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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_ 금붕어들이 사는 연못/어린 시절의 기억/우리의 소박함/광부 연장 주머니/광부 선술집/전쟁이 끝난 후/옛 동요 가락에 맞추어/석탄 줍기/하치장 비탈 숲 속의 산보/현실 같지 않은 오월의 어느 날/아직도 여전히/별빛 밝은 밤 천장으로 난 창/삶/믿음에 대한 경외심 가운데 드는 대담한 생각/"필레몬과 바우키스"주제의 변주/"필레몬과 바우키스"주제의 두 번째 변주/보리수/씩씩한 원칙/가치 타고 가기/보리수 꽃핀다, 그리고 밤이다/자연시/호박琥珀 보석나무/도나우 골짜기 위 북극 높이로/니더바이에른에서의 겨울 망상/종 모양 새모이를 매단 나무/모진 정월/파사우 아래쪽 도나우 아침/하늘에 대한 믿을 수 없는 소식/오래된 뜰 생울타리의 잔여/녹슨 빛깔 이파리의 알펜로제/황야, 엽서 위에 붉은 터치를 한/커다란 여름 보리수/여름에 날마다 5시 30분이면/작은 개/동아시아손님/신문이 있는 아침 식사/인간이라는 말
2부_ 피아니스트/21세기 작품이 있는 콘서트/천재와의 화해/귀한 권고/푸아드 리프카/원고가 놓였던 곳/풍자 시구/바깥에서 아이들이 노는 동안, 책상에 앉아/빚으로 남은 대답/하이쿠 교실/노령의 하이쿠 3부_ 북쪽에서/니켈레 근처 핀란드/헬싱키에서 이른 시각에/낙원의 장소/공연 전에/프로방스의 돌담/메아리 시조/위로를 모르는 시조/한 분단국을 위한 씁쓸한 시조/서울, 궁宮/서울의 거리 모습/서울의 선교/메가메트로폴리스 서점/노 명인과의 드라이브/오죽烏竹/절 너머/옛 문체로 쓴 한국의 옛날 일/하지만 노래 속에서는 4부_ 알베르 카뮈의 죽음/양귀비달/헤르만 렌츠/동물 조각가 토어어야르의 마지막 스케치, 그 위에 이름을 쓰다가 손이 굳은/하인츠 토이어야르의 묘비명/해골 언덕들이 가르치는 것/죽음 이후에 계속되는 삶에 관하여/도약/아래로/사망증명서에 끼워 넣는 종이/알렉산더 폰 파버-카스텔 백작의 새 무덤, 겨울이 오기 전에/*** 5부_ 인류에 대한 소식/석비石婢 미주 옮긴이의 말 악보들 |
Reiner Kun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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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라는 말
어디든 인간이 인간에게 인간인 곳에서는- 발언하라 말을 부끄러움 때문에 --- p.88 한 분단국을 위한 씁쓸한 시조 정자가 논밭가에 서 있은들 보려 하지 않는 이에겐 아무 노고도 안 보이리. 임금님의 온 신하들은 증언하리, 농부들은 허리 굽힐 따름이라고. 더 잘 아는 이 누가 있겠는가, 한때 정자가 서 있던 그 땅보다. --- p.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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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된 언어감각과 날카로운 통찰, 그리고 노년의 지혜가 더해진
독일 서정시의 거목, 라이너 쿤체 10여 년 만의 새 작품집《보리수의 밤》 독일 최대 문학상인 ‘게오르크 뷔히너상’ 수상작가 라이너 쿤체가 10여 년 만에 새 시집을 냈다. 그는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과 절제된 언어로 대변되는 작가. 독일어에서 대문자로 쓰는 명사마저 거의 소문자로 쓸 정도로 최대한 목소리를 낮춘 시들을 낸다. 따뜻하면서도 바늘 끝처럼 깊이 와 닿는 예리한 인식을 가진 그의 이번 시들은 제각기 아름다운 사연들과 만나 깊고 융숭한 강을 이룬다. 작가가 직접 심은 보리수를 지나 적요한 밤 강가를 여행하면서 우리는 소박하면서도 위대한 시편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집에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교환교수인 롤란트 브라이텐펠트 씨가 시인의 작품에 곡을 붙인 악보가 실려 다채로움을 더함은 물론, 자료집으로서의 가치도 높였다. 롤란트 교수는 라이너 쿤체와 마찬가지로 구동독 시절을 체험했던 인물. 당시 반정부의 표식으로 그의 시를 집 현관문에 걸어놓았을 정도로 애정을 가진 그는 이번 작곡을 통해 시인에게 깊은 경의를 표했다. 총 5부로 이뤄진 《보리수의 밤》에는 1930년대 구동독에서 태어나 전쟁과 분단을 경험한 작가의 유년 시절이 그려져 있다. 논밭 한 번 가져보지 못한 안타까움과 끼니 해결을 위해 석탄을 줍는 꼬마 아이의 모습이 교차하고, 밤늦게까지 술을 먹는 광부 아버지의 숨죽인 울음이 행간 사이사이를 수놓는다. 반면 작가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는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 역시 시편에 담겨있어 절묘한 대비를 이룬다. 라이너 쿤체의 이러한 시선은 구동독 시절 사회에 산재했던 문제들과도 만난다. 그리하여 예술과 언어 등을 규제하고 탄압하던 정부에 대한 비판과 성찰이 냉철하게 그려진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누구나 말할 수 없는 것들. 구동독 독재 체제의 핍박과 견제 그리고 추방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했던 시인은 예나지금이나 날카로운 언어 조탁과 감각을 통해 낮으나 사실은 그래서 더 강력한 물음표들을 던진다. 정부에 대한 느낌표만 가득했던 당시, 라이너 쿤체와 같은 시인의 물음표들은 몰래 숨어서 새 세상을 꿈꾸던 자들에게는 희망과도 같았다. ◎독일에서 온 편지, 한국에 보내는 열두 편의 시詩 라이너 쿤체의 한국과의 인연을 말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할 인물은 번역자이자 서울대학교 독어독문과 전영애 교수다. 평소 둘은 서한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분이 있었다. 2005년 전 교수의 번역으로 시전집 《시》가 나왔고 시인은 한국을 일주일 정도 방문했다. 그는 그 때 한국에 대한 많은 생각을 했고, 그것이 바로 이번 시집에 열두 편의 시로 담겼다. 독일 태생인 그는 우리의 전쟁 체험 세대와 마찬가지로 전쟁과 분단을 모두 경험했으므로 아무래도 대한민국에서 느낀 것들은 남달랐을 것. 기행시가 수록된 3부의 시편들을 통해 작가는 율곡 이이, 황진이 등의 작품과 여러 고궁에서 느낀 소회는 물론 모두가 핸드폰을 들고 있는 첨단 도시 서울의 풍경 등을 예리한 인식과 감각으로 포착해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