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Orson Scott Card
오슨 스콧 카드의 다른 상품
|
<엔더의 게임>에 담긴 이야기는 이 책이 아니다. 그것은 당신과 내가 당신의 기억 속에 함께 만들어낼 그 무엇이다. 이 이야기가 당신에게 의미 있는 것이 된다면 그것은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님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당신과내가 함께 만들어낸 것이다. --- p.24
엔더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혀 아프지 않다는 말은 물론 거짓말이다. 어른들은 진짜 아플 때에 그렇게 말하곤 하니까. 오히려 그런 종류의 말을 들으면 미래를 정확히 예견할 수 있었다. 때론 진실보다 거짓이 더욱 의지할 만한 것이다. --- p.26 당신들을 만나기 전에는 우주에서 지적인 생명체는 우리뿐이라고 알고 있었어요. 서로의 꿈을 꾸지 못하는 외로운 존재들을, 어떻게 지적인 생명체라고 생각할 수 있었겠어요? 어떻게 알 수 있었겠어요? 우린 함께 평화롭게 지낼 수도 있었어요. --- pp. 483~484 엔더는 헤드세트를 벗었다. 하지만 실내 역시 비슷한 환호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서로 부둥켜안은 채 웃고 소리치고 있었다. ... "축하한다, 넌 이겼어. 이제 전쟁은 끝났다." 이겼다고? 전쟁? 엔더는 이해할 수 없었다. "전 당신을 이긴 겁니다." 메이저가 웃었다. "엔더야, 넌 나를 이긴 것이 아니야." --- pp.448~449 |
|
아이는 무조건 둘만 낳아 잘 기르게 되어 있는 미래 지구에서, 유일하게 셋째로 태어난 아이가 있다. 그 이름 바로, 엔더Ender, 이 책의 주인공이다. 영리하지만 너무 잔혹한 형 피터, 영리하지만 너무 유순한 누나 밸런타인을 둔 엔더는 영특함으로 인해 정부의 잔인한 기대를 받게된다. 외계의 적, 버거로부터 지구의 미래를 지켜낼 바로 그 아이라는.
엔더는 여섯살 때부터 사랑하는 누나, 가족들과 떨어져 타지, 아니 정확히는 ‘외계’ 생활을 하게 된다. 버거를 물리칠 영웅으로 키워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피도 눈물도 없이 자신을 훈련시키는 정부와, 자신을 시기하고 미워하는 학교 친구들, 끝없이 이어지는 외로움, 점점 잔인해져가는 자신에 대한 두려움이 그의 일상이다. 엔더는 생존을 위해 동료들에게 대항한다. 여섯 살의 나이지만 엔더는 ‘지금 완전히 이겨야 다시는 지배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싸움의 규칙을 스스로 깨우친다. 그리고 그런 엔더의 성숙한 생각은 엔더를 비밀리에 감시하고 지켜보는 정부를 흡족하게 한다. 마음은 순수하지만 철저하게 승리하고자 하는 본능을 가진 지휘관이 그들에게는 필요했던 것. 엔더에게 있어서 모든 의사 통로 경로는 왜곡되어 있다. 아무도 그에게 진실을 말해 주지 않고 그도 그의 진실을 드러낼 수 없다. 엔더의 동태에 대해 보고된 자료는 오히려 더 큰 난이도의 게임으로 엔더에게 되돌아온다. 엔더는 언젠가 있을 실제 전쟁을 위해 지금 연습하는 거라고 믿으며 매번 최선을 다해 게임에 임한다. 엔더는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모든 게임의 승리자가 되지만 비인간적인 훈련은 그를 인간 한계에까지 몰아간다. 극도의 증오심으로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지막 게임에 임하는 엔더. 하지만 거기엔 무시무시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
|
사상 최초로 휴고 상과 네뷸러 상을 동시에 수상(1986년)한 오슨 스콧 카드의 대표작. 대개의 SF·판타지 Top 100 리스트의 최상위권에서 빠지지 않는다.
<엔더의 게임>은 정치와 과학, 그리고 철학이 짜임새 있게 녹아들어 인간과 세계를 통찰해 들어간 과학소설이다. 11살 소년을 통해 생명에 대한 연민, 그리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의사소통 단절에서 오는 비극을 그리고 있다. ‘미지의 적을 가슴 깊이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본능적으로 살인을 할 수 있는 인물’로서 선택받은 천재 소년 엔더는 전쟁연습인 ‘게임’을 한다. 그렇다고 단지 살인무기로 키워진 <니키타>류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 아이의 성장통을 다룬 성장소설이면서 온갖 철학적 사유와 인간적 갈등이 덧붙여진 구도소설이 합쳐져 만들어진 한편의 장대한 스페이스 오페라인 것이다. 지은이는 SF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어떤 순수문학보다도 깊이 있고 스케일 큰 이야기를 멋지게 담아내고 있다. 모든 의사 통로가 왜곡된 상황에 혼자 격리된 어린 소년이 조작된 게임을 혼자 맞닥뜨리며 인간성을 유린당하고 역으로 영웅으로 추대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통렬하게 고발하고 있다. 이 책은 출간 즉시 미국에서만 100만 부가 팔리고 20여 개국 언어로 번역되는 등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또한 1년에 한 번 세계 독자들의 인터넷 투표로 순위를 정하는 ‘SF.판타지 소설 Top 100’에서도 수 년 간 <반지의 제왕>의 뒤를 이어 2위를 지킬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제목에서 보여주듯 두 개의 축으로 나누어진 이야기에 있다. 하나는 섬세하게 다듬어진 엔더의 ‘내면 이야기’, 그리고 다른 하나는 그가 부딪히는 무중력 전투 연습을 비롯한 ‘게임 이야기’이다. 지은이는 엔더의 감정을 묘사하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다. 코끝이 찡해오는 엔더의 눈물로, 나이답지 않게 성숙한 엔더의 생각으로, 강한 척 자신을 감싸는 가시 돋친 말로, 그리고 두 개의 축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하는 ‘자유 게임’을 통해서. 이 책의 감정묘사는 미국에서는 심리학, 리더십 관련 교재로 사용될 만큼 뛰어나고 효과적이다. 또한 다른 한 축인 무중력 전투 연습 등의 게임 이야기는 전술에서 가장 흥미있는 요소를 다룬다. 천편일률적이고 문제의식이 없는 수구세력, 무시당하는 주인공, 역경 끝에 실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화려한 복수, 그 속에서 주인공에게 부여되는 핸디캡, 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전우들과의 교감, 그리고 소수로 다수를 상대해 이기는 상황 묘사 등. 전술의 드라마틱한 면이 강조된 상황이 펼쳐지고, 주인공은 선택받은 천재라는 설정을 통해 독자로부터 이야기의 설득력을 얻어내고자 한다. 덕분에 이야기는 주인공 주변의 환경변화에서 일어나는 감정선의 처리와 함께 팽팽한 재미를 준다. 이 책의 특징을 요약한다면 첫째, 단순해 보이면서도 몰입성이 뛰어난 이야기 구조, 둘째, 속도감있는 전개에 이어 단칼에 끊어버리는 깔끔하고 쇼킹한 반전, 셋째 성장소설·구도求道소설적 요소로 독자가 엔더와 자신을 동일시하기 쉽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