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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김효선
바람구두 2007.06.11.
베스트
여행 top100 18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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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카미노의 여인으로 거듭나다"
1장 "즐겁게 들어서는 길" 나바라, 라리오하 지방, Day01~Day12
2장 "마음으로 걷는 길" 카스티야레온 지방, Day13~Day25
3장 "저 높은 곳으로 오르는 길" 카스티야레온 지방, Day26~Day30
4장 "다 이루는 길" 갈리시아 지방, Day31~Day42
5장 "비스케이만을 따라 걷는 노던웨이" 아스투리아스, 칸타브리아, 바스크 지방, Northern Way Day1~Day7
에필로그 "끝나지 않는 카미노"
Afterword "나의 카미노 친구들"
참고문헌 "산티아고 가는 길을 준비하며 읽은 책들"
준비하기 "산티아고 가는 길의 A to Z"
알베르게 "산티아고 가는 길의 모든 숙소 목록"

저자 소개 1

중년의 여유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여행에 올인’한 몇 년. 그녀는 ‘카미노 여인’, ‘여행의 휴먼테크’, ‘자유로운 여행자’, ‘걸어 다니는 크리에이터’, ‘여행의 마이크로 트렌드 세터’라는 애칭을 갖게 되었다. “바람구두의 첫 책에 매료되어, 주저없이 『기차 타고 북미여행』 원고를 투고했으나, 그만 물먹은 나. 그래도 질소냐. 난 다시 배낭을 쌌고, 이번에는 로마인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유럽여행의 일환으로서 스페인으로 갔다. 산티아고 가는 길 800킬로미터를 내리 걷는 동안 나는 다시 확인했다. 중년은 제2의 청년기임을! 당차게 떠난 나를 산티아고 길이 너
중년의 여유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여행에 올인’한 몇 년. 그녀는 ‘카미노 여인’, ‘여행의 휴먼테크’, ‘자유로운 여행자’, ‘걸어 다니는 크리에이터’, ‘여행의 마이크로 트렌드 세터’라는 애칭을 갖게 되었다.

“바람구두의 첫 책에 매료되어, 주저없이 『기차 타고 북미여행』 원고를 투고했으나, 그만 물먹은 나. 그래도 질소냐. 난 다시 배낭을 쌌고, 이번에는 로마인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유럽여행의 일환으로서 스페인으로 갔다. 산티아고 가는 길 800킬로미터를 내리 걷는 동안 나는 다시 확인했다. 중년은 제2의 청년기임을! 당차게 떠난 나를 산티아고 길이 너끈히 품어 안고서, 고통조차 아름답게 느껴지는 ‘길의 힘’으로 거듭나게 했듯이, 중년의 여유를 자양분 삼아 색다른 문화의 향유와 열린 가슴들과의 만남으로 활짝 꽃 피워내는 중년의 나그네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그래서, 이젠 더 늦출 수 없다! 도보와 기차를 중심으로 중장년을 위한 다양한 세계문화 탐방 프로그램을 계발, 운영할 내 오랜 꿈을! 길이 있어 우리는 살아 있고, 길과 우리가 조화를 이루는 순간 나그네의 꿈은 물씬 영근다.”

4년째 진행 중인 개인 프로젝트인 ‘카미노 3부작’ 사이사이에도 저자는 벌써 사진작가 배병우 등과 팀을 이뤄 카미노(#01 프랑세스 길)를 한 차례 더 다녀왔고(2008년 가을), 제주도의 4배 크기인 일본 시코쿠四國 섬을 도보로 일주하며 88사찰 순례도 마쳤다(2009년 봄).

김효선은 자유로운 여행자다. 그는 여행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어떤 돌발 상황도 받아들이며, 지금 걷고 있는 바로 그 풍경의 일부가 되는 여행을 지향한다. 그래서 그녀의 여행은 우리가 잊고 사는 소중한 것들을 일깨워준다. 김효선은 여행의 마이크로트렌드 세터다. 누구나 좇아가는 메가트렌드 여행이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여행을 새로운 트렌드로 만든다. 가장 자기다운 모습을 찾아가는 여행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효선은 걸어다니는 크리에이터다. 도보여행을 통해 얻은 영감과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유형의 여행을 재창조해낸다. 최근에는 느리게 걷는 여행과 녹색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해 정부와 해당 지자체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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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6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310쪽 | 34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486870

예스24 리뷰

사람들은 왜 '산티아고'에 탐닉하는가
여준호
2007.06.26.
수많은 사람들이 해마다 여름이면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산티아고 가는 길로 모여든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예수의 열두 제자의 한 사람인 야고보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고 전해지는 산티아고 성당까지 가는 순례길이다. 12세기에 예루살렘이나 로마에 버금가는 성지로 떠오르면서 당시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도로이기도 했다. 16세기 종교 개혁과 더불어 급속히 쇠퇴했던 이 길은 1987년 유럽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1993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종교를 가진 이들의 순례길이었던 산티아고가는 길을 지금은 수많은 사람들이 종교와는 상관없이 자신들을 순례자라 부르며 걷고 있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의 저자 김효선도 우연히 산티아고가는 길을 알게되어 순례를 준비하였고, 50여일 간의 느리고 긴 여행 속에서 유럽의 친구들을 만나며 유럽의 문화를 온 몸으로 느끼고 돌아와 책을 남겼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는 저자 김효선이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걸으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장소에 대한 기록이다. 정확히 49일 간의 여정을 하루씩 아줌마 특유(?)의 꼼꼼함으로 잘 정리해 놓았다. 하루의 이야기는 출발지와 도착지, 하루에 걷었던 거리와 도착지의 알베르게(순례자용 숙소)에서 받은 확인 도장을 독자들에게 보여주며 시작한다.
처음에는 소제목이라 할 수 있는 이 정보들을 대충 무시했는데 책을 읽을수록 사소한 기록으로 보였던 소제목(출발지와 도착지, 하루에 걸은 거리)과 알베르게에서 받은 도장을 보는 것만으로도 저자와 함께 순례길을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걸었던 산티아고 가는 길을 언젠가 따라 걸을지도 모르는 독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라고 생각 된다. 알베르게에서 순례자들에게 증표로 찍어주는 도장의 문양도 저자가 들려주는 지역의 이야기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 많아 책 읽는 재미를 더 해 준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저자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재활을 위해 아버지와 함께 걷는 스위스 소년, 모든 순례자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4살짜리 독일 꼬마, 82세의 고집불통 스웨덴 첼리스트 할아버지, '죽음을 집에서 기다리지 않는다'는 사라예보 할머니, 그리고 순례길을 함께 하게 되는 네덜란드의 얀과 그의 누나 헤니도 만난다.
이들이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걷는 이유는 모두 다르다. 이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공통점은 산티아고 가는 길 위에 함께 있다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 미리 알고 있던 사이도 아니고, 약속을 한 것도 아니라 그저 우연히 만났을 뿐인 길 위의 순례자들은 때로는 서로를 도우면서, 때로는 자기 자신 만에 집중하면서 순례길을 걷는다.

순례를 처음 시작할 때 순례자들은 순례자협회 사무실에서 순례자 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순례자 증명서를 받기 위한 절차 중에는 산티아고 가는 이유에 대답을 해야 하는 것이 있다. 종교, 문화, 스포츠, 영적인 이유, 기타 다섯 개 중에서 고르면 되는데 스포츠나 기타인 경우에는 증명서 발급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저자는 다섯 개의 이유 중에서 영적인 이유를 골랐고, 실제로 막힘 없이 걷고 싶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가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도 종교나 문화적인 이유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한 영적인 이유에서 길을 걷고 있었다.

순례자들에게는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찾기 힘든 여유로움과 열정이 있다. 물론 긴 순례길을 스포츠를 하듯 빠르게 걷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은 길을 걸으며 길 자체를 사랑하고, 오랜 걷기에 지친 자신의 몸이 내는 소리에 집중하는 여유로움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들은 산티아고 가는 길 자체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준다.
스스로를 돌아 볼 잠깐의 여유조차 갖기 힘든 현대인들과는 달리 순례자들은 산티아고 가는 길 위에서 철저하게 자기 자신에게 집중한다. 길 위에서 자기 자신을 돌아 보며 마음의 휴식을 갖는 것. 그 매력 때문에 해마다 수 많은 사람들이 산티아고를 찾는 건 아닐까? 종교적인 이유를 넘어서 나를 찾는 순례. 굳이 산티아고가 아니라도 유행처럼 퍼지고 있는 걷기 여행에 슬쩍 동참하고 싶은 이유다.

책 속으로

알면 사랑한다고 했던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산티아고 길을 알고 사랑에 빠지기를 나는 기대한다. 카미노에 얽힌 전설과 역사, 10대로 80대도 각자의 리듬으로 걸으며 바닥나고 망가진 자아를 재충전하는 길, 무엇보다 함께 온몸으로 카미노를 만나며 진한 우정으로 다시 걸어 나갈 힘을 채워주던 친구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낯선 곳이지만, 누구나 결심만 하면 이 길에 오를 수 있다. 무자비한 생의 질주 속에서 간절하게 느림과 여유를 꿈꾸는 이들, ‘어떻게 살까’의 문제에 직면하여 새로운 계획과 국면의 전환을 꾀하는 이들, 사람에 대한 관심이 시들고 무기력한 나날 속에서 새로운 용기가 필요한 모든 이들에게 나는 이 낯선 길로 떠날 것을 서슴없이 권한다. 산티아고 가는 길로 떠나고자 하는 이들과 함께 난 다시 ‘카미노의 여인’이 되어 길 위에 설 것이다. (p.8, 프롤로그에서)

생각없이 틀어놓은 TV에서는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 <안나 카레니나>가 한창이다. 이미 결말 부분에 다다른 영화는 슬픈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 사랑은 영원한가, 영원하지 않은가? 오스트리아 아줌마는 지나고 보니 사랑은 정말 영원하지 않은 거라며 쓸쓸히 말한다. “내게 사랑할 수 있는 열정이 남아 있다 해도, 영원하지 않은 사랑에 몸과 마음을 싣고 싶지 않아.”
내가 지나쳐온 사랑은 어떠했던가? 나의 사랑 역시 영원하지는 않았다. 누구라도 그러하듯 나에게 열렬한 사랑의 경험은 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영원할 거라고 믿었던 크기만큼 처절한 상처도 받았다. 그러나 왜 영원할 수 없는지 대들고 항변한들 무엇 하랴. 사랑은 어쩔 수 없이 다가오고 또 끝나는 것인데….
이제 나이가 들고 보니, 사랑은 이성과만 해야 하는 건 아니란 걸 알겠다. 이 넓은 세상에는 연애보다 훨씬 더 가슴 뛰는 일들이 그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길을 걸으며 나는 그 진리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힘차고 길어온 산티아고 길과 나는 얼마나 진한 연애에 빠졌던가. 밤이 다 가는 줄도 모르고 나는 이름도 모르는 그녀와 사랑의 상처와 이를 뛰어넘는 열망에 대해 끝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pp.266~7, Day47, 이안네스의 호스텔에서)

그리움은 길을 향해 열려 있다. 길은 마치 사랑하는 연인처럼 내게 속삭인다. 어서 오라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설렌다. 난 내 인생에서 열정의 시간은 이미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내 인생에 새로운 계절이 열렸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카미노는 내게 고통과 인내를 요구했지만, 그보다 더 큰 희망과 기쁨으로 보답했다. 이제 새로운 길,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난 기꺼이 즐거운 나그네가 되어 다시 길을 걸을 것이다. (p.291, 에필로그에서)

--- 본문 중

출판사 리뷰

길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인 곳 ‘산티아고 가는 길’

스페인 북부지역을 동에서 서로 가로질러 이베리아 반도 서쪽 끝까지 약 800km를 걸어가는 길, 카미노-데-산티아고(카미노가 ‘길’이니까, ‘산티아고 가는 길’이란 뜻). 산티아고는 성인 야고보를 가리키는 스페인 이름이고, 그래서 산티아고 가는 길은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로 이어지는 여러 갈래 순례길들을 가리킨다. 그 중 원래 로마인들이 만든 ‘비아 트라이아나’가 오늘날 대표적 카미노인 ‘프랑스길’이 되었고, 중세 이후 가톨릭 성지순례가 본격화되면서 1993년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기에 이른다.
‘카미노 여인’ 김효선은 2006년 작열하는 이베리아 반도의 뙤약볕을 받으며 50일이 넘도록 느리고 길게 유럽친구들을 만나며 유럽문화 속으로 걸어 다녀왔다. 이 책은 그 길에 바치는 작가의 기나긴 연애편지와 다름없다.
길 떠나기 전 작가는 이미 카미노를 향한 짝사랑에 밤을 밝혔다. 어렵사리 구한 몇 권의 영어책을 읽으며(p.300) 카미노에 얽힌 역사와 풍습을 단단히 공부했고, 돈과 시간과 체력을 비축했다. 그리고 기어이 떠났다. 그 일정을 따라가 보자.

유럽 최고의 길에서 유럽을 만나다

프랑스 최남단의 생장피드포르에서 출발해 피레네 산맥을 넘으면 <롤랑의 노래>가 들릴 듯한 론세발레스에 도착한다. 사라센제국과 겨루던 프랑크왕국의 황제 샤를마뉴가 선물한 명검 듀렌달을 치켜세우던 롤랑의 뿔나팔 소리 가뭇없이 사라져간 론세발레스의 알베르게(순례길 내내 피곤한 여행자들을 반기는 저렴한 숙소)에서 보낸 첫날밤(p.34).
자신만의 바늘과 실 비법으로 친구들의 물집을 치료하며 면허 없는 ‘물집 전문 닥터’(p.44)의 명성을 얻은 김효선. 잔혹하기로 악명 높은 소몰이 축제 ‘산페르민’의 도시 팜플로나를 지나(p.49), 카미노 친구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음은 라리오하 지방의 밀밭길 사이로 난 길을 거치고, 우아한 다리 푸엔테라레이나를 건너(p.62), 환상의 동굴 같은 알베르게에서 단 10유로에 최고급 포도주를 곁들인 저녁식사 자리로(p.64) 유럽 최고의 길은 이어진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재활을 위해 아버지와 함께 걷는 스위스 소년도 만나고(p.74), 4살짜리 독일 꼬마(p.107), 82세의 스웨덴 첼리스트(p.132), 일본 사무라이와 묵언수행 중인 중국 승려(p.195), 또 ‘죽음을 집에서 기다리지 않는다’는 사라예보 할머니들(p.146)도 만난다. 여행길 내내 함께 하게 되는 네덜란드의 얀과 헤니 자매도 만난다. 길고 긴 언덕을 싸목싸목 걸어 오르다, 문득 양희은의 ‘한계령’이 입에 걸려 나와 펑펑 울었는데, 언덕길을 오르자 얀이 정상에 앉아 기다린다.

“낯선 길 위에서 나를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 기쁘다. 얀은 내게 바나나 한 송이를 내밀며 얼굴을 살피더니 아프냐고 묻는다. 울음 그친 지가 한참 전인데 그 말을 듣자 다시 왈칵 눈물이 솟는다. 무방비상태로 펑펑 울며 나는 잠시 마음이 아팠을 뿐이라고 대답하고, 그는 말없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p.91)

파울로 코엘료와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탐 닉했던 바로 그 길

산티아고 가는 길은 이슬람과 가톨릭 문화가 긴긴 역사 속에서 서로 스며들어 한 데 어우러져 그곳만의 독특한 색깔을 자아내는 곳이다. 바로 그런 마법스러운 힘에 이끌려 파울로 코엘료(p.186)와 베르나르 올리비에(p.40)는 이 길에 탐닉했는지도 모른다. 성인 야고보와 연관된 전설(p.10), 애꿎은 한 독일 청년의 처형과 관련된 산토도밍고 교회 닭장에 깃든 전설(p.92), 자녀 잉태와 치유의 기적(p.108), 스페인의 영웅 엘시드(p.114)와 이베리아 반도의 무어인 이야기(p.116), 유럽에서 ‘아이를 데려다 주는 새’로 통하는 황새 이야기(p.152), 비야후랑카 알베르게의 유쾌한 마법사 이야기(p.179) 등이 작가의 탄탄한 연구와 현장취재를 통해 맛나게 펼쳐진다.
길 위의 낭만도 어지간하다. 20일째, 테라디오스 알베르게(p.136)의 한 장면이다. 더블린의 가수와 스웨덴의 첼리스트가 나이와 국적을 잊은 채로 서로 어울려 함께 노래한다. 비노 블랑코(백포도주)의 취기를 빌려 카미노 위에서 맞는 스무 번째 밤을 축하하는 자리는 여행자들의 뇌리에 깊은 추억을 아로새기며 아름답게 깊어간다. 어디 그뿐인가? 첩첩산중의 매춘클럽(p.183), 산티아고 대성당 감상법(p.218), 대서양변 땅끝 마을 피니스테레에서의 특별한 완주 세리모니(p.245)까지, 느릿느릿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길은 이어진다.
작가는 길 위에서 결혼식 장면도 두 번씩이나 지켜본다. 스테인드글라스가 황홀한 레온 대성당의 결혼식이 지극히 유럽스러운 풍경을 보여주었다면(p.151), 카미노의 끝인 피니스테레의 땅끝 대서양변에서 결혼식을 올린 멕시코 커플은 팜플로나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을 키워 결혼식까지 카미노 위에서 치렀다(물론 그 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이긴 했다. p.248). 특별한 길의 마침표로서는 더 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세리모니인 것.

비스케이만을 따라 걷는 노던웨이

작가는 피니스테레까지 42일간의 걷기를 마친 뒤, 때로는 버스를 타고, 때로는 ‘재즈가 흐르는 열차’ 훼베(p.262)를 타고, 때로는 다시 걸으며, 이번에는 서에서 동으로 노던웨이를 간다. ‘선사시대의 미켈란젤로’의 작품인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p.271)가 있는 길이고, 떠돌이 어네스트 신부님의 독특한 알베르게(p.276)가 있는 길이다. 스페인어뿐만 아니라 바스크어로도 안내방송을 트는 열차를 타고 구겐하임 미술관의 도시 빌바오로, 다시 스페인 최고의 여름 휴양지인 산세바스티안으로 향하지만, 이미 작가의 마음속에는 떠나온 길을 향한 ― 혹은 새 길에 대한 ― 그리움만 가득하다.
“그리움은 길을 향해 열려 있다. 길은 마치 사랑하는 연인처럼 내게 속삭인다. 어서 오라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설렌다. 난 내 인생에서 열정의 시간은 이미 끝난 줄 알았다. 하지만 산티아고 길을 걸으면서 내 인생에 새로운 계절이 열렸다.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었다. 카미노는 내게 고통과 인내를 요구했지만, 그보다 더 큰 희망과 기쁨으로 보답했다. 이제 새로운 길,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며, 난 기꺼이 즐거운 나그네가 되어 다시 길을 걸을 것이다.” (p.291, 에필로그에서)

지금은 카미노 친구들과 또 다른 여행을 모의 중!

카미노에서 만난 세계의 친구들이 지금 실크로드에 다시 모일 궁리 중(p.297)인 한편, 작가는 자칭 ‘걷기 전도사’가 되어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과 관련된 중장년층을 위한 다양한 문화여행프로그램을 계발, 보급할 꿈에 부풀어 있다.
책의 말미에는 산티아고 가는 길을 준비하며 꼭 기억해야 할 점과 반드시 읽어야 할 책들, 또 산티아고 가는 길의 모든 알베르게 숙소 목록이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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