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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솔숲에서 마음을 씻다-상왕산 개심사/길의 끝에서 기다리다-삼각산 도선사 사람이 있어 아름다운 길-오대산 월정사/흰나비의 춤사위-능가산 내소사 해를 품다-금오산 향일암 마음으로 닿는 곳 고단한 민초의 삶을 보듬다-서운산 청룡사/처마 아래 벌거벗은 여인이여-정족산 전등사 작은 것이 아름답다-마니산 정수사/뒷간에 앉아 매화에 취하다-조계산 선암사 절집인가 보물인가 바다 밑 제비집에서 사슴이 알을 품네-조계산 송광사 학은 늙은 소나무에 둥지를 틀고-영축산 통도사 물은 물, 산은 산-가야한 해인사 선사의 향기를 찾아 밤하늘의 보름달-덕숭산 수덕사/콧구멍 없는 소-연암산 천장암 어둠 속의 길 찾기-백암산 백양사/잠시 옛사람 생각에 젖다-운주산 봉선사 도봉산정에 달은 뜨고-도봉산 망월사/금정산의 법고소리-금정산 범어사 |
堤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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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눈발이 그친다. 맑디맑은 햇살이 마당에 쏟아진다. 하늘을 가득 메우던 눈꽃들이 꿈속인 듯싶다. 우리네 인생이 이러할까?
生死於是 是無生死 생사어시 시무생사 생사가 이곳에서 나왔으나, 이곳에는 생사가 없다. 해안스님의 탑비 뒷면에 적힌 글이 그러했었다. ‘범부 해안’은 가고, 남은 것은 봄날에 한바탕 내린 눈과 같은 흔적뿐. 두고 가신 시라도 한 편 가만히 읽어볼 일이다._능가산 내소사 --- p.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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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빌려오지 않더라도, 백양사는 아름답다. 가만히 연못 바위에 앉아 백암산 암봉 위로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십오야 달처럼 마음이 맑아질 것만 같다. 하지만 정작 백양사가 아름다운 것은 절집의 풍광보다도 이곳에 머물며 덕을 베풀었던 높은 스승들의 향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천왕문 옆에는 탑비가 서 있다.‘만암대종사 고불총림백양사.’그리고 아래쪽에 새겨진 ‘이뭣고’라는 글귀. 바로 오늘날의 백양사를 있게한 만암스님의 화두다. “이 몸뚱이를 끌고 다니는 이놈이 무엇인고?”“마음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요, 부처도 아닌, 이것이 무엇인고?”_백암산 백양사
--- p.1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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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깨닫는 책!
산사는 ‘탈속’의 공간이다. 속세의 사람들은 두 어깨에 진 세상의 시름과 욕심을 잠시라도 벗어놓고 고요 속에 묻혀 깨달음의 세계를 만나고자 산사를 찾는다. 『천개의 강에 비친 달』은 그런 일상에서 지친 사람들에게 몸과 마음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쉼터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가 산사의 ‘숨겨진 미(진리)’를 찾아 발품을 판 데는 이러한 까닭이 있다. 유홍준은 그의 문화답사기에서 "아는 것만큼 느낀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산 넘고 물 건너 명산대찰에 가더라도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오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에도 그러할진대, 법당 기둥에 한자로 길게 매달려 있는 낡은 현판쯤이야. 이럴 때 ‘주련에 담긴 뜻과 유래를 알 수 있는 책 한 권’이 손에 들려 있다면? 여유롭고 자신에 찬 표정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그와 같은 책이다. 마음을 여는 개심사, 추억의 전나무 길 월정사, 예인의 슬픔을 보듬어 주는 청룡사, 선이 숨 쉬는 수덕사, 납자들의 정진도량인 백양사, 그리고 삼보사찰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절 18곳을 돌며, 지금껏 사찰 기행산문집에서 누구나 하나 애틋하게 보듬어 주지 않았던 보석을 발견해 닦아 내놓는다. 그러므로 초·중·고등학생들을 둔 부모님이나 학생들과 현장 학습을 함께 해야 하는 선생님에게 참고자료로 좋을 것이며, 절을 바라보는 관점 또한 달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