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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땅이 꺼지다
2. 굴 파기 3. 그러면 두 번 따뜻해져 4. 사냥 5. 세 아이 6. 벗겨서 파묻기 7. 표범과 사냥꾼 8. 한 여름 밤 9. 서 있는 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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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고대의 공존, 현대인과 원시인을 한 이야기 속에 담은 독특한 판타지
봄나무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봄나무 문학선’ 시리즈의 첫 책으로 《내 친구 원시인》이 출간되었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영국의 동화작가 ‘클라이브 킹’은 현대인과 원시인을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 공존시켜 독특한 판타지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은 1963년에 처음 나온 뒤 10여 개 국어로 번역되어 널리 읽혀 왔다. 이 책에서 어떤 교훈 같은 것을 찾으려 한다면 별로 기대할 것이 없다. 등장인물이 현대인과 원시인의 만남이라고 해서 두 문명 사이의 소통 같은 주제를 직접적으로 다뤘을 거라 기대할지 모르지만, 작가는 그런 작위적인 어른의 시점이나 교훈 같은 것은 아예 염두에 두지 않았다. 다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 속에서 빠르게 이야기를 전개시키며 등장인물들이 ‘뭘 하며 신나게 노는지’를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어찌 보면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자 40년이 넘도록 어린이들 사이에서 꾸준히 읽혀 온 까닭인지도 모른다. 이 책 《내 친구 원시인》은 요즘 아이들이라면 거의 느껴보기 힘든 자유,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누리며 살아야 할 자유로운 놀이의 세계를 새삼 일깨운다. 이 책의 주인공 바니가 흠뻑 빠져든 것처럼, 원시인 스티그는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고 또 자기 마음대로 살아간다. 어찌 보면 이것이야말로 모든 어린이들의 본성일지 모른다. 수줍음 많은 한 소년과 원시인처럼 살아가는, 혹은 원시인일지도 모르는 스티그와의 우정 이야기 이 책은 수줍음 많은 소년 바니가 원시인처럼 생활하는, 혹은 원시인일지도 모르는 스티그라는 친구를 만나 우여곡절의 사건을 겪으며 우정을 나누는 이야기이다. 바니는 휴가철이 되면 누나인 로우와 함께 시골 할머니 댁에서 지낸다. 할머니 댁 근처에는 전에 백악을 채취하던 광산이 있는데, 지금은 깊게 파인 웅덩이로 남아 있고 마을 사람들은 그곳에다 쓰레기를 갖다 버린다. 바니는 그 웅덩이에 가까이 가면 땅이 움푹 꺼질 것이라는 말을 할머니에게 듣고 정말인지 궁금증이 커진다. 그리고 별로 할 일이 없던 어느 날, 그 말을 확인하러 웅덩이 가장자리의 절벽으로 간다. 바니는 결국 할머니의 말대로 절벽에서 굴러 떨어지고 그곳에서 헝클어진 머리에 토끼 가죽을 허리에 두른, 맨발인 채로 원시인처럼 살고 있는 스티그를 만난다. 스티그는 광산 동굴 입구에다 쓰레기로 만든 오두막을 지어 놓고 있었는데, 바니는 힘이 세 보이고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들어 쓸 줄 아는 스티그에게 첫눈에 매력을 느낀다. 그 뒤 바니는 시간이 날 때마다 스티그를 찾아간다. 그러고는 동굴 오두막에서 뭐가 필요한지 함께 궁리하면서 할머니 댁에서 가져온 깡통으로 굴뚝을 만들고, 잼을 담아 두던 유리병으로는 창문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겨울에는 추위에 떨고 있는 스티그를 위해 힘을 모아 나무를 베어 불을 피우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힘이 약한 바니와 물질세계의 경험이 없는 스티그는,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는 완벽한 파트너가 되고 즐거운 놀이 상대가 되면서 서서히 우정이 싹튼다. 하지만 바니는 스티그의 다른 면을 보고는 겁에 질리기도 한다. 여우 사냥을 나갔는데 여우는 잡지 않고 다람쥐며 비둘기, 사람이 타는 말에게만 화살을 겨누는 스티그가 낯설게 보였기 때문이다. 스티그가 여우를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사냥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냥이 놀이가 아닌 스티그의 필수생활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해 거리감을 느낀 것이다. 하지만 스티그는 어느새 바니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 있다. 말썽꾼으로 유명한 마을의 세 아이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때도, 할머니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도, 바니는 언제나 스티그에게 달려가고 그때마다 스티그는 위험에 빠진 바니를 구해 준다. 스티그 역시 요청하지 않아도 뒤를 쫓아다니며 바니를 안전하게 지켜 주는 역할을 맡는다. 바니와 로우가 참석한 가장 무도회에 몰래 따라온 스티그가 우리를 탈출한 표범의 공격을 받을 뻔한 로우를 구해준 것이다. 이야기의 결말은 바니와 로우가, 스티그와 같은 원시인 종족이 사는 마을로 가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리는 장엄한 의식에 동참하는 사건으로 끝난다. 이 사건을 통해 바니가 살고 있는 현 시점과 스티그가 살고 있는 석기시대가 미묘하게 섞이고, 언제 의식이 끝났는지 바니와 로우는 판타지 공간을 빠져 나와 현실 세계에서 눈을 뜬다. 그리고 스티그가 정말로 실재하는 인물인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독자의 몫으로 남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