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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다섯 살의 할아버지, 1학년 교실로 돌아오다
1학년이었을 때로 돌아가 보자. 입학 전날, 책가방을 챙기며 설레던 나를 끄집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이가 하나쯤 빠졌을 수도 있고, 안 가겠다고 떼를 쓰고 있을지도 모른다. 일흔다섯 살의 할아버지 피에르는 그 때의 나처럼 책가방을 닦고 잠을 설치며 입학 날을 기다린다. 그럴 수밖에. 가장 아름다우며 가장 즐거웠던 장소인 학교에 가기 위해 피에르는 학교의 높은 사람에게 편지를 써 허락을 받아내지 않았는가. 1학년 교실에서 ‘큰 피에르’가 겪는 크고 작은 일들은 여느 1학년 아이들과 다름없다. 빠진 이빨, 발표를 할 때의 긴장과 떨림, 짝사랑, 선생님이 특별히 예뻐하는 아이, 수업 시간에 딴 짓 하기……. 마치 시간을 되돌려 순수한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하다. 직장을 그만둔 뒤 자신을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의 우산처럼 느꼈던 피에르는 다시금 어린 시절의 틈바구니에서 행복해한다. 최신 유행 욕을 가르쳐 주는 단짝도 있고, 앞에 나와 발표를 할 때 귀 기울여 들어주고, 체육을 잘 못해도 함께 놀아주는 친구들이 있다. 게다가 새로 온 예순일곱 살의 어린 여학생은 피에르에게 사랑의 설렘까지 선물한다. 이 책의 주제는 단 한 마디면 족하다. “학교에 갈 나이라는 게 없다면!” 노년기와 유년기, 어린이와 노인 사이에 존재할 수 있는 공통점, 지난날의 향수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아름답게 포착해낸 이 그림책은 글작가 그림작가 모두에게 어린이책으로서는 첫 작품이다. 어린이들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나이가 많든 적든 어린 시절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이 이야기가 따뜻한 감동을 전하길 바란다. 어린 시절을 향유할 수 있는 건 어린이만은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