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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흩어진 달력종이 8월 은유 구름 없는 흰 하늘 뒤처진 새 혹서(酷暑) 종말의 징후 심상찮은 파사우 세기의 강설(降雪) 영원한 삶이 있다는 강변 로렌부르크의 파이프오르간 Ⅱ 헬싱키, 여명에 사라지며 항구가 내다보이는 포르투에서의 장례 우크라이나의 밤 젊은 젤마 메어바움-아이징어 시인을 위한 묘비명 파울 첼란 기념비 체르노비치 반역자의 특권 혁명 시 도둑 노래 Ⅲ 나와 마주하는 시간 사물들이 말이 되던 때 인간에게 부치는 작은 아가(雅歌) 시인에게 요구하지 말라 너는 누구길래, 시인아 로버트 그레이가 쓴다, 시 「어스름」을 Ⅳ 인간이라는 존재 밤에 육십 년 전 내 자신의 증명사진 너희 때문에 쉬운 먹잇감 기차 여행 문 앞의 신들 현존 기한 Ⅴ 늙어 불가역적 말을 잃고 와해 비밀통문 우리 나이 드물게만 꿈은 내게로 왔다 친구로 밤 보고서 우리를 위한 하이쿠 이젠 그가 멀리는 있지 않을 것 |
Reiner Kun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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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떼가, 남쪽에서
날아오며, 도나우강을 건널 때면, 나는 기다린다 뒤처진 새를 그게 어떤 건지, 내가 안다 남들과 발맞출 수 없다는 것 어릴 적부터 내가 안다 뒤처진 새가 머리 위로 날아 떠나면 나는 그에게 내 힘을 보낸다 ---「뒤처진 새」중에서 검은 날개 달고 날아가버렸다, 붉은 까치밥 열매들 잎들에게 남은 날들은 헤아려져 있다 인류는 이메일을 쓰고 너는 말을 찾고 있구나, 네가 더는 모르겠는 말, 없다는 것만 알 뿐인 ---「나와 마주하는 시간」중에서 내 유년의 곡식 밭에서 밀은 여전히 밀이고, 호밀은 여전히 호밀이던 때, 추수를 끝낸 빈 밭에서 나는 주웠다 어머니와 함께 이삭을 그리고 낱말들을 낱말들은 까끄라기가 짧기도 하고 길기도 했다 ---「사물들이 말이 되던 때」중에서 우리 나이 굽히기가 어려워지는 나이, 하지만 쉬워지지 숙이기는 우리 나이 놀라움이 커지는 나이 우리 나이 믿음에는 잡히지 않으며 태초에 있었던 말씀은 존중하는 나이 ---「우리 나이」중에서 이젠 그가 멀리는 있지 않을 것, 죽음이 깨어 나는 누워 있다 저녁노을과 아침노을 사이에서 어둠에 익숙해지려고 아직은 동터온다, 새날이 하지만 나는 말한다, 더는 말할 수 없어지기 전에 잘들 있어! 고목나무들 앞에서는 절하고 모든 아름다운 것에는 나 대신 인사해주길 ---「이젠 그가 멀리는 있지 않을 것」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