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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庚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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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외다리로 서 있는 물새가 졸리운 옆눈으로
맹하게 바라보네, 저물면서 더 빛나는 바다를 바다에 깔린 저녁 노을도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저물면서 바다는 더 빛난다. 마치 죽음을 앞둔 사람의 눈동자가 문득 생시보다도 더 빛을 발하는 걸처럼. 물새가 외다리로 서서 아무 생각없이 그것을 바라보고 있다.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와 그것을 뜻없이 바라보는 물새 한 마리. 이미지가 지나치게 선명해서 오히려 작위적이다. 만약 그 물새가 바라보는 것에 뜻을 두었더라면 이 시는 이만큼 산 시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pp.80~8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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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삶의 힘을 주는 시
신경림 시인이 이 시선집에 실린 시들을 신문지상에 소개하던 때는 IMF 구제금융의 한파가 먹구름처럼 온국민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던 때다. 어쩌면 IMF 국제금융은 국민들에게 경제적 어려움보다 정신적 충격이 유별났던 때일 것이다. 가난의 설움이야 누군들 겪어보지 않았을까만 세상은 그 가난을 간신히 벗어나려는 사람들에게 더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에 연재 중 신문독자들이 시인이 소개하는 시를 읽고 많은 위무와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는 후일담은 시가 얼마나 시대적 가치를 갖는가를 웅변한다고 하겠다. 니체는 일찍이 '한 국민의 삶은 창조적 비전을 가진 사람들인 예술가들에게 달려 있다. 예술가를 죽여보라. 그러면 그대는 한 국가의 생명을 죽이는 것이 되리라'고 설파한 적이 있는데, <한국경제신문>에 시인이 시를 소개하면서 보여준 독자들의 반응이 마치 니체의 말을 입증해 주는 것 같다.
신경림 시인은 후기 격인 「책을 엮으며」에서 "당시 여러 독자가 보내온 편지들은 (…) 돈과 효율만으로 모든 가치가 결정되는 불행한 시대에, 시마저 없다면 세상이 얼마나 삭막하겠느냐고 물어왔다"고 당시를 회고하고 있고 애초에 이 꼭지를 기획했던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고두현 기자는 신경림 시인이 시를 소개 중이던 당시 '삶을 보는 새로운 시각'울 깨달았다며 감사의 전화를 수십 통 받았다고 그때를 회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