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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제2권 B형
외형편 신국판,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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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민간요법 top100 39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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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책소개

목차

· 역자 서문
· 동의보감 전체 목차 - 내경편, 외형편, 잡병편 1, 잡병편 2, 탕액편 ·침구편
· 동의보감 외형편 목차
· 동의보감 외형편 세부 목차
· 일러두기 1
· 일러두기 2
· 일러두기 3

1. 동의보감 외형편 제일권
머리 頭
얼굴 面
눈 眼

2. 동의보감 외형편 제이권
귀 耳
코 鼻
입 口舌
아치 牙齒
인후 咽喉
경항 頸項
등 背

3. 동의보감 외형편 제삼권
가슴 胸
젖 乳
배 腹
배꼽 臍
허리 腰
옆구리 脇
피부 皮
살 肉
맥 脈
힘줄 筋
뼈 骨

4. 동의보감 외형편 제사권
팔 手
다리 足
모발 毛髮
전음 前陰
후음 後陰

· 동의보감 외형편 역자 후기
『동의보감』은 완전히 독창적인 의서이다
· 참고 문헌
· 동의보감 활용편

저자 소개

역자 : 동의과학연구소
한의학의 임상, 특히 사상의학을 기초로 한의학의 철학을 연구하는 한의사와 동서양철학과 과학을 전공한 연구자가 만든 연구단체. 동의과학연구소는 면면히 전해오는 우리의 인문학적 전통 속에서 한의학과 가까운 학제간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의 연구 자료 및 새로 연구되는 자료를 분류 편찬하여 한의학 관련 정보의 대중화에도 힘쓰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중국 등 일부 국가에 한정되었던 연구 소개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일본, 미국, 베트남은 물론 서구의 연구 성과를 확보하고 이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번역과 학술 교류에도 힘을 쏟고 있다.

동의과학연구소의 대표적 활동 중의 하나가 동의보감의 출간이다. 1993년 동의보감 강독회가 구성된 이래 한의사, 철학 연구자, 자연과학 연구자가 모여 다양한 관점에서 동의보감을 해석하기 시작했다. 10년간 이어진 험난한 여정 끝에 2002년 제일권 내경편을 발간하였고, 2008년 제이권 외형편을 발간하게 되었다. 2013년까지 탕액, 침구, 잡병으로 이어지는 긴 여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3월 1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160쪽 | 1736g | 152*225*70mm
ISBN13
9788989899228

출판사 리뷰

한국인의 세계문화유산 東醫寶鑑

한국인들은 지난 30여 년 동안 급격한 사회 문화적 변동을 경험하면서 우리 자신의 “몸”과 “존재”에 대해서 소홀해왔다. 다이어트, 성형, 화장, 몸짱, S라인 등으로 몸을 이미지화하는 외형적 치장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있을 뿐, “몸” 그 자체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는 듯하다. 이미지를 위해 우리의 “신체” 곳곳을 혹사시키고 있을 뿐이다.
400여 년 동안 한국인의 몸과 질병, 마음을 위무(慰撫)해온 한 권의 책이 있다.면 그것은 동의보감일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들은 “소설 동의보감” “TV드라마 허준”등을 읽고 보며 우직하고 곧은 사나이의 집념으로 만든 『동의보감』이라는 책을 머릿속에 각인하게 되었다.
『동의보감』은 팔만대장경, 조선왕조실록과 더불어 우리 민족의 지적·정신적 민족문화유산 중의 하나이다. 팔만대장경, 조선왕조실록 등은 종교와 지배 계층의 시각에 입각해 기술된 데 반해, 『동의보감』은 중세 일반 민중의 생활과 환경을 중심으로 서술된 텍스트여서 의학·문화·학술적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건강”이라는 화두로 현대인들에게 그 영향력이 살아 숨쉬는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의보감』은 황제내경부터 16세기 말까지의 동양의학의 정수를 정리했고, 『향약집성방』 『의방유취』 등 조선 의학의 전통을 계승 발전시켜낸 한의학의 고전이다. 하지만 텍스트의 방대함과 깊이 있는 내용, 독특한 구성으로 한의학의 고전으로만 머물러 있기에는 외연이 너무 크다고 할 수 있다.
『동의보감』은 몸과 질병, 우주에 대한 중세인들의 사유를 총체적으로 드러내고 있어 한의학과 인문학이 소통할 수 있는 열린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동의보감에는 도교 사상을 중심으로 유가·불가의 사유 체계를 포괄하고 있어 두 영역이 접속하지 않고서는 온전한 이해는 불가능할 것이다.
또한 『동의보감』은 조선시대 신체, 질병의 문화를 탐사하는 보감(寶鑑)이다. 중세인의 신체관, 생명관, 그리고 그들이 앓았던 각종 질병과 처방, 양생 등은 17세기의 체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문화사, 생활사의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얼마 전까지 “허준”과 “동의보감”은 의학사를 전공한 연구자들이 다루어왔을 뿐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 철학, 문학 등의 인문학뿐만 아니라, 생물학, 물리학 등 자연과학 분야에서 연구 텍스트로 삼을 정도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동의과학연구소(소장 박석준)에서는 동의보감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고전으로서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면서 번역 작업을 시작하였다. 1993년부터 한의사, 철학자, 자연과학자가 모여 다양한 관점에서 원전을 해석하고 인용문의 출전을 조목조목 확인하면서 10년 동안 번역 작업을 해온 그 첫 결실로 3,000여 개의 역주를 단 『동의보감』 내경편이 2002년 발간되었다.
2002년 『동의보감』 내경편 발간에 이어 6년 만에 『동의보감』 제2권 외형편이 발간되었다. 외형편은 몸 밖의 세계를 다룬다. 외형편은 글자 그대로 몸의 겉에서 관찰되는 부분들의 의학적 기능과 그곳에 생기는 질병에 대해 서술한 것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각 부분에 대해 순서대로 설명하고 있다. 『동의보감』의 전체가 독특하지만, 이처럼 외형편을 두어 인체의 각 부분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한 것은 이전의 어떤 의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부분이다.

3,000여 개의 역주를 단 최초의 『동의보감』
모든 글에는 그 글이 쓰여진 배경과 의미가 담겨 있다. 『동의보감』은 수많은 인용으로 편찬된 책이어서 그 인용문의 출전을 밝히는 것은 『동의보감』을 온전히 이해하는 첫걸음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인용문의 출전을 확인한 번역본은 없었다. 여러 책들에서 인용과 재인용이라는 동의보감의 편찬 특징에 비추어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용된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다.
3,000여 개에 이르는 역주는 동의보감을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었다. 동과연에서 밝혀내고자 했던 역주는 1) 인용문의 출전을 밝히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 2) 인용을 단순한 인용으로 보지 않고 인용을 통한 글쓰기의 한 형태로 이해하였다. 3) 동의보감 편찬자들의 의도를 드러내기 위해 단순히 출전을 확인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문장이 인용된 문헌에서 갖는 의미와 동의보감에서 재인용되어 실릴 때의 의미가 변화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였다. 인용문이 정확하게 인용되었는지의 여부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인용되었으며, 나아가 원문과 인용문에 차이가 생겼을 때 그것을 무조건 전사(傳寫)의 오류로 보지 않고 동의보감 편찬자들이 인용문의 의미에 변화를 주기 위한 시도라는 측면에서도 검토하였다. 4) 인용된 문맥에서의 의미가 변화되었을 경우, 실제의 임상 경험에 기초하면서 동의보감 편찬자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살펴서 이를 번역에 반영하였다. 5) 이외에 전문 용어나 기존의 이해와 달리 사용된 용어에 대해 가능한 한 자세한 주를 달았다. 6) 한의학 전공자가 아닌 일반 독자를 고려하여 빈번하게 쓰이지 않는 한자나 일반 한의학 개념어에 대해 주를 달았다.
이상의 여섯 가지 원칙으로 만들어진 3,000여 개의 역주는 동의보감이 의학적 지식을 넘어 선인들이 가졌던 몸에 대한 생각과 문화를 읽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한의사와 철학, 자연과학 연구자들이 16년 동안 번역, 제이권 외형편 발간
다른 학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동의보감의 경우 한의학 임상에 대한 이해 없이는 번역 자체도 “수박 겉핥기 식”일 수밖에 없다. 강독회를 구성하면서 시작된 번역 작업은 한의사들만의 강독으로는 매우 불완전한 번역일 수밖에 없었다. 동의보감 처음에 해당하는 집례, 신형, 정기신을 다룬 편은 그 내용의 폭과 깊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도가의 사상뿐만 아니라 유가·불가의 사유가 등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전제되어야만 번역 가능한 부분이다. 그리하여 김교빈(한국철학), 최종덕(자연철학), 이현구(한국철학), 조남호(동양철학), 황희경(동양철학), 이동철(동양철학) 등이 참여해 강독과 번역을 진행하면서 번역이 본격 궤도에 접어들 수 있었다. 1993년 “동의보감 강독회”가 구성되어 한의사, 철학자, 자연과학자가 모여 다양한 관점에서 『동의보감』을 해석하고 인용문의 출전을 조목조목 확인하여 10년 만인 2002년 3,000여 개의 역주를 단 『동의보감』이 탄생하였다. 이로 6년 후인 2008년 제이권 외형편이 발간되었다.

세대별로 판형을 달리한 최초의 시도
휴머니스트판 『동의보감』은 한국의 대표적 고전을 세대별로 읽을 수 있도록 『동의보감』 A형(국배판), 『동의보감』 B형(신국판), 『동의보감』 C형(사륙판) 등 세 가지 판형으로 발간되었다. 그리고 독자의 책읽기 유형을 고려하여 역주 부분을 별색으로 인쇄하였다. 전문가들은 별색의 역주를 통해 인용의 출처와 맥락을 자세히 읽을 수 있으며, 일반 독자들 또한 자유롭게 텍스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역주를 구분, 정리해 놓았다.
『동의보감』 A형(국배판)은 전문가용으로 제작하였다. 특히 40대 이후 시력이 떨어진 독자들을 고려해 활자와 판형을 대폭 키웠다.
『동의보감』 B형(신국판)은 학생용으로 제작하였다. 가방에 편하게 넣고 다닐 수 있는 이동성을 최대한 고려하였고, 도서관이나 강의실에서 펼쳐놓고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동의보감』 C형(사륙판)은 일반용으로 특별 제작하였다. 가격과 휴대성을 최대한 고려하여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도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편집·제작비 2억 원, 편집인력 10명, 18개월 간 작업
동의보감 제이권 외형편의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8,000여 매이다. 300쪽 분량의 단행본 8권에 해당하는 원고량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판형을 달리하여 세 권을 발행하는 계획을 잡았다. 이를 계량화하면 300쪽 분량의 단행본 22권을 출간하는 작업이었다. 그러기에 휴머니스트판 『동의보감』의 편집·제작 과정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긴 호흡이 절실히 요구되었다.
번역본의 편집 체제를 시작으로 이를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디자인, 그리고 한문 원문을 지원하는 서체의 유무, 그리고 세대별로 판형을 달리 출간하는 편집방법 등을 반드시 시연한 후 실제 작업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인력의 지원과 그에 따른 비용의 지출이 뒤따라야 하는 기획이었다.
편집 체제뿐만 아니라 제작에서도 수많은 아이디어와 시간이 필요했다. 2,160쪽에 이르는 외형편의 분량은 큰 숙제였다. 2,160쪽 한 권을 묶어내려면, 우선 종이의 두께를 얇게 하는 방식이 유효했기에 국배판은 52g, 신국판은 42g, 사륙판은 34g의 종이를 선택해 샘플을 만들었다. 그리고 종이 위에 글자가 인쇄된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가인쇄와 가제본을 만든 후에야 비로소 책의 상이 잡히기 시작했다.
동의보감 제이권 외형편은 총 편집·제작비 2억 원, 10여 명의 전문편집자가 18개월 동안의 편집 및 제작 과정을 거친 후 출간되었다.

추천평

한의학과 인문학이 만들어낸 3,000여개의 역주와 매끄러운 번역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을 향한 노력은 유별난 데가 있다. 예를 들어 음식은 우리 국민들이 집착하는 건강 “획득”의 중요 수단이다. 보양식과 다이어트식은 일견 서로 모순된 듯 보이지만 우리가 TV, 신문, 잡지에서 거의 매일 볼 수 있는 단골 메뉴고, 음식점들의 과장된 맛과 선정적인 간판은 우리의 마음과 눈을 유혹한다. 이런 방식으로 건강을 “획득”할 수 있을까? 그러나 더 근본적이고도 중요한 것은 건강은 무엇이고, 우리 존재에 대해 건강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이다.
많은 사람이 동의보감을 말한다. 의학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물론 건강을 장삿속으로 팔아먹는 사람들까지도 동의보감을 말한다. 과연 동의보감은 오늘날 우리에게 무엇인가?
동의보감 서문에는 동의보감 편찬의 두 가지 취지가 나타나 있다. 하나는 학술적인 것으로 그 당시 혼란스러웠던 중국의학 각 학파의 학설과 임상을 정리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의사와 약의 부족으로 죽어 가는 민중들이 자신의 질병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동의보감은 이 두 가지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였다. 학술적으로는 內經의학의 관점에서 그 당시 중국 金元四大家를 비롯한 제가들의 학설을 정리하였으며, 민중들을 위해서는 양생과 질병치료에 쉽게 쓸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산과 들 그리고 강에 널려 있는 鄕藥들에 대해 鄕名과 생산지, 채취시기 등을 밝혀 놓았다.
특히 중요한 것은 동의보감은 그 어떤 의서보다도 修養(養生)을 비중 있게 생각한 점이다. 즉, 동의보감은 질병을 침·뜸, 약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기술함과 동시에 우리 몸의 구성 원리와 우리 몸을 조리하고 섭생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점은 다른 의서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동의보감의 훌륭한 덕목이다.
동의보감은 일차적으로 한의학 전공자들이 애용하는 의학 텍스트다. 한의사들은 지금까지도 동의보감 속에서 환자들에게 유용한 의학 지식과 처방을 찾아낸다. 그러나 시선이 달라지면 동의보감에서 읽어낼 수 있는 내용도 달라진다.
건강은 우리 몸을 아는 데서 시작된다. 동의보감에서 수양을 강조한 것은 민중들의 질병이 스스로 몸을 잘 조리하고 섭생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몸에 대한 지식은 생물학적 시선뿐 아니라 어떤 한 시대의 사회적·문화적 시선에 의해서도 구성된다. 그러므로 건강과 질병은 생물학적 측면과 함께 사회적·문화적 측면에서도 생각해야 할 개념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들은 동의보감 속에서 의학적 지식을 넘어 우리 선조들이 가졌던 몸에 대한 생각과 문화를 읽는 데까지도 나아갈 수 있다.
지금까지 동의보감은 여러 차례 번역되었다. 그러나 기존 번역본들의 시선은 한문을 한글로 옮기는 일 그 자체에 쏠려 있어 한의학 전공자에게도 비전공자에게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었다. 이 책의 역자들이 강조하고 있듯 번역은 번역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이며 “과거의 사유구조를 현재의 사유구조로 옮기는” 작업이다. 그러므로 역자들의 시선은 동의보감과 같은 옛 문헌의 번역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휴머니스트에서 발간한 『동의보감』은 박석준 원장을 중심으로 한의학과 철학을 전공한 동의과학연구소의 구성원들이 16년 세월을 들여 이룩한 성과물이다. 따라서 이 책이 갖는 강점은 한의학과 인문학 전공자들이 힘을 모아 만들어낸 각주와 매끄러운 번역에 있다. 특히 동의보감에서 인용하고 있는 인용문들의 출전을 일일이 찾아 밝힌 것은 앞으로의 동의보감 연구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동의보감을 임상적 필요에서 읽든, 몸과 관련된 선인들의 생각과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읽든, 이는 모두 읽는 자의 몫이다. 그러나 휴머니스트판 『동의보감』은 3,000개에 이르는 역주를 통해 이 두 가지 독해의 가능성을 다 뒷받침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앞으로 나머지 3권도 조속히 번역되어 완전한 모습을 갖추기를 기대한다.
이충열 (경원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
전통철학과 전통의학의 만남을 위하여―민족문화의 보고『동의보감』
『동의보감』은 중요한 민족문화유산이다. 이 책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조선 중기까지 발생한 다양한 병증과 그에 대한 치료법을 민족 주체적인 입장에서 기록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의보감』은 민족의학의 보고에 그치지 않는다. 질병을 앓는 것은 개인이지만 그 속에는 그러한 병을 발생시킨 사회적 조건과 문화심리적 조건이 함께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병을 보는 관점과 치료법 속에도 인간과 자연을 보는 거시적 관점과 함께 개인의 병변을 보는 미시적 관점이 함께 들어 있다. 따라서 『동의보감』은 조선 중기 우리 민족의 인간관과 사회관, 자연관을 종합적으로 담고 있는 셈이다.
지금 우리의 전통학문이 처한 상황은 어떠한가? 서구식 학문 분류에 따르면 인문학에 속한 전통철학과 자연과학에 속한 전통의학은 별개 학문처럼 보인다. 하지만 근대 이전 두 학문은 서로의 역할이 다르면서도 같은 사유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전통의학은 환자 치료의 효용성 때문에 아직도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서양의학과의 대결구도 속에서 “비과학”이나 “비합리”라는 비판을 견뎌낼 자신이 없어 보인다. 이 점에서는 전통철학도 마찬가지이다. 근대 이후 봉건사회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로 바뀌면서 근대화를 가로막는 낡은 학문으로 전락하였고, 그 결과 이성적 사유를 바탕으로 한 서양철학으로부터 “비논리적“이며 “비합리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두 학문은 서로 연계함으로써 서로를 보완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이 두 학문의 주체적 역량과 수준을 일정하게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과거 시기 전통철학과 전통의학은 구체적으로 어떠한 관계에 있었을까? 두 학문은 모두 인간과 자연을 중요한 탐구대상으로 삼았고, 인간과 자연에 대한 일원적 이해를 바탕으로 양자 사이의 관계에 주목하였다. 물론 각자의 영역에서 본다면 철학은 도덕적 입장에서 성리와 심리를 일관되게 설명하려 하였고, 의학은 생리·병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하였다. 그 결과 철학이 우주자연을 일관되게 설명해낼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과 함께 정치 사회적인 부분에 강조점을 두면서 추상화의 길을 갔다면, 의학은 질병 치료라는 구체적인 작업을 바탕으로 경험에 입각한 구체화의 길을 갔다.
추상화와 구체화의 차이는 여러 방면에 나타난다. 추상화 단계에서 오행보다 음양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면 구체화 단계에서는 그 반대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철학의 경우 추상 수준이 떨어지는 오행으로 만물을 설명하는 데 무리가 많았다면 의학은 오행의 구체성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다양한 병리 현상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근대 이후로는 서로의 차별성에만 주목하면서 의학은 이론적인 토대를 잃었고 철학은 구체적인 토대를 잃고 말았다.
두 학문이 처한 이 같은 현실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전통철학과 전통의학이 역사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아 왔는지를 살피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점에서 철학과 의학의 공동연구가 필요하게 된다. 이를 통해 철학이 형이상학적 논의에만 몰두하여 자연과 인간에 대한 구체적 탐구를 잃어버린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며, 의학은 임상을 통한 경험 차원에 매몰되어 이론적 천착을 소홀히해왔던 과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동의보감』은 양쪽 학계 모두에 새로운 연구방법을 제시하고 두 학문 사이의 학제간 연구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의 번역은 단순히 전통의학 전공자들만의 작업이 아니었다. 본격적인 번역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전통철학, 과학철학, 그리고 한의학 전공자들이 모여 오랜 동안 함께 읽고 토론하면서 서로의 생각과 관점을 공유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인식 토대 위에서 전통의학 연구자들이 구체적인 번역을 마무리하였다. 따라서 꼼꼼한 번역을 통해 의학의 발전에 기여한 점과 아울러 그 속에 담긴 문화적·사상적 배경으로서의 전통철학을 검토하는 일에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
김교빈 (호서대 철학과 교수)
16년 만에 태어난 외형편의 결실은 또 다른 시작이다

동의보감은 얼핏보면 그저 여러 의서를 발췌해놓은 책이라 생각하여 그 동안 과소평가하는 학자가 많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실제 내용을 염두에 두지 않은 편견에 불과하다. 동의보감은 우리 민족 최초의 종합 의서라는 점에서 의학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의 대표적인 고전일 뿐만 아니라, 그 독자적인 체제와 구성, 서술 방식과 내용에서도 독자성을 갖고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동의보감은 의학사적으로 내경과 상한론의 전통을 이어받아 각기 발전되어 온 금원시대(金元時代)까지의 의학을 집대성하였을 뿐만 아니라, 면면히 내려온 전통의학과 조선의 『의방유취』 및 향약의 전통을 이어온 책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동의보감 이전까지의 우리나라 임상 경험을 총괄한 실용적인 종합성 의서라는 점과 이후 의학의 발전, 특히 사상의학의 발전에 기초가 된 점 등을 볼 때, 동의보감의 의학사적 위상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동의보감을 연구하는 어느 학자는 “조선시대 醫學은 東醫寶鑑으로 시작되어 東醫寶鑑으로 흘러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동의보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언급하기도 하였다.
내용면에서도 상당한 독자성이 있다. 동의보감의 목차를 보면 당시의 다른 의서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를테면 풍한서습조화(風寒暑濕燥火)와 같은 외인(外因)이나 중풍(中風), 요통(腰痛)과 같은 질병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신형(身形), 오장육부(五臟六腑), 두면(頭面) 등과 같이 사람의 몸을 중심으로 편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형상과 장부 혹은 질병과의 연관을 강조한 점, 개인의 양생을 강조한 점,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단방을 정리한 점 등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이처럼 중요한 우리의 고전임에도 그 동안 허민 선생의 번역본(남산당)과 북한의 번역본 이외에는 내세울 만한 번역본이 없는 형편이었다. 특히 제1권 내경편의 앞부분은 의학만이 아니라 도교와 불교, 유교 등 당시 사상의 종합이라고 할 만큼 난해한 내용이 많은 부분이다. 철학적(인식론적) 사유가 필요한 부분이어서 오역의 가능성이 많았었고, 거개가 인용으로 이루어져 있어, 원문에 관하여 그 출전을 철저히 확인하여 번역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이유로 동의보감 원문을 펼칠 때마다 무거운 마음과 안타까운 심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이런 점에서 이번에 동의과학연구소(소장 박석준)가 옮긴 번역본은 많은 인용 내용의 출전을 확인하였고, 특히 내경편과 외형편은 한의사와 동양철학, 과학철학 등을 전공한 연구자와 함께 토론을 통하여 번역했다는 점, 그리고 이 성과를 “3,000여 개의 역주로 담아낸 것”은 무척이나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1993년 처음 동의보감 강독회를 구성하여 지금까지 이어온 동의과학연구소 연구원들의 끈기에 많은 박수를 보낸다. 이제 그 두 번째를 마무리한 만큼, 전5권의 완간이라는 신기원을 이루는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때이다. 더욱더 박차를 가하여 의학 발전에 디딤돌이 되고 후학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책이 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안규석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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