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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삶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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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론
무더웠던 지난여름, 마음의 땀을 식히게 해준 철학자 김영민의 ‘공부론’에 보면, 자고로 공부의 태도는 무엇인지를 밥알 꼭꼭 씹어 넘기듯 소상히 일러준다. “영리한 인간들은 학같이 긴 다리로 물가를 노닐면서 솜씨 있게, 날름날름 물고기들을 쪼아 먹는다. 학은 자신의 깃을 물에 적시지 않는다. 칸트를 비판하는 헤겔의 유명한 말을 임의로 차용하자면, 물에 들어가지 않고도 영법泳法을 배우는 사람은 참으로 영리한 인간인 셈이다…. 그러나 우두커니 서거나 이드거니 걸으면서 현명한 인간, 혹은 공부하(려)는 인간은 물속에 몸을 잠근다. 그리고 너무 오래, 너무 깊이 잠근 탓으로 혹간 몸에는 지느러미가 돋고 아가미가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과거의 생활로부터 ‘돌이킬 수 없이’ 단절하며, 마침내 ‘변덕’이 범접할 수 없는 지경으로 ‘변화’하고 마는 것이다.” 그는 딸 화영이가 ‘영리한 사람’이 되기보다는 ‘진짜 공부’를 하기 바란다. 몸으로 인문학을 배우길 소망한다. 그래서 꼬신다. “딸아, 책 덮읍시다. 그리고 아빠랑 떠납시다.” 그는 <딸과 함께 떠나는 건축여행 3>을 쓰면서 이 세상의 모든 ‘화영이’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계속 ‘화영이’들과 한양 여행을, 아시아 여행을, 세계 여행을 떠날 계획이라고 했다. - 이유주현 (한겨레신문 기자) 비평은 무언가를 선택하면서 이미 시작된다. 그가 드는 비유, 그가 사용하는 은어, 그가 사용하는 추임새에 묻어나는 것이 여물냄새인 줄 알았다. 그건 분명하다. 비유와 은어, 추임새만큼은 분명 그랬다. 그래 그가 내민 통에 가득 담긴 것이 먹지도 못하는 거문고 소리가 아니라 맛난 여물인 줄 알고 허겁지겁 달려들어, 그 내음에 취한다. 물론 먹을 만한 것이 있긴 있다. 진수성찬이다. 역사적 배경설명과 지식, 맛깔스런 뒷이야기, 당사자로부터 전해 듣지 않고서는 얻기 힘든 구구절절한 스토리에다가 총총 박아놓는 현실을 빗댄 스트레이트 어퍼컷. 척 보여지는 것에 대한 직관적 해설. 과연 건축코너와 기행코너, 인문코너에 나란히 올려질만한 이야기다. 요즈음 그의 레퍼런스 시리즈에 '사자성어'와 '절절한 시, 혹은 유행가 가사'가 전략적으로 추가된다. 세트요리에다가 일품요리 추가쯤? 물론 그게 시의적절하여 읽는 이의 심금을 가끔 울리기도 한다. 나의 경우처럼. 사실, 뭐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다. 암튼 울렸잖아. 그래서 동했잖아. 그래서 이렇게 쓰잖아. - 김주원 (이몽기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