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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 다원사회의 원류를 찾아서
1장 왜 고려왕조에 주목해야 하나? 다원사회, 고려왕조 다시 읽기 시간 속의 고려왕조 2장 고려왕조를 이끈 사람들 국왕의 세계 / 관료의 세계 3장 민족통합의 모델, 고려왕조의 본관제 고려왕조의 특징, 본관제 / 본관제의 특성과 역사적 의의 4장 벌집구조로 이루어진 다원사회 분할적 형태의 재정·경제구조 / 전업적·분업적 형태의 신분-직역구조 / 벌집구조의 사회 구성, 군현제와 부곡제 5장 문화와 사회, 다양성과 통일성의 조화 다양성과 통일성의 문화와 사상 / 고려문화의 사회적 기반 / 평행의 원리 : 가족과 혼인, 호주와 상속제도 6장 실리와 공존, 줄타기 외교전술 고려왕조기 대외정세 개관 / 등거리 실리외교 : 송·거란·금과의 관계 / 벼랑끝 외교, 원과의 항쟁과 강화 7장 희망과 기회의 시대를 열다 민의 세계와 존재형태 / 12, 13세기 민의 동향-유망과 항쟁 / 14세기 민의 동향·하층민의 진출 |
朴宗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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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사는 중요하다!
그동안 고려사는 베일 속에 가려진 채 대중들로부터 소외되어왔다. 흔히 우리의 전통시대라면 으레 조선시대만을 언급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 두 가지만 들면 다음과 간다. 첫째, 조선이 오늘과 가장 가까운 시기의 왕조인 데다 관련 유물과 자료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과는 달리, 고려시대는 주요 유물과 유적이 북한 지역인 개경에 몰려 있어 현실적으로 접근이 불가능하다. 둘째, 조선왕조실록처럼 당대에 직접 기록된 1차 사료가 없다. <고려사>나 <고려사절요>도 모두 조선시대에 편찬된 사료여서, 이에 입각한 고려의 역사상은 조선 초역사가들의 입장이 반영되어 그 실제 모습이 크게 훼손된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런데도 그간 고려시대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조선왕조 건국을 합리화하는 입장에서 서술한 이 기록을 그대로 따라 조선왕조 시각에서 이루어짐으로써, 고려사의 진실이 제대로 파악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각종 사극이나 역사 관련 프로마저 조선왕조에 집중되어 있어 마치 조선왕조가 다시 부활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의 역사적 관심이 특정왕조에 편중된 결과, 한국사의 다양한 문화전통이 바르게 전달되지 못하는 부정적 측면이 있다. 기존의 고려사의 시각과 방법론 대《새로 쓴 5백년 고려사》의 차이 우선 이 책은 고려사를 “죽은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현재와 연결된 살아 움직이는 과거에 대한 역사연구”라는 일관된 관점을 가지고 서술하였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울러 저자는 삼국 및 조선왕조사와 비교를 통해 고려사의 특성과 그 형성, 변동에 초점을 맞추어 이 책을 서술함으로써 조선왕조사와는 다른 고려사의 특성을 부각시키려 노력하였다. 여기에서 베일 속에 가려 있는 고려의 역사와 문화를 대중들에게 알리려는 고려사 연구자의 고심이 읽혀진다. 이 책은 역사전공학생들의 시대사 개설서로도 적합하지만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역작이다. 저자는 500년 고려사를 평이하게 서술하면서도 고려사 전문 연구자라는 저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최근의 고려사 연구성과를 적극 반영하였다. 그 특징은 다음의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① 지방 세력이 세운 실직적인 민족통합국가로서 우리가 당면한 민족통합의 방안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옛 신라, 백제, 고구려의 다양한 문화유산을 흡수해서 민족문화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고려왕조의 역사를 새롭게 주목하고 있다. ② 본격적인 사회사적 시각(상부구조와 하부구조의 유기적 결합에 의한 총체적 시각)에 입각해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 등 다양한 인간집단의 상호관계 속에서 형성된 사회구조의 특성과 변동을 통해 고려사를 서술하였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다양한 인간집단과 사회’의 역사서이다. ③ 제3의 역사학의 모델로서 고려사 ― ‘고려왕조의 역사와 문화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라는 전통과 현대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역사학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제1기의 식민사학과 제2기의 민족사학의 논리를 뛰어넘는 것으로 저자는 이를 제3의 역사학이라고 제창하고 있다. ④ 이 책은 고려왕조의 특성을 다원주의에 기반한 다원사회라 규정했다. 다원사회는 사상과 문화에서는 다양성과 통일성을 나타내며, 대외적으로 개방성, 대내적으로는 신분이동과 하층민의 정치적 · 사회적 진출이 어느 왕조보다 활발한 역동성을 지닌 사회다. ⑤ 고려왕조는 골품제 원리로 움직이는 통일신라, 성리학적 원리로 움직이는 조선왕조와 같은 일원론적 사회와는 달리 다원사회라는 ‘또 하나의 전통’을 우리 역사에서 창출한 왕조였다.《새로 쓴 5백년 고려사》는 다원사회라는 고려적인 특성의 형상과 변동이라는 일관된 시각에서 수술되었다. 죽은 과거의 역사가 아닌 현재와 연결된 살아 움직이는 역사연구 진정한 역사 대중화를 묻는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본문에 들어 있는 많은 사진과 부록, 참고문헌, 연표가 이해를 돕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근대 이후의 사진은 고려시기와 오늘의 역사를 이어주는 징검다리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진정한 역사 대중화란 무엇인가? 이것은 우리가 역사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와 직접 연결된다. 현재 우리는 대중화란 명목 아래 단순한 역사지식을 소개하는 것은 아닌지, 또 책을 만들어 많이 파는 것에만 관심을 갖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역사 대중화는 우리의 일이 아니라고 팔짱만 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아야 할 때이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오늘의 입장에서 재해석하여 역사적 비판인식을 높이고 우리의 정체성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 역사 공부의 의미라면, 오늘의 역사 대중화를 위해서는 상업주의에 대한 경계 못지않게 역사 대중서의 내용을 충실해 채울 치밀하고 충실한 전문 연구가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박종기 교수의《새로 쓴 5백년 고려사》는 우리에게 역사 대중화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