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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카비르, 그 매혹의 노래를 찾아서_ 신현림
1장 카비르는 사랑의 비밀을 노래하네 2장 불완전한 존재 3장 사랑의 그네를 매달 시간 4장 욕망하는 내 몸은 죽고 나는 살아난다 해설 카비르를 말한다 _ 신현림 |
申鉉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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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그네를 매달 시간
-인도의 영혼, 카비르의 황홀한 시- 인간에게 있어 사랑의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삶이 사랑이 되고 사랑이 영혼이 되어 내면의 끝에 닿으면 진리로 향하는 간절한 구도는 다시 사랑이 된다. ‘사랑의 그네를 매달 시간’은 간디와 타고르의 위대한 스승, 카비르의 시를 시인 신현림이 번역한 시집이다. 여기에 역자가 직접 인도를 방문해 한 컷 한 컷 담아낸 사진들은 인도의 성자 카비르의 모습을 찾아간다. 명상의 나라 인도, 그 속에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카비르. 여태껏 한국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시는 자본의 논리에 허덕이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깨달음과 지혜를 전해 줄 것이다. 카비르는 누구인가? 인도 민중문학의 아버지. 카비르 다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다. 대체로 알려진 것은 그가 타고르와 간디의 정신적 스승이라는 것. 평생 단 한 줄의 시를 쓰지 않았지만 그의 시는 구전 되어 후손들에게 남겨졌다는 것이다. 인도 신비주의의 대표적인 시인이지만 교육이라곤 전혀 받아보지 못한 사람, 그리고 분명한 것은 자기 자신의 삶에 절실했던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인도의 택시기사, 식당점원, 청소부, 아이들까지…… 누구를 붙잡고 물어도 그의 시를 알고 있다는 인도의 민중시인 카비르 다스. 카비르와 그의 시는 영혼과 육체, 본성의 깨달음, 불완전한 인간에 대한 자각 등 이 망라된 구도를 향한 진리의 노래이다. 그는 분명히 승려도 수도사도 아니었다. 결혼도 했으며, 자식도 있었고, 평생 베 짜는 것으로 생계를 이었다. 카비르는 1440년경 인도 비하르 주(州)의 베나레스에서 힌두교 승려와 가난한 과부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강보에 싸서 카비르를 길가에 버렸다. 마침 그 옆을 지나가던 이슬람교도 부부가 카비르를 주워다 길렀다. 이 부부는 베 짜는 직공이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힌두교의 집안에서 태어난 카비르는 이슬람교도의 집안에서 자라게 되었다. 이후 어린 카비르의 영혼은 신에 대한 영감으로 나날이 깊어 가게 되었다. 강력한 영적인 사람이자 시인인 카비르의 시들은 이슬람과 힌두를 하나로 아우르는 놀라운 것이다. 그는 이론적이고, 일반적인 것과 전혀 반대된 비밀스러운 고행의 묵상을 행하며 전통 힌두교를 연합시켰다. 그래서 기존 종교의 수행 체계나 제례 의식, 우상 숭배를 일체 거부했으며 세속적인 이승의 삶을 긍정하고 철저하게 뛰어들어 그 안에 숨겨진 신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렇게 우주 질서의 모든 것이 망라된 카비르의 시는 국가와 인종과 이념의 장벽으로 분리된 우리의 현실 세계를 하나로 엮어줄 수 있는 훌륭한 매개체가 될 가치가 충분하다. 신현림과 카비르 그리고 인도 이 책에는 타고르와 이블린 언더힐(맥밀란)이 번역한『카비르 시100선(One Hundred Poems of Kabir)』과 역자 신현림이 직접 인도에서 구한 카비르의 시집들, 또 현지에서 구전되고 있는 시 등을 선별해 90여 편 의 카비르 시를 실었다. 번역자 신현림은 6개월여의 작업 과정을 이렇게 말한다. “카비르의 시들을 우리말로 옮기고 소제목을 붙이고, 시집의 흐름을 잡고 한 권으로 엮는 일은 ‘차라리 내 책 한 권을 만드는 게 낫지’ 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카비르의 번역 작업은 워낙 깊고 방대했다.” 이렇게 카비르 시를 번역하는 작업은 그녀에게 녹록치 않은 과정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지켜보던 전 불교방송 안희정 PD는 “이 작업을 마치고 나면 한 세상이 새롭게 열릴 것이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카비르의 시와 사상을 이해한 사람에게는 영혼에 대한 절대적 가치를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이리라. 카비르와 인도를 느끼기 위해 시인 신현림은 인도에 갔고 카비르의 발자취를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온 인도 국민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 시인이자 사상가 카비르를 확인했다. 우리나라에 김소월이 있다면 인도에는 카비르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영감은 그녀의 카메라 렌즈에 고스란히 녹아, 새로운 시어로 탄생시켜 또 다른 예술 세계를 펼쳐냈다. 사진작가이기도 한 신현림은 인도의 갠지스강, 카비르가 태어나 버려진 우물과, 그가 자란 초라(chora), 저자의 시적 업적과 자취를 모시는 사원 등을 영상 속에 담았다. 이제 신현림의 마음속에 성큼 자라난 카비르는 그녀의 문학 세계를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많은 한국 독자들은 ‘인도’라고 하면 특정 작가를 떠올릴 것이다. 그동안 한 사람의 시각으로 해석된 인도의 풍경에 독자들은 너무 익숙해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이번의 시인 신현림이 번역한 카비르 시집을 통해 부드러우면서도 강렬한 언어가 전해주는 인도 문학의 새로운 묘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민중의 노래가 된 카비르의 시와 사상 온 우주가 사랑으로 이어졌음을 노래하는 언어, 언어를 뛰어넘는 언어, 들고나는 모든 것을 뛰어넘는 카비르의 시. 마하트마 간디가 극찬을 했던 그의 시 세계는 특히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에게 심오한 영향을 주어 <기탄잘리(신에게 바치는 송가)>가 태어났다. 또한 카비르의 영적인 제자 나나크는 시크교의 창시자가 되었다. 신에 대한 끝없는 사랑, 영혼과 영혼이 만나 사랑의 신비를 노래한 카비르의 시는 여전히 힌두교도들, 회교도들 사이에서 널리 애송되고 있다. 카비르의 시는 도발적일 정도로 거침없는 내용으로 전통의 틀을 과감히 벗어나 독자들에게 즐거움과 생생한 활력을 준다. 또 그의 시는 시들지 않는 독창적인 사상의 원천으로 물의 흐름을 역류하는 싱싱한 연어와 닮았다. 그리고 그의 사상은 힌두교나 이슬람교, 기독교의 교리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면서도 지극히 종교적이고 영적이다. 이처럼 카비르에게 있어 내면의 수행은 정해진 방식에 맞춰 쌓는 것이 아니라 강렬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의 강렬한 감정이나 강렬한 사상, 강렬한 직관, 그리고 강렬한 사랑 없이는 강렬한 마음을 갖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카비르는 진정한 의미의 수행이 아닌 외골수적인 수행을 비판하였다. 힌두교와 이슬람교에서 습관적인 강렬한 표현을 비판한 카비르는 이렇게 시를 통해 노래하기도 했다. 또 그의 시에서 신은 ‘손님’, ‘님’, ‘그’ 등으로 표현되어 절대적인 사랑과 헌신을 노래한다. 그래서 그의 시 속에는 사랑의 신비, 우주의 신비, 님의 신비를 노래한다. 그리고 님의 사랑 속에서 커지는 자신을 만나고, 사랑 속에서 믿고, 사랑 속으로 사라지면서 더 깊어지는 자신을 마주하며 님에게 닿는 순간 자신의 에고는 사라지고, 찬란한 존재의 기쁨을 얻고 진정한 자유의 길과 만난다. 여태껏 한국인들에게 생소했던 카비르의 시는 이제 신현림의 언어로 다시 태어났다. 그리고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는 그의 시는 인종과 국가와 모든 계급을 넘어, 진정한 사랑의 노래로 우리 삶을 흔들어 놓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