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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곳에 있지 않을 거예요
양장
봄날의책 2021.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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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책 세계시인선

책소개

목차

I
닥터 마틴, 당신은
음악이 다시 밀려온다
외국에서 온 편지 몇 장
정신과 의사에게 시인을 말하다
그런 여자
퇴마사들
학사주점 벽에 걸린 어느 노파의 초상
추방자들
산부인과 병동의 이름 없는 여자아이
아버지 살갗에 돋은 이끼
정오의 정신병원 잔디밭 산책
종 울리기
자장가
빠진 재료
기다리는 머리
더는 파고들지 말라고 간청하는 존에게
이중 초상
역할 분배
죽은 자들은 아는 진실
내 모든 멋진 이들
비탄
별이 빛나는 밤
나는 기억한다
비가에 대한 저주
낙태
저 깊은 박물관에서
귀신들
요새
거들을 입은 여자

벽의 꽃
주부
도피
주술
1월 북동풍이 부는 동안 쓴 편지

II
그리고 하나는 우리 마님께
태양
당나귀를 타고 달아나라
역사 흉내 내기
어머니와 잭과 비
천사들과 사귀기
사랑 노래
남자와 아내
실비아의 죽음
미친 자들의 해를 위하여
마흔의 월경
죽기를 소망한다
결혼식 날 밤
1958년의 나
자살 메모
중독자
살아라
접촉
키스
가슴
그날
내 자궁을 축하하며
살인자 사랑하기
아내에게로 돌아가는 나의 애인에게
딱 한 번
다시 그리고 다시 그리고 다시
다들 다른 여자 얘기를 알지
외로운 수음자의 발라드
지금이다
우리
무릎 노래

III
황금 열쇠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하얀 뱀
라푼첼
개구리 왕자
들장미
야망새

엄마와 딸
여자 패는 남자
미친 애나
징크스
분홍신
다른 하나
봄 죽이기
정사의 천사들
예수 깨어나다
예수 잠들다
예수 죽다
예수 태어나지 않다

IV
신들
문을 열고 선 죽음 씨에게
죽음 아기
보잉 707기에서 기도하기

걷는 예수
노 젓기
내전
두 손
내 생의 방
마녀의 삶
용기
엘리베이터를 타고 하늘로
남자가 여자에게 들어갈 때
무지의 시인
죽은 심장
잠긴 문들
악을 좇는 자들

격분
노 젓기가 끝나노니

V 유고
자비길 45번지
양에게 말 걸기
아이를 낳는 자들
도시 지키기
그때 그것은 어디에 있었나
이혼
분리
사랑을 죽이며
끝, 중간, 시작
담배와 위스키와 거칠고 거친 여자들
이혼, 그대의 이름은 여성
좋아하기, 사랑하기
씁쓸함 말하기
죽음 왕
일만 이천 일의 신혼여행
1월 19일
1월 24일
2월 4일
3월 7일
8월 17일

옮긴이의 말
해설
추천사

저자 소개 2

앤 섹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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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Sexton

20세기 미국 시문학사에서 실비아 플라스, 에이드리언 리치 등과 더불어 여성의 이야기를 대범하게 그린 작가. 매사추세츠 주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엄격한 훈육과 정서적 결핍으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고, 평생 우울증, 양극성장애, 죽음충동과 맞서 싸워야 했다. 아내이자 엄마, 가정의 천사로서 여성의 역할이 중시되던 시기에, 몸에 대한 예민한 인식, 성, 섹스, 자살, 낙태, 불륜, 욕망, 정신질환 등 그동안 시에서 잘 다루지 않던 금기된 소재를 과감하게 드러내어 큰 공감을 얻었다. 시집 『살거나 죽거나(Live or Die)』로 ‘퓰리처 상’(1967년)을 받았고,
20세기 미국 시문학사에서 실비아 플라스, 에이드리언 리치 등과 더불어 여성의 이야기를 대범하게 그린 작가. 매사추세츠 주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엄격한 훈육과 정서적 결핍으로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지 못했고, 평생 우울증, 양극성장애, 죽음충동과 맞서 싸워야 했다. 아내이자 엄마, 가정의 천사로서 여성의 역할이 중시되던 시기에, 몸에 대한 예민한 인식, 성, 섹스, 자살, 낙태, 불륜, 욕망, 정신질환 등 그동안 시에서 잘 다루지 않던 금기된 소재를 과감하게 드러내어 큰 공감을 얻었다. 시집 『살거나 죽거나(Live or Die)』로 ‘퓰리처 상’(1967년)을 받았고, 시인으로서 빛나는 성취 가운데 있었으나 아쉽게도 마흔여섯의 나이에 죽음을 택한다.

‘홀린 마녀’처럼 시대의 금기와 씨름하며 걸어온 삶의 길에서 시가 생을 지탱하는 치료제였고 힘이었다. 가부장제의 틀 속에 매여 있으나 마음은 새로운 영토를 꿈꾸는 여성들, 사랑을 받고 사랑을 품어 나누어주는 엄마이자 딸로 살아가는 여성들의 속울음과 갈망과 상실의 목소리를 이토록 생생하게 그려낸 시인은 시문학사에서 많지 않다. 앤 섹스턴은 지금 시대 우리가 경청해야 할 여성의 목소리, 시의 목소리이면서 동시에 주어진 생에 정직하게 최선을 다한 삶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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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海京

서울대학교 미학과를 졸업하고 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경영학과 공공정책학(국제관계) 석사과정을 마쳤다. 생태와 환경, 사회, 예술, 노동 등 다방면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글쓰기 사다리의 세 칸』 『캣피싱』 『저는 이곳에 있지 않을 거예요』 『어떤 그림』 『풍경들: 존 버거의 예술론』 『야자나무 도적』 『사소한 정의』 『북극을 꿈꾸다』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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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1월 26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736쪽 | 734g | 130*213*47mm
ISBN13
9791186372906

책 속으로

한때 나는 아름다웠다. 한 줄 한 줄 고요히 선반에서
기다리는 모카신을 세는
나는 이제 나다.
--- 「닥터 마틴, 당신은」 중에서


소리. 나는 맹세한다
가장 엄숙하게 맹세한다, 여름 한철 사랑의

온갖 잡동사니에 대고, 나는
당신을 모른다.
--- 「퇴마사들」 중에서


그대여, 그런 순간이었다
믿으려면
잠시 꽉 붙잡아야 하는 순간
믿는다는 건 사랑의 행위, 그러니까
말로 할 때조차, 말이 어디로 갔든 간에.
--- 「추방자들」 중에서


나, 한 번도 여자아이임을 그다지
확신한 적 없는 나는 또 다른 삶이,
나를 일깨워줄 나와 똑 닮은 다른 이미지가 필요했다.
이것이 내 최악의 죄였다. 너는 그걸 치유할 수도
진정시킬 수도 없다. 나는 날 찾으려고 너를 만들었다.
--- 「이중 초상」 중에서


가버렸어, 나는 말하고 교회를 걸어 나온다
묘지로 가는 뻣뻣한 행진을 거부하고
죽은 자가 홀로 영구차에 타도록 버려둔 채
6월이다. 나는 용감해지는 데에 질렸다.
--- 「죽은 자들은 아는 진실」 중에서


저 질주하는 밤의 짐승 속으로,
저 거대한 용에게 꿀꺽 삼켜져, 아무 깃발도,
아무 욕구도,
아무 울음도 없이
내 생과 갈라서고 싶다.
--- 「별이 빛나는 밤」 중에서


아, 사랑아, 우리는 왜 이렇게 다투는가?
나는 네 온갖 경건한 이야기에 질렸다.
또, 온갖 죽은 사람들에게도 질렸다.
그들은 당최 듣지 않으니,
그냥 가만히 두라.
묘지에서 발을 빼라
그들은 죽어 있느라 바쁘다.
--- 「비가에 대한 저주」 중에서


어떤 여자들은 집과 결혼한다.
그것은 다른 종류의 피부. 집에는 심장과
입과 간과 배변 활동이 있다.
벽은 영구적이고 분홍색이다.
그녀가 종일 무릎을 꿇고 앉아
얼마나 성실하게 자신을 씻어내는지 보라.
요나처럼 발뺌하던 남자들이
제 육신의 어머니를 억지로 밀고 들어온다.
여자는 그 자신의 어머니다.
그게 중요하다.
--- 「주부」 전문


내 안의 모두는 새.
나는 모든 날개를 치고 있다.
사람들은 너를 제거하고 싶어 했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네가 무한히 텅 비었다고 했지만
너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네가 아파서 죽어간다고 했지만
그들이 틀렸다.
너는 여학생처럼 노래를 부르고 있다.
너는 찢기지 않았다.
--- 「내 자궁을 축하하며」 중에서


오늘 밤 소년과 소녀는 하나다.
블라우스 단추를 푼다. 지퍼를 내린다.
신을 벗는다. 불을 끈다.
어렴풋이 빛나는 그 생명체들은 거짓말로 가득하다.
둘은 서로를 먹는다. 배불리 먹는다.
밤에, 홀로, 나는 침대와 결혼한다.
--- 「외로운 수음자의 발라드」 중에서


죽기 전엔 깨끗한 셔츠를
입어라, 어떤 러시아인이 말했지.
침 흘린 자국이 없는 걸로, 부탁해요,
달걀도, 피도,
땀도, 정액도 묻지 않은 걸로.
신이시여, 당신이 제가 깨끗하길 원하시니,
맞춰보도록 할게요.

--- 「옷」 중에서

출판사 리뷰

앤 섹스턴은 시와 삶을 일치시켰다. 그렇게 시의 운명을 개척했다
앤 섹스턴은 살기 위해 시를 썼다. 자신의 삶을 고백했다. 상처를 직시했다. 가부장제에 맞서며, 물질만능주의를 비판했다. 정전(正典)에 균열을 냈다. 죽음의 본질을 파악하고자 했다. 시와 삶을 일치시켰다. 그렇게 앤 섹스턴은 시의 운명을 개척했다. 눈부시다. 그런 시 127편이, 원문과 함께 여기에 있다. ― 장영은(『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저자)

*
1928년 태어나 1974년 마흔다섯의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미국 시인 앤 섹스턴은 지금도 여전히 활발하게 읽히고 연구되는 20세기 대표 시인이다. ‘미친 주부’라 불리며 살아생전 독자들의 사랑과 평단의 인정을 동시에 누린 드문 시인이었을 뿐아니라, 살아서나 죽어서나 끊임없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문제적 시인이기도 했다.

앤 섹스턴은 정신질환과 자살충동, 부모와 자식, 남편, 친족, 애인, 담당의사 등을 포함하는 친밀하고 사적인 관계의 내밀한 실상, 여성에게 부여되는 사회적 압박이 여성의 몸과 여성의 공간과 여성의 의식에 미치는 영향 등, 기존의 시가 금기시하던 소재와 주제를 과감하게 다룸으로써 시의 영역을 크게 넓혔다.

시는 섹스턴에게 사회적 ‘쓸모’와 삶의 목적을 주었다. 그에게 시는 사회적 시선은 물론이고 자신마저 부정적으로 보았던 스스로의 어떤 측면이 무가치한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자신의 시가 지금껏 문학이 주요하게 다루지 않았던 트라우마를 앓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을수록 섹스턴의 심리상태는 더욱 불안정해졌다. 고질적인 조울증에 더해 알코올과 니코틴 중독, 자살 기도, 무분별한 섹스, 불륜, 낙태 등 일탈행위가 이어졌다.

하지만 섹스턴은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인간으로서, 창조적 존재로서 자유로워지기 위해서는 ‘여성’ 자체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하는 사회적 관행을 깨트릴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여성의 생리와 임신, 낙태, 자위, 섹스, 쾌락을 이야기하는 그의 시는 당대 작가, 평론가, 독자 들에겐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한편으로, 그의 시는 여성을 독립된 인격이 아니라 성적 대상으로만 보는 가부장제의 모순을, 그리고 성폭력과 비윤리적 관계와 불륜이 만연한데도 그것들이 드러나지 않기를 바라고 드러내지 않기를 요구하는 미국 중산층 사회의 부도덕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폭로적이었다. 그 폭로의 한쪽에 자신을 위치시킨다는 점에서 섹스턴의 시는 자기파괴적이기조차 했다.
하지만 섹스턴은 억압의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증명하는 희생자이자 폭로자로서 제 몫의 역할을 수행했다. 섹스턴은 광포한 가부장제가 지배하는 장으로서의 여성의 몸과 의식, 세계를 혼란스러운 모습 그대로 드러냈다. 그것이 바로 섹스턴식 ‘저항’이었다.
그렇지만 ‘여성’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대가는 컸다. 섹스턴은 자신의 사생활을 내주어야 했다.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섹스턴은 자신의 여성을,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낱낱이 시로 옮겼다. 하지만 가부장제에서 여성이 맺는 모든 관계에는 사적 관계의 색이 입혀지고, 그 모순을 폭로하는 작업은 필연적으로 사적 관계의 단절로 이어졌다. 살기 위해 쓴 시 한 편 한 편이 시인을 한 발자국씩 세상 바깥으로 밀어냈다. 죽음으로써만 살 수 있다고 느꼈던 시인의 마음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앤 섹스턴은 1974년, 생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 어머니의 유품인 낡은 모피를 두르고 생을 마감했다.

세상이 바뀌고 시대가 바뀌어도 앤 섹스턴의 시는 낡고 오래되어 퇴색되는 대신 자꾸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며 더욱 다가온다. 그의 시에 대한 평단의 평가 역시 지금까지 계속해서 변해왔다. 시인은 세상에 없지만, 시인의 시는 나날이 새로워진다.

추천평

앤 섹스턴은 나의 공포를 길들이고, 관찰하고, 묘사하고, 나를 즐겁게 해줄 몇 가지 재주를 가르치고는 한 번 더 나의 숲에서 질주하도록 놓아준다. 내가 이 시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 커트 보니것 (소설가)
앤 섹스턴은 금기였던 주제들을 다룬 용기뿐만 아니라 언어가 노래하게 만들 줄 아는 재능 때문에 중요한 시인이다. ……세상에는 위대한 재능을 가진 시인들이 많지만 최고조일 때의 앤 섹스턴은 누구도 쓸 수 없었을 시를 쓴다. - 에리카 종 (시인이자 소설가, 『비행공포』의 저자)
현명하고 정숙한 여성들, 의식이 투철하고 신념이 뛰어난 여성들만이 여성은 아니다. 앤 섹스턴은 그 어디에도 갇히지 않는 그 자신이 된다. 그렇기에 그의 시를 읽는 나도 그 끝에서 비로소 이 사회가 원한 무수한 ‘역할’을 내려놓을 수 있다. 또 반대로 어떤 역할들은 인정하기도 하면서 그 사이에서 뛰어놀기도 하는 ‘내’가 된다. 앤 섹스턴의 시는 그렇기에 무한하다, 그리고 한없이 편안하다. - 한정현 (소설가)

리뷰/한줄평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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