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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경건한 마음으로 한 칼, 한 칼, 조각도를 쥔 손목에 힘을 주었다. 칼이 만(卍)자 모양으로 돌면서 글자를 자르는 모습을, 칼을 쥔 손의 각도와 발 디딤새를 파 나갔다. 칼이 목판을 한 번 지나면 선이 살아나고, 날카롭게 파내며 화면에 긴장감을 주었다. 손에 힘을 주어 두텁게 떠내면 무겁고 응축된 힘을 느끼게 했다. 그는 거칠게 뜯어내듯 끊어 쳐내기도 하고 얕게 떠내서 선의 부드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날카롭게 번뜩이는 칼날과 빠른 춤사위 속에 탐욕(貪), 성냄(瞋), 어리석음(癡), 싫음(厭), 괴이함(妖), 파괴(壞), 더러움(汚), 간사함(邪), 근심(慽)을 뜻하는 글자가 조각조각 흩날렸다. 그는 이 세상에 덮여 있는 온갖 사악한 것을 도력(道力)의 칼로 베어버리는 춤사위를 심혈을 기울여 제작해 나갔다.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