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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왕과 세자
세자의 활약 세자를 질투한 왕 왜란기의 당쟁 전쟁이 끝나고 불안과 울분의 세월 제 2장 초기의 광해군 긴박했던 시간 불안과 기대 임해군의 옥사 오현종사 회퇴변척소 4년간의 안정 제3장 꼬리를 무는 옥사 광해군식 옥사의 시작-봉산옥사 계축옥사 폐모론을 둘러싸고 허균의 옥사 제4장 고독한 중립외교 파병논쟁 심하전투와 강홍립의 투항 외로운 섬 광해군 제5장 모래위의 성 음양술에 빠진 왕 강력해 보였던 왕권 인조반정 그 후 명재상들 그리고 곽재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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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임진왜란의 발발로 급하게 세자로 책봉된 광해군은 선조와 나뉘어 분조를 이끌게 된다. 하지만 선조는 나라의 구심 역할을 해낸 아들 광해군에게 질투와 열등감을 느낀다. 숱한 장애를 넘어 마침내 왕위에 오른 광해군! 정세를 바로 볼 줄 아는 혜안과 믿는 바를 끝까지 밀어붙일 줄 아는 추진력, 그리고 풍부한 경험까지 두루 가졌던 그에게 세자 시절의 경험은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 《광해군일기》작가 후기 조선은 유교를 국시로 하는 나라다. 때문에 왕들은 세자 시절엔 서연을 통해, 왕이 되고 나서는 경연이나 신하들의 간쟁, 상소 등을 통해 끊임없이 유교식으로 사고하고 통치할 것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정치는 현실이고 권력을 장악, 유지, 강화하려는 여러 세력의 요구가 늘 부딪히게 마련이다. 이로 인해 유교의 가르침과는 사뭇 다른 정치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다. 왕이란 본디 고독한 존재다. 형제나 가까운 친척들은 잠재적 경쟁자인데다 신하들도 틈만 나면 자신들의 권력을 강화하려 하며, 심지어는 왕위의 찬탈을 노리기도 한다. 이런 환경 때문에 정치 교과서보다 개인적인 경험이 왕의 리더십을 형성하는 데 더 크게 영향을 끼치게 되는 모양이다. 앞서 제7권 연산군 편의 서두 ‘경험의 정치’에서 개국 이래 각 왕들의 경험과 리더십의 상관관계를 정리한 바 있다. 대부분의 왕들은 자신이 즉위 이전에 겪은 인상적인 경험이나 부왕의 경험으로부터 심대한 영향을 받았다. 이후 왕들도 마찬가지여서 대간들에게 시달리는 성종을 보며 자란 연산군은 강력한 전제군주를 꿈꾸었고, 그토록 강력했던 연산군이 신하들에 의해 끌어내려지는 것을 본 중종은 재위기간 내내 신하들을 경계하며 여러 차례 옥사를 일으켰다. 정세를 바로 볼 줄 아는 혜안과 옳다고 믿는 바를 끝까지 밀어붙일 줄 아는 추진력을 겸비했음에도 광해군이 실패했던 것도 바로 경험 때문이다. 경험을 활용하지 못하고 경험에 사로잡혀버렸기 때문이다. 광해군 자신뿐 아니라 조선과 조선 백성에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폐모론 당시 대북파의 한 유생은 ‘소북은 서궁이 화근이 된다는 걸 알면서도 대북과 다르다는 걸 보이기 위해 침묵하고, 남인은 은밀히 서인과 한패가 되고 있으며, 서인은 줄곧 서궁에 마음을 두고 있다.’는 상소를 올린 일이 있다. 결과적으로 이 상소는 인조반정에 대한 놀라우리만치 예언적인 분석이 되었다. 인조반정은 선조 시절 북인에게 패배한 이래 30년 가까이 권력에서 배제되어온 서인에 의한 회심의 한판 뒤집기라 할 것이다. 이런 각도에서의 인조반정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은 다음 제12권 인조 편에서 할 생각이다. 11권도 많이 늦어졌다. 어떻게든 작년에 내고 싶었는데 올해로 넘어오고 말았다. 기다려주는 독자들에겐 그저 송구할 따름이다. 올해엔 무조건 12, 13권까지 나와야 한다고 편집자는 벌써부터 압박인데, 사실 새해를 맞는 다짐이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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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하역사만화의 새로운 장을 열다
<한겨레신문> 만평 화백 출신인 저자 박시백은 신문사를 그만둔 2001년부터 하루 12시간을 반은 《조선왕조실록》과 관련 역사책을 보며 연구하고, 반은 시안을 그려보는 작업을 거듭했다. 조선 시대 사관의 심정으로, 글로 된 역사를 만화로 풀어쓰고자 했기 때문에 작업은 신중하게 이루어졌다. 철저히 정사(正史)를 바탕으로 하되, 최근의 연구 성과를 적극 차용해 시놉시스를 만들고, 그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 5권이 동시에 출간되게 되었다. 전 20권 분량으로 조선 왕조 500년을 새롭게 조명하게 될 《만화 조선왕조실록》은 각 권이 독립된 구조로 되어있어서 따로 보아도 좋고, 이어 보아도 좋게 구성하였다. 실록과 참고도서를 보며 공부하고 이를 콘티에 반영해 그림과 채색을 하게 되는데, 프로덕션 분업체제로 양산하는 만화와는 달리 작가주의 만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이 모든 공정을 박시백 혼자서 작업하고 있다. 고우영 화백 이후 끊어졌던 작가주의 대하역사만화의 맥을 잇는 역작임에 틀림없다. 1년에 3~4권 정도 출간해서 2010년까지 전 20권이 완간될 예정이다. 2. 시사교양만화의 새로운 장을 열다 우리가 아는 역사 ‘상식’들 중 상당 부분은 야사에 기대거나, TV 드라마나 급조된 역사책이 만들어낸 허상들이다. 작가는 역사적 사실에 정확히 접근하기 위해 통상 제작 기간의 2배 정도의 시간을 들여 연구하고 고증하여 생생하게 조선 시대를 복원했다. 《국역 조선왕조실록》을 기본으로 각 권마다 20여 권의 관련 도서를 참고했으며, 최근 역사학계의 성과를 적극 차용해 객관적이고 사실에 근접한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또한 만화라는 미디어의 장점을 백분 발휘해 두꺼운 역사책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재미와 박진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작가가 해석한 인물의 성격과 실록의 묘사를 적절히 배합하고 시사적 해석을 곁들여 아이콘화하여 캐릭터로 표현해 실감나는 역사를 느낄 수 있다. 4권의 예를 들면, 보수주의자 허조는 ‘마르고, 젊어서 허리가 굽었다’는 실록의 기록과 타협을 모르는 원칙주의자의 이미지에서 민주당 전 대표 조순형 씨의 얼굴을 차용했고, 강직한 김종서, 담백한 무장 이징옥, 영리한 정인지 등 생생한 캐릭터를 창출해냈다. 황희는 현존 초상화를 참고했고, 세종, 문종, 단종의 경우에는 실록에 나와있는 기록을 충실히 반영한 경우다. 인물의 캐릭터뿐만 아니라 내용에서도 시사적 해석을 가미했다. 고려의 마지막 임금으로 고려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공양왕과 1980년 신군부 세력 앞에서 굴복했던 최규하 전대통령을 비교한 장면이나, 우왕을 옹립한 킹메이커 이인임을 김종필 전총리에 빗대는 장면 등 촌철살인의 내용들이 군데군데 숨어있어서 당대의 상황과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3. 인문교양만화의 새로운 장을 열다 기존에 출간된 역사 만화물들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종류가 있었다. 첫 번째, TV 사극 등의 인기에 힘입어 급조된 역사 만화. 두 번째, 에피소드와 흥미 위주의 야사를 담은 명랑 만화 수준의 역사 만화. 세 번째, 원작이 되는 고전이나 역사책을 그대로 그리기만 한 재미없는 역사 만화. 이런 책들은 방문 판매나 대형 마트 등에서 주로 팔리며, 만화는 질이 낮다는 인식을 퍼뜨리는 데 일조했다. 그리고 이런 책 대부분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습만화로 포장되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성인들이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판형과 품격있는 형식, 그리고 권 말미에 내용과 연결하여《조선왕조실록》의 상세한 연표를 싣는 등 세련되고, 격조있는 인문교양만화로서의 틀을 갖추고 있다. 특히 연표는 본문 만화의 내용을 역사적 사실과 연관지어 표현했다. 예를 들면, 5권에서 정인지가 세조에게 술김에 실수를 한 내용이 본문에 나오는데, 독자들은 이를 만화적 상상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이런 내용을 《조선왕조실록》 연표에서 사실 확인을 해주는 식이다. 만화의 신뢰성을 높이고, 좀 더 심도깊게 역사에 다가설 수 있는 장치로서의 역할을 한다. 4. 가족교양만화의 새로운 장을 열다 쉽게 풀어 쓴 글과 재미있는 그림, 각색이 난무하는 함량 미달 역사책의 홍수 속에서 원본 기록에 충실한 내용이 더욱 돋보이는 책이다. 역사가 어렵게 느껴지는 초, 중, 고등학생이나 기록된 사실만이라도 제대로 알고 싶은 어른 모두에게 유용한 책이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성인 교양독자층 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까지 같이 읽을 수 있는 가족교양만화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지식적인 접근과 함께 ‘재미’란 면도 강조해서 표현했다. 그 재미는 적절한 비유와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낸 문장이나 구성을 통해서다. 지금까지 나온 만화책들의 문제점은 바로 ‘비적절한 비유와 농담’ 때문이었기 때문에 신중하게 표현했다.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유행어나 말장난으로 이야기를 재미있게 끌어가려는 것은, 만화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런 만화책은 독자들이 이야기를 즐기도록 이끌지 못하고, 말장난을 배우거나 가볍게 생각하는 독서 습관을 만들기도 한다. 만화책이 저질이라 욕을 먹었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기도 하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지식’과 ‘재미’를 적절히 조화해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교양만화로서 균형을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