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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머리에
1부 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새로운 인생을 생각하는 아침 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서른 살, 미치도록 외로웠다 뜨겁게 공부하고 사랑했다 서른 살 때 마음이 인생을 결정한다 내가 생각하는 서른 살 우리가 예순넷이 되면 힘들 때 좋아하는 것들을 떠올려 봐 당신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 때로 운명은 암담하고 바다 골짜기보다 깊은 것 사람은 평생 천 번 넘어진대 마음과 손길이 섬세해질 때 신을 만난다 영혼의 눈을 뜬 사람 명상과 기도로 그대 상처가 잠들기를 무인도에서 쉬다, 꿈꾸다 고독이라는 선물 상실에 저항하는 것들 어떤 일이 있어도 웃음을 잃지 마 그대는 얼마나 가져야 만족하는가 어서 당신 마음을 표현하세요 고통을 창조적인 에너지로 바꾼 사람들 2부 사랑할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어슴푸레한 것을 향해 이끌려 가다 이제 막 결혼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인생의 진귀한 안주를 찾아서 작고 뜨거운 커피 잔에 무거운 내 존재를 기대고 있을 때 결혼 자격 시험이라도 있으면 좋겠어요 이별한 자가 아는 사랑의 진실 슬픔까지도 따뜻한 날에 사랑할 시간의 마지막에 대하여 인생에서 같은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달콤한 키스처럼 관계의 예술을 위하여 솔직하라, 타인을 끌어안고 함께하라 가족, 따뜻한 껍질 3부 이제는 다르게 살고 싶어 시련으로 강해진 그대 배짱 있게 사는 성자 언니 변화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 희망을 리필하는 집안 이야기 걱정 많은 사람들을 위하여 4부 여행의 불빛 가장 행복했던 순간, 새만금 슬픔 끝에서 환희를 만나다, 하조대 여행의 불빛 바쁠 것 없다, 천천히 가자 햇빛 속의 눈부신 아이 몹시 가을을 타는 사람들에게 시를 안 읽는 사람과 연애하고 싶을까 오래된 종소리 당신은 이 가을에 무엇을 추구하나요 |
申鉉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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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준비하거나 서른을 넘어선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매일 다시 태어나는 삶의 신비를 맛보고, 아주 사소한 일상에서 기적의 시선을 만나길 기원하면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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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독재 시절 민주 투사였던 아버지는 20년 넘게 형사에게 쫓겨 다니는 신세였다. 아버지가 국회의원 출마와 낙선을 거듭하는 동안 집안 경제를 짊어진 엄마의 자살 기도가 두 번 있었다. 자식들은 선거 때마다 불려 나가 선거 운동을 해야만 했다. 통일민주당 의원으로 당선되셨을 때 내가 제일 미친 듯이 선거 운동을 했다. 온 지역구의 산과 산, 들과 들을 발이 부르트도록 뛰었다.
(중략) 선거 보름 전이었다. 아버지가 또 낙선하시면 이번에는 자살하실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는 노트에 홍보 문구를 적었다. 아래 구절만큼은 지금도 기억한다. “단돈 몇 푼에 시민의 양심이 팔려 나가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몸져누우셔서 저희 사남매는 맨손 으로 뛰고 있습니다.” 돈이 없어서 복사를 해 버스 안에서, 길거리에서 돌렸다. 그 홍보물은 의외로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걸 읽고 운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선거가 끝나고 아버지는 “다들 네가 쓴 홍보물을 칭찬하더라. 다음에 국회의원은 네가 나가렴.” 하고 을 하셨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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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를 사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치유의 메세지
신현림 시인의 『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가 (주)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시인은 자신의 치열했던 삼십대 시절 이야기를 통해 장기 불황의 그늘 아래 꿈을 잃고 좌절한 채 살아가는 오늘날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치유의 메시지를 보내고자 한다. 시인이 이 책을 ‘치유 성장 에세이'라고 이름 지은 것도 그 때문이다. 신현림은 『세기말 블루스』, 『해질녘에 아픈 사람』 등을 통해 패기만만한 상상력과 솔직하고 거리낌 없는 화법으로 세기말의 정서를 예리하게 묘파해 내는 동시에 시인과 포토그래퍼의 경계를 허무는 왕성한 창작력으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져 왔다. 그러나 그녀가 어두운 가족사를 이겨내고 시인으로서 등단하기까지, 이혼의 아픔을 이겨내고 ‘싱글맘’으로서 당당히 서기까지 그녀에게도 그녀만의 슬프고 서러운 세월이 있었다. 그러기에 그녀가 회고하는 삼십대의 이야기는 자칫 거친 세파에 치여 자신의 본모습을 잊은 채 하루하루 생존에 매몰되어 살기 쉬운 오늘날의 우리에게 작지 않은 울림을 던져 준다. 인생 선배로서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영혼의 재태크 이야기 시인은 지나 보니 서른 살이 치열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음을 깨닫는다며 “더 나이 들어서도 제일 돌아가고 싶을 서른 살, 곧 삼십대. 그때를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더라. 그 시절의 고독과 불안을 잘 이겨냈기에 가난도 외로움도 행운이었다.”(「책 머리에」) 라고 말한다. 이십대와 삼십대 때 후회 없는 삶을 살았기에 오늘날의 자신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마음가짐과 사고방식에 따라 인생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음을 말하며, 마음이 나이를 결정하는 것이니, 신체의 나이에 따라 스스로의 한계를 재단하지 말 것을 주문한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가는 저질러 봐야 깨닫는다. 인생은 뜻을 품고 행동하는 사람에게만 응답이 있다. 자신의 열정을 가슴속에 묻어 두지 말라는 것이다. 당시 그녀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인생의 강령을 제시했다. 미쳐야 이룬다. 실패와 고난을 다시 살 기회로 삼아라. 직관을 믿고 지를 때는 질러 버려라. 물러설 때는 뒤돌아보라. 쓸 돈도 없다 한탄 말고 재테크를 공부하라. 영혼의 재테크와 물질의 재테크를 함께 하라. 감사하고, 칭찬하고, 축복하라. 신앙을 가져라. 잘 믿기지 않아도 발을 담가 보라. (「서른 살 때 마음이 인생을 결정한다」) 이런 다짐들을 새길 당시 시인은 거듭된 입시 실패로 인해 십여 년 넘게 불면증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스물여덟 실업자 시절 문화센터에서 시를 배우며 자신을 다시 일으켰다. 현실의 어려움들이 닥쳐 올 때마다 좌절은 오기를 불렀고, 구름 속에서 소리치는 천둥처럼 거칠게. 세상이 아무리 학맥, 인맥으로 얽혀 있어도 실력이 이기리라 믿고 공부했다. 그리고 그녀의 노력은 마침내 첫 시집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로 결실을 맺게 된다. 이후 시인은 밀려드는 청탁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사진가로 전업 시인으로 활동하게 된다. (「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 젊었기에, 뜨거웠기에 가난도 고독도 행운이었던 시절 이 책은 또한 여인으로, 어머니로, 예술가로서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한 시인의 기록이다. 시인은 “시를 쓰려는 신념과 정열뿐”이었던 젊은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 아름다운 삶인가를 절실하게 역설한다.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어느 때보다 열렬했던 독서광 시절. 내가 궁금해하고 보고 싶어 하는 모든 것을 책 속에서 발견한 시절이. 먹을 때, 전철과 버스, 길에서나 그 어디에서나 시를 읽고 미친 듯이 책을 독파해 나가던 서른 초반.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깨어 있는 정신 속에서 내가 생생히 살아 있다는 기쁨을 누렸다. 그때 나를 사로잡은 것은 시를 쓰겠다는 신념과 정열뿐이었다. 나를 지상에 단단히 묶어 두기 위한 유일한 방책이었다. (「새로운 인생을 생각하는 아침」) 시인은 “그때 그 시절”을 천만 원짜리 다락방에 살면서 친구, 인맥, 학맥 등 누구의 도움 없이 무작정 창작을 위해 몸을 불살랐던 시절이라고 회고한다. 서른 살에 어머니가 주신 천만 원으로 집을 탈출했다. 북아현동에서 넉 달간 방 하나를 얻어 살다가 근처 호젓한 다락방으로 옮겨 4년을 살았다. 밥 한 공기가 예사롭지 않았고, 돈벌이의 고달픔에 뼈가 저렸다. (중략) 직장에서 밀려난 후, 수시로 방 보일러가 고장나고, 추운 방에서 영양 부족으로 이가 흔들리고 썩는 줄도 모른 채 1년 가까이 실업자로 지냈다. 굶어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불안감에 몸부림치던 잔상이 지금도 생생하다. 어떻든 간에 힘든 이 시절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는 신념 속에 나의 시는 달콤한 내일의 꿈 속 에서 흘러넘쳤다. (「홈런을 날릴 때까지」) 사랑의 열병부터 실연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울리는 사랑 이야기 이처럼 뜨겁고 절절한 희망의 메시지 외에도 이 책에는 시인이 그동안 아무에게도 고백하지 못했던 숨은 사랑 이야기도 담겨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사춘기 무렵 첫사랑의 열병부터 쓰디쓴 실연에 이르기까지, 신현림 시인이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는 보편적이면서도 특별 하다. 비어 있는 어망처럼 바람과 먼지만 가득했던 이십대 시절, 시인에게도 사랑이 다가온다. 첫 번째 연애는 술자리를 너무 좋아하는 남자친구 때문에 싱겁게 끝나 버린다. 불면증에서 벗어나게 해 줄 정도로 정신적인 안정감을 준 사랑이었기에 시인의 아픔은 컸다. 이후 풋사랑의 상처를 지우고자 건실한 남자를 소개받아 조심스레 사랑을 키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이브 두근거리는 설렘으로 첫 키스를 기대하는 순간 찾아온 느닷없는 오토바이 사고 때문에 두 번째 남자친구마저 속절없이 떠나 버린다. 한 번의 풋사랑과 한 번의 황당한 이별로 시인은 몹시 상처를 받는다. (「내 서른 살은 어디로 갔나 ― 이십대의 연애」) 아픈 기억만 있는 건 아니었다. 배고픈 후배를 위해 피를 팔아 돈을 장만한 화실 오빠를 시인은 가슴 따뜻한 그리움으로 가슴 한 켠에 간직하고 있다. 훗날 그 오빠는 자신의 결혼식장에 찾아온 시인에게 “50년 후 나랑 결혼하자.”라는 알쏭달쏭한 말을 남긴다. (「인생에서 같은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느다 ― 즐거운 농담 프러포즈」 가족이라는 따뜻한 껍질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 그늘에서의 가난은 진정 가난이 아니었다. 혼자 단칸방에 세 들어 살며 밥벌이하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절감하면서 비로소 가난의 의미가 스며들더라. 이시가키 린의 「생활」처럼.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가난으로 눈가에 넘치던 눈물을 기억한다. (「가족, 따뜻한 껍질」) 정과 그리움이라는 에너지 없이 살 수 있을까? 무엇보다 가족의 정. 이것 없이 우리는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 하지만 때론 너무 당연하게 생각해서 무관심하게 대하지는 않는지. 시인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오늘날이 있게 한 가족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도 있다. 어려운 형편에도 재수를 권유한 어머니(「희망을 리필하는 집안 이야기」)와 힘든 결혼 생활로 마음고생을 할 때 자기 일처럼 아파하고, 늘 격려해 주고, 용기를 준 여동생 (「솔직하라, 타인을 끌어안고 함께하라」) 때문에 나는 어려운 나날을 견딜 수 있었다고 시인은 말한다. 때론 거침없이, 때론 눈부신 시어로 희망과 절망을 노래한 여타 글들과는 달리 어린 시절과 가족사를 담담히 회고하는 이야기는 마치 단편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안겨 준다. 또한 정치인의 딸로서 태어나 결코 평탄하지 못했던 젊은 날을 보냈던 젊은 날도 엿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