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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

줄리언 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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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n Barnes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부터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해,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태양을 바라보며』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 『잉글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2011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대표 작가. 1946년 1월 19일 영국 중부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현대 언어를 공부했고, 1969년부터 3년간 『옥스퍼드 영어 사전』 증보판을 편찬했다. 이후 유수의 문학잡지에서 문학 편집자로 일했고, [옵서버], [뉴 스테이트먼츠]지의 TV 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메트로랜드』로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해,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 『태양을 바라보며』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 『내 말 좀 들어봐』 『고슴도치』 『잉글랜드, 잉글랜드』 『용감한 친구들』 『사랑,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시대의 소음』등 12권의 장편소설과 『레몬 테이블』 『크로스 채널』 『맥박』 등 3권의 소설집,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 등의 에세이를 펴냈다. 1980년대에는 댄 캐바나라는 필명으로 4권의 범죄소설을 쓰기도 했다.

1986년 『플로베르의 앵무새』로 영국 소설가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메디치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미국 문예 아카데미의 E. M. 포스터상, 1987년 독일 구텐베르크상, 1988년 이탈리아 그린차네 카부르상, 1992년 프랑스 페미나상 등을 받았으며, 1993년 독일의 FVS 재단의 셰익스피어상, 그리고 2004년에는 오스트리아 국가 대상 등을 수상하며 유럽 대부분의 문학상을 석권했다. 프랑스 정부로부터는 이례적으로 세 차례에 걸쳐 1988년 슈발리에 문예 훈장, 1995년 오피시에 문예 훈장, 2004년 코망되르 문예 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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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영문과를 전공한 후 문화콘텐츠를 기획하고 라디오방송 원고를 쓰며 출판 번역을 해오고 있다. 『딱 하나만 선택하라면, 책』, 『소란스러운 세상 속 혼자를 위한 책』, 『렛미인』,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사색의 부서』, 『에마』, 『깡패단의 방문』, 『킵』, 『인비저블 서커스』, 『맨해튼 비치』,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등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공저로 『이수정 이다혜의 범죄 영화 프로파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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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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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25.16MB ?
ISBN13
9791130608471
KC인증

책 속으로

그것은 낯선 호텔 방에서 이전에 묵었던 투숙객이 맞춰놓은 자명종이 울리는 바람에 야심하기 그지없는 시간에 느닷없이 잠에서 깨어나 암흑과 공포 속으로 내던져진 채, 현세가 잠시 세 들어 사는 세계임을 통렬히 자각하게 되는 것과 같다. 최근에 친구 R이 내게 얼마나 자주, 어떤 상황에서 죽음을 생각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나는 잠에서 깨어 있는 하루 동안 적어도 한 번은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런 후 간간이 일어나는 야간 침입들이 있다고도 했다. 외부 세계가 뚜렷한 평행선을 그릴 때, 저녁으로 접어드는 시간, 낮이 짧아질 때, 혹은 긴 하루 동안의 하이킹이 끝나갈 때, 자주 죽음의 필연성이 불청객처럼 내 의식을 비집고 들어온다. --- p. 45~46

당신이라면 죽음을 두려워하는 쪽을 택하겠는가, 아니면 두려워하지 않는 쪽을 택하겠는가? 언뜻 쉬운 문제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이런 건 어떨까? 당신은 죽음 같은 건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고,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여담이지만 내일 같은 건 없다) 살고, 도락을 좇고, 소임을 다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그런 후 마침내 죽음이 임박했음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때를 맞았다. 그런데 바로 앞 문장의 마침표를 찍으며, 지금까지 이어져온 당신 인생사가 다 헛소리였음을 새로이 자각하게 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애초에 언젠가 죽을 거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사실이 지닌 의미는 무엇인지를 깨달았다면 전과는 다른 삶을 살았을까? --- p. 185~186

1882년 3월 6일 월요일, 도데, 투르게네프, 에드몽 드 공쿠르와 함께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졸라는 ‘르 레베일 모르텔’의 이러한 영향들에 관해 털어놓았고, 공쿠르가 그의 이야기를 낱낱이 받아 적었다. 그날 저녁, 그들 중 넷은 죽음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 투르게네프는 이렇게 (살짝 손짓으로 시범을 보이면서) 그 생각을 떨쳐버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인들은 골칫거리를 ‘슬라브의 안개’ 속으로 사라지게 할 줄 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인들은 논리적이지만 성가실 정도로 끈질기게 떠오르는 상념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이 안개를 불러 모은다고 했다. 가령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눈 폭풍에 갇히게 되면 추위에 대해선 의도적으로 생각을 말아야지 안 그러면 얼어 죽고 말 것이다. 더 큰 사안에도 이와 똑같은 방법을 적용해 이겨낼 수 있었다. ‘이렇게’ 떨쳐버리면 되었다. --- p. 287~288

우리는 살고, 우리는 죽고, 우리는 기억되고, 우리는 잊힌다. 즉시 잊히는 것이 아니라, 한 켜 한 켜씩 잊힌다. 우리가 기억하는 우리의 부모는 대개 그들의 성인기를 통해서다. 우리가 기억하는 우리의 조부모는 그들 인생의 마지막 3분의 1이라 할 수 있는 노년기를 통해서다. 그 외에 기억나는 다른 존재가 있다면 아마도 따끔거리는 턱수염에 지독한 냄새, 아마도 생선 냄새 같은 걸 풍기는 증조
부 정도가 있지 않을까. 그다음엔? 사진들, 그리고 얼마간 우연히 발견하는 기록들일 것이다. 미래에는 내가 하는 일처럼 바닥이 얕은 서랍에 기록을 보관하는 일이 아니라 뭔가 기술상의 갱신이 있을 것이다. 그러면 수 세대에 달하는 조상들이 영화와 테이프와 디스크를 통해서 살아남아 움직이고 말하고 미소 짓고, 그들도 여기 있었음을 증명할 것이다.

--- p. 351~352

출판사 리뷰

쥘 르나르, 쇼스타코비치, 몽테뉴, 플로베르, 스탕달……
역사 속 위인들의 경구를 통해 깨닫는,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줄리언 반스는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에서 작가, 작곡가 등 역사적 위인들의 한마디를 되새긴다. 죽음에 대한, 죽음을 코앞에 두었을 때 할 만한, 작가나 작곡가가 아닌 일정한 생의 주기를 마무리할 운명에 처한 한 명의 인간으로서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내뱉은 한마디를. 그는 자신의 이런 작업의 이유를 『홍당무』로 유명한 프랑스의 작가 쥘 르나르의 말로 대신한다. “죽음과 마주할 때 우리는 어느 때보다 책에 의지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반스는 작가와 작곡가 들이 남긴 기록들을 샅샅이 파헤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한 예로, 줄리언 반스는 작가 아서 케스틀러의 『죽음과의 대화』의 한 장면을 든다. 인간은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냐고 묻는 비행사에게 케스틀러는 “난 한 번도 죽음을 두려워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죽어가는 것을 두려워했을 뿐이죠”라고 답한다. 이에 반스 또한 죽기 전 정신이 오락가락하고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던 자신의 부모처럼 될까봐 두렵다고 고백한다.
줄리언 반스는 샤를 뒤보스의 ‘르 레베일 모르텔’이라는 문구를 ‘죽음의 숙명을 알리는 모닝콜‘이란 말로 옮겨낸다. 이는 낯선 호텔 방에서 이전에 묵었던 투숙객이 맞춰놓은 자명종이 울리는 바람에 야심하기 그지없는 시간에 느닷없이 잠에서 깨어나 암흑과 공포 속에 내던져진 채, 현세가 잠시 세 들어 사는 세계임을 통렬히 자각하게 되는 것과 같은 상태를 말한다.
몽테뉴는 “죽음에 반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시도 놓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줄리언 반스는 “다른 이에게 죽는 법을 가르쳐준다면, 기실 사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과 같다”고 한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한시도 놓지 않는 것, 그것이야말로 지금 삶을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예전에 사람들은 죽음에 대한 얘기를 거리낌 없이 하는 편이었다. 죽음과 장차 맞이하게 될 인생이 아니라, 죽음과 절멸의 이야기 말이다. 이에 반스는 플로베르의 한마디를 빌려온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절망의 종교를 가져야만 한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자신의 운명을 감당해야 한다. 말하자면 자신의 운명처럼 무감해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군! 그런 거군!’ 하고 말함으로써, 그리고 발아래 놓인 검은 구덩이를 응시함으로써 사람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법이다.” (본문 47쪽)

한밤중 갑자기 걸려온 전화처럼 찾아오는 죽음,
그 죽음에 대한 줄리언 반스의 가장 솔직한 에세이

죽음은 줄리언 반스가 오랫동안 천착해온 주제다. 소멸에 대한 생각으로 ‘온몸이 마비되는 공포’에 사로잡히는 소년이 등장하는 그의 첫 소설, 『메트로랜드』(1980)부터 죽음은 작가로서의 그의 의식을 사로잡아왔다. 이후 노년을 주제로 한 단편집 『레몬테이블』(2004), 자살과 기억의 문제를 소재로 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2011), 사별과 살아남은 삶의 슬픔을 다룬 에세이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2011) 등으로 이어져오면서, 죽음이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큰 강령이 되었음을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리고 2008년 그가 발표한 에세이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반스의 ‘죽음의 계보’에서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죽음에 대한 사유의 지평을 작가뿐만 아니라 그 개인과 주변까지 아우른다는 점에서. 줄리언 반스는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에서 작가로서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 대해 깊이 고뇌한다.

우리가 예술을 탄생시키는 이유는 죽음을 무릎 꿇리려고, 안 되면 최소한 반항이라도 해보기 위해서일까? 죽음을 초월하기 위해서? 죽음에게 제 분수를 알게 해주기 위해서? (…… ) 취향은 변한다. 진실도 클리셰가 되어버린다. 모든 예술의 형태들은 사라진다. 심지어 죽음을 뛰어넘은 위대하기 그지없는 예술의 승리조차 실소가 나올 정도로 단명한다. 소설가는 다음 세대의 (운이 좋다면 2세대나 3세대의) 독자들에게 희망을 걸지 모르며, 그러는 것으로 죽음을 비웃는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상은 사형수 독방의 벽을 긁어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그러는 이유는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나도 여기 있었다, 라고.
- 본문 331~332쪽

영국 문학의 제왕으로 불리며 맨부커상, 메디치상, 구텐베르크상 등 명망 있는 상을 줄줄이 받아온 그도, 결국은 작가이기 전에 한 인간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영원히 산다는 말이 있지만, 작가 자신에게는 언젠가 찾아올 절멸을 상상했을 때 두렵긴 마찬가지다.
줄리언 반스는 작가로서, 또 인간으로서 죽음이라는 주제를 한 번도 놓아본 적이 없었다. 그가 처음으로 고백한 죽음에 대한 솔직한 에세이인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영원한 숙제인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깊게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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