 악행을 저질렀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황후에게 눈과 귀가 먼 클라우디우스의 평판은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
한편 공화국의 부활을 위해 로마의 기틀이 잡히기 전까지만 황제 노릇을 하겠다고 결심했던 클라우디우스는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라도 계속 권력을 놓을 수가 없다. 3권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클라우디우스의 내면의 갈등이 탁월하게 묘사되어 있다. 클라우디우스는 42년에는 국경을 북아프리카까지 확대하고, 43년에는 브리타니아를 점령하고, 44년에는 유대를 속주로 합병했는데, 특히 장애인으로서 한 번도 직접 전장에 나가본 일이 없는 클라우디우스가 지혜와 용단으로 브리타니아를 정복하는 과정, 그리고 기인(奇人) 헤로데와의 묘한 우정과 그의 파국을 재치 있고 흥미롭게 들려준다. 한편 가이우스 실리우스를 유혹하여 비밀리에 결혼까지 한 메살리나의 반역 음모가 들통 나자 클라우디우스는 큰 충격을 받는다. (48년) 사실 메살리나는 로마 역사상 가장 성적으로 방탕한 황후였던 것이다. 클라우디우스는 다시 조카 아그리피닐라(소(小)아그리피나)를 네 번째 부인으로 맞는데, 이것은 또 다른 비극의 시작이었다. 클라우디우스는 아그리피닐라의 권력욕을 채워주기 위해, 자신의 친아들 브리탄니쿠스의 희생을 무릅쓰고 그녀의 아들 네로(54-68년 재위)를 양자로 받아들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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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릿광대 클라우디우스, 로마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변신을 보인 황제
클라우디우스는 말더듬이, 절름발이, 간질 환자였다. 황실의 핵심 멤버였음에도 불구하고 음모로 얼룩진 정치판에서 어느 누구도 그런 클라우디우스를 주목하지 않았다. 바보로 통했기 때문이다. 리비아가 권력을 위해 자신의 아들(공화주의자였던 클라우디우스의 아버지)마저 독살하고, 티베리우스와 칼리굴라 황제가 아우구스투스의 친손자들을 비롯하여 모든 정적을 제거하는 와중에도 끝까지 살아남은 황실의 핏줄은 바로 이런 클라우디우스였다. (우리나라의 흥선 대원군과 유사하다.) 하지만 클라우디우스는 20세기 초에 와서 로마 역사상 제정 초기의 유능한 황제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나는 황제 클라우디우스다』는 이렇게 우스꽝스러운 인물이었던 클라우디우스가 권위 있는 황제로 변모하는 과정과 대비를 드라마틱하게 묘사하고 있다.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는 현대인의 문제를 깊이 파고든 역작 왜 클라우디우스인가? 그레이브스는 20세기 사회 문제를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고민한 지식인이었다. 그가 내놓은 저술들은 모두 현대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를 논하는 문제작이었다. 그레이브스의 역사소설들 역시 형식은 소설이지만, 실은 가치관의 혼돈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처한 딜레마를 보여주고 있다. 『나는 황제 클라우디우스다』에서도 작가가 묘사하고 있는 클라우디우스 시대의 도덕적 해이, 심리적, 정치적 문제는 사실 현대의 모습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로마의 도덕적 타락을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로마의 기품 있는 전통을 고수하려고 분투하는 클라우디우스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의 고뇌와 다르지 않다. 건전한 가치관이 시대착오전인 것으로 변질된 반면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도덕이 바로 세워지지 못한 타락한 로마 사회에 짓눌린 클라우디우스의 조용한 저항은 사실 급속도로 변해가는 현대에 내동댕이쳐진 개인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작가는 클라우디우스를 통해 현대인이 당면한 정신적인 딜레마를 탐구하고 있다. ⑴ 도덕적 타락과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 평범한 개인이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⑵ 혼란과 폭력이 일상이 된 현실에서 개인이 어떻게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까? ⑶ 과연 혼탁한 현대 사회가 과거의 악몽을 잊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레이브스가 위대한 역사소설가로 평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처럼배경은 로마이지만 사실 현대 인간이 당면하고 있는 과제를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출간 직후 지금까지 70여 년간 변함없는 베스트셀러 역사소설 로마의 전기 작가 수에토니우스, 역사가 타키투스와 디오 카시우스 등은 클라우디우스를 유약한 성품의 소유자로 그리고 있는 반면, 리비우스는 클라우디우스에게서 훌륭한 역사가의 자질을 발견했다. 또 클라우디우스가 남긴 공공문서나 서신을 보면 상당히 현학적이면서 논리적이고도 단호하다. 반면 사법 분야 등에서 선진적인 개혁을 단행했으나, 원로원 의원을 즉석에서 처형 명령을 내리는 등 독단적인 모습을 보인다. 사실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 기록만으로 우리는 클라우디우스를 일관되게 이해하기 힘들다. 이 점이 바로 클라우디우스에 대한 역사가들의 평가가 다소 일관되지 못한 이유다. 로버트 그레이브스의 위대한 점은, 『나는 황제 클라우디우스다』를 통해 우리는 이런 클라우디우스의 상반된 면모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소설가의 상상력과 구성력 덕분에, 독자는 인간 클라우디우스의 유약함과 단호함이 공존하는 이유, 그리고 공화주의를 꿈꾸는 이상주의자로서의 클라우디우스와 독재자이자 유능한 황제 클라우디우스 두 가지 모습 사이에 존재하는 내적인 갈등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 클라우디우스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점이 바로 1934년 처음으로 출간된 이래 74년 동안 꾸준히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