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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일이다 9
세사람, 강남역 12 죽은 사람 16 쇼, 무한대결 23 화요일의 정체 27 엄청난 상상 31 녹색 후드티를 입은 청년 35 회장님 39 오래 전에 죽은 사람 43 불편한 거래 53 정육점과 시체공시소 59 TV 속 남자 64 쏘우 69 파티 박살 타임 74 엘리베이터 80 관제실 84 현수 88 강변에 선 남자 92 올드 라면 보이 94 선택 101 가쓰란 105 여기 아무도 없어요? 109 실종신고 116 총소리 121 남자 화장실 127 타워 M 133 습격 139 경성, 여름 146 두 눈과 귀가 멀 때까지 150 창고 155 국회의원 조병갑 162 파티 타임 1 168 하얀 작업복들 172 파티 타임 2 178 좀비 추출물 182 나쁜 꿈 187 경성 죽첨정 단두유아 사건 193 생체실험 198 포도주의 맛 203 동종요법 209 몹시 불쾌한 얼굴 215 승리자들 222 좀비의 탄생 230 환각 235 역습 241 임상실험 248 주홍색 립스틱 257 발각 263 파괴 269 다시 샤워장 275 사물함 56 282 죽음 290 주먹의 시대 292 원장실 298 총격전 303 제5공화국 309 습격 316 파티의 종말 321 단죄 328 새벽 3시가 올 때까지 335 부활 340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344 죽음 348 새벽 비 351 단검과 철근 355 섬멸 360 뒷모습 소녀 364 여태 그래왔듯 지금 그러하듯 장차 그러할 것이듯 370 사이코 374 웃음소리 381 수형, 16살 386 앵클커터 391 테이저건의 배신 398 남매 404 탈골 408 종말 414 새 날 419 작가의 말 422 |
한차현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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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활란이랬나.”
가네야마가 멈춰 섰다. 뒤를 돌아보지는 않는다. 대신에 이를 악물었다. “딸아이 건강은 어때. 좀 괜찮아 졌어” 녀석이 가족 이야기를 꺼내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테면 활란이라는 이름과 와병 중이라는 특이상황까지 두루 꿰차고 있노라 밝히는 꼴이다. 밀정자로 부리려면 내가 그 정도 뒷조사를 안 해봤겠느냐, 뻐기는 꼴이다. “……뭐 그냥저냥. 걱정할 정도는 아니야.” 그렇게 얼버무리고는 가던 길을 계속한다. 그릴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내내 등 뒤를 쫓아오는 녀석의 눈빛을 느낄 수 있다. 이를 악물었다. 분노가 치솟는다. 빌어먹을 자식. 분수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구나. 착각도 정도껏이지. 제아무리 세월이 뒤집어지고 제아무리 관계가 엎어졌다 한들, 이 몸이 너 같은 상것의 친구가 될 성 싶은가! --- p. 58 “궁금한 게 많을 겁니다.” 나머지 한 명이 말했다. 가면 밖으로 턱이 길게 튀어나온 남자다. 남달리 긴 턱 때문에 학창시절부터 많은 놀림을 받았을 것이다. 그에 해당하는 별명도 한두 가지 아니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상처도 많이 받고, 그로 인해 성격장애가 생기기도 했을 것이다. 카랑카랑 새된 목소리로 주걱턱이 말했다. “당신들 뭐 하는 사람들이냐. 왜 나를 납치한 거냐. 지금 무슨 약을 주사한 거냐. 왜 나를 묶어놓았느냐. 나에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다른 사람들은 다 어디갔느냐. 그와 같은 궁금증들이 머릿속에 가득하실 겁니다. 불안은 호기심이 다른 이름이니까요. 에에, 이런저런 의문들을 속 시원하게 풀어드릴 수 없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참으세요. 마지막 순간에 이르렀을 때, 많은 분들이 그 숱한 의문들의 정답을 스스로 찾아내곤 하더군요. 여태까지의 경험에 비춰보면 그래요.” --- p.199 카아아. 철제 침상에 손발 꽁꽁 묶인 소녀가 허리를 뒤틀고 이를 드러내며 서럽게 신음했다. “어쨌거나 자네에게는 안 된 일이야. 부디 기운 내게.” “그래야지. 고마워.” “아까 말했지만 731부대의 이시이 장교를 소개해줄 수 있어. 자네가 원한다면.” “생각해보지.” 가쓰란의 발등에 가네야마가 손을 가져갔다. 믿기 힘들만큼 차갑고 거칠다. 가쓰란은 죽었다. 예전의 가쓰란은 이미 죽고 없었다. 하지만 그 일부는 아직 살아 있다. 변함없이 살아 있다. “이제 뭘 어떻게 하면 좋을지 진지하게 고민 중이야. 자네가 의견 주었던 부분까지를 물론 포함해서.” “많이 힘들겠군.” 오쿠다가 가네야마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어쩌겠나. 이것이 내 운명이라면.” --- p.214 “이제부터 어떤 일이 벌어질지,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또 다른 작업복이 다가왔다. Z의 얼굴을 거세게 붙들고는 왼쪽으로 돌려 눕힌다. 배려라고는 요만큼도 느껴지지 않는 손길이다. “젠프록사프로베타아미노이드24. 멋진 이름이죠? 36% 희석액 110㎎을 선생의 왼쪽 귓속에 흘려 넣을 겁니다. 귓속의 약물이라. 참 낭만적인 방식 아닌가요.” Z가 감은 눈을 뜨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접하는 것은 7~8% 수준의 2급 희석액이죠. 순도는 한참 떨어지지만 그 정도만 해도굉장히 귀한 물건이고요. 지구상에 유통되는 것들 가운데 가장 안전하고 획기적인 환각제. 그런데 이 정도의 농도와 양에 이르면, 이게 단순한 환각제의 기능을 넘어섭니다. 죽음과 부활! 새로운 탄생! 영화 같고 신화 같은 이야기가 이로써 가능해지는 겁니다. 기가 막히는 노릇 아닙니까? 가슴 벅찬 소식 아닙니까?” --- p. 2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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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며 과학은 영원하지.
대일 제국은 고작 100년 뒤를 생각하지만, 나는 1천 년 후를 내다본다! ” 대한민국은 친일매국세력과 그 후손들의 나라이다. 그들의 발밑에 납치되어 끝내 변하고 만 좀비들이, 더불어 좀비를 사육하는 이들의 존재가 오래도록 숨겨져 있다. 이들 좀비 사육자들에 의해, 건국 이래 70여 년 간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끌려와서 좀비로 변하고 좀비의 먹잇감으로 희생되어 왔다. 이것은 상징이나 은유가 아니라 현실이다. 오랜 시간 숨겨진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좀비 영화 속에서 좀비는 대체로 ‘사람이었으나 지금은 사람이 아닌 존재’였다. 때로 그들은 신비스러운 미지의 종교에 의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시체로, 때로는 무지막지한 파급력을 가진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로, 때로는 외계 생명체가 사악한 의도로 인간을 변이시킨 생명체로, 때로는 초국가적인 대기업이 특정한 목적에 의해 생체실험을 벌인 끝에 만들어낸 변형 괴물의 형태로 우리 앞에 누렇게 조각난 송곳니를 드러내며 다가왔다. 작가 한차현이 만들어낸 새로운 장르의 한국 소설 [Z : 살아있는 시체들의 나라] [Z. 살아있는 시체들의 나라]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의 좀비 영화가 또한 그렇듯, 좀비가 아니다. 2005년 8월, 광복절 축사에 나서 ‘친일반민족 행위 진상 규명 위원회’의 활동을 소개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TV로 지켜보며 가벼운 조소를 던지던 대기업 회장단. 130세 가까운 나이에도 80년 이상 40대의 건강을 유지하며 좀비 사업을 벌이는 악인 가네야마(김건호). 현대사 속에 그와 접근해 일국의 미래를 도모해온 이승만과, 박정희와, 전두환. 여의도 M 빌딩에서 종종 모여들어 비밀 환각파티를 즐기는 대한민국 0.1%의 VIP들. 세월 가도 변함없는 대한민국의 실세들을, 작품 속에서 제대로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