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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nya Yoshimi,よしみ しゅんや,吉見 俊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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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이와나미문고가 기획한 ‘근대 일본의 문화사’ 총 10권의 시리즈 중 1920~30년대에 해당하는 부분 중 하나를 번역한 것이다.
이 책이 지향한 것은 종래 의미의 근대사나 문화사가 아니라, 각각의 학문 분야에서 탈영역적인 질문을 던지고, 경계를 초월하여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서사의 지평을 창출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문화’라는 창을 통해 근대 일본을 재검토한 것이다. 근대 일본을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영역으로 이해함으로써 저자들은 일본의 근대를 문제삼아 근대의 학문 분야들이 은폐해온 역사와 문화의 정치성을 밝히려 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세계 여러 지역의 연구자들이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비판적인 지식의 새로운 흐름을 두루 살피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런 까닭에 이 책은, 한국 근대의 입체적 조망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국내 학계의 새로운 연구 관점과 방법의 모색에 유용한 단서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의 저자들은 구체적으로 1920~30년대에 대한 기존 연구에 함축된 한계를 명확히 하고, 이 한계가 어떤 조건에서 만들어졌는지를 꼼꼼히 추적하는 것으로 출발한다. 그럼으로써 기존의 연구들처럼 모더니즘의 1920년대, 파시즘의 1930년대로 시대를 분할하는 관점이 아닌, 동전의 양면처럼 모더니즘과 파시즘이 함께한 시대로서 1920~30년대를 새롭게 조망하고 있다. 총설과 본문으로 구성된 이 책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총설에서는 1920~30년대를 모던문화와 파시즘이 서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하나의 모더니티로 파악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역사의 작동장치들은 흑백의 단순구조가 아니라, 여러 가지 층위에서 역설적으로 상충하는 구조라는 것이며, 그러한 관점에서 1920~30년대의 지정학적 위상을 살피고, 모던 문화 속에서 섹슈얼리티가 가진 정치적 내면을 들여다보고, 간토대지진 직후의 조선인 학살사건을 통해 식민지인을 바라보는 도쿄 제국인들의 시선을 재검토하였다. 그레고리 M.플룩펠더는 여성참정권운동을 통해 일본 정치문화의 젠더화 과정을 젠더사의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그는 구체적인 여성활동을 검토하면서 다양한 텍스트의 중요성과, 특히 기존에 도외시되었던 부인참정권반대론을 젠더·계급·섹슈얼리티라는 렌즈를 통해 재평가하였다. 키타다 아키히로는 1945년 종전 이전 일본이 영화를 수용하는 초기과정에서 ‘영화와 소리’를 둘러싼 담론 편성과 영화 수용공간의 변화를 설명하였으며, 요네야마 리사는 1920년대 후반 새롭게 등장하여 국가정책에 의해 국민오락으로 장려된 ‘모던만자이’의 웃음과 폭력의 이중성을 그렸다. 한편 테사 모리스-스즈끼는 일본 자손의 낙원지로 제국의 꿈을 실현시키려는 식민도시인 토요하라를 그렸는데, 그는 1920~30년대의 토요하라의 풍경과 일시적이고 비정주적인 이주민들의 흐름을 세밀하게 포착하면서 기존의 식민지 담론과 이주의 담론을 수정하고자 하였다. 까오 유엔은 1930년대 만주의 ‘극장도시’에서 상연된 제국의 드라마투르기를 통해, 제국과 식민지 사이의 비대칭적인 권력관계를 배경으로 식민지관광이 가진 모더니티의 폭력성을 파헤치고, 문화와 제국주의가 뒤얽혀있음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케다 시노부와 김혜신은 1920~30년대에 식민지 조선과 제국 일본에서 나타난 여성 이미지, 특히 미술과 담론에 나타난 여성 신체를 묘사하는 방식에 주목하였는데, 이러한 여성표상을 통해 식민지 조선과 제국 일본의 역학관계를 드러내고자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