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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 대안적 세계화를 위한 한국의 목소리를 기대한다
들어가는 글 - 세계화의 주창자들로부터 세계화를 구해내자 한국어판 특별 기고문 한국 외환위기 10년, 세계화의 명암을 돌아본다 1. 또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세계화의 두 얼굴 | 세계화를 개혁해야 하는 까닭 | 국민국가에서 지구촌으로 2. 경제개발, 약속은 지켜졌는가 개발의 역사: 달콤한 약속, 쓰디쓴 열매 | 개발의 비전: 지속가능한, 균형 있는, 민주적 개발 |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 3. 모두에게 공정한 무역 북미자유무역지대의 교훈 | 무역자유화의 이론과 실제 | 무역협정의 역사: GATT에서 칸쿤까지 | 보다 공정한 무역시스템 구축 | 모두 승자가 되는 새로운 무역시스템 4. 지적재산권에 균형과 조화를 불어넣는 법 지적재산의 장점과 한계 | 균형잡힌 세계화와 지적재산권 5. 자원의 저주를 풀어라 자원부국이 경제빈국인 이유 | 자원은 저주가 아닌 축복이어야 한다 6. 뜨거워지는 지구를 구하라 근본문제: 공유지의 비극 |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구온난화 | 지구온난화 해결방안 7. 다국적기업의 사회적 책임 세계화의 첨병, 다국적기업 | 다국적기업의 책임을 묻는다 8. 부채, 그 세계적 불안의 해소 위기의 길 | 개발도상국의 부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9. 세계통화를 통한 글로벌준비제도의 개혁 준비금: 양날의 칼 | 세계통화준비제도 10. 지구촌 모두가 행복한 세계화 또다른 세계화의 조건 | 민주적 결핍에서 벗어나기 감사의 글 주석 |
Joseph E. Stiglit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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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한국인들이 한미자유무역협정을 쾌거라고, 그리고 무수한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못하다. 나는 이 협정이 한국이나 전세계에 어떤 이득을 가져다줄지 확신할 수 없다. 아마도 이 협정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희망을 걸고 있는 사람들은 결국 낙담하게 될 것이다. --- pp.35-38
TRIPs(무역관련 지적재산권)는 개발도상국들이 복제약을 생산하지 못하도록 막아, 전세계 극빈국들이 생명구호 의약품을 이용할 수 없게 했다. 이는 HIV와 에이즈 치료에는 중요한 문제다. 현재 이 병을 복제약으로 치료할 경우 1년에 드는 비용은 160달러면 충분하지만, 메이저 제약회사의 약을 복용할 경우에는 1만 달러가 소요된다. 복제약을 이용하지 못할 경우, 수천 명의 환자들은 헛되이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 pp.36-37 세계 인구 중 59%가 불평등이 증가하는 국가에 살고 있으며, 단지 5%만이 불평등이 감소하는 국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대부분의 선진국에서조차 부자는 더욱 부유해진 반면, 가난한 사람은 무일푼으로 전락해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간단히 말해, 세계화는 일부 국가들에는 도움을 주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심지어 이 일부 국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조차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우려할 점은 세계화가 국가는 부유하지만 국민들은 가난한 국가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 p.70 IMF에서는 미국만이 실질적인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 한 사람이 하나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거나 한 국가가 하나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민주주의의 원칙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 돈이 있는 자가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강의 경제대국이 가장 많은 투표권을 가지는 것이다. 투표권은 일부 조정이 있기는 했지만, 60년 전 IMF가 창설될 당시의 경제력에 기초해서 결정되었다. 경제개발의 책임을 위임받은 세계은행의 총재는 항상 미국 대통령이 지명해왔다. --- pp.75-76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막대한 외채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국가의 정부지출 또는 수출로 인한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상이 이러한 외채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충당됨으로써 학교, 도로, 병의원에 사용될 수 있는 돈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개발은 그 자체로도 힘든 과정인데, 하물며 이런 채무상태에서라면 개발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해진다. --- p.79 전세계 사람들이 ‘또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는 사실, 한 걸음 더 나아가 ‘또다른 세계는 필요할 뿐 아니라 필연적이다’는 사실에 확신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 p.91 우리는 최소한 경기장을 더 평평하게 만들 수는 있다. 혹은 개발도상국에게 좀더 유리하도록 경사를 만든다면 더 좋을 수도 있다. 이는 윤리적 근가가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여기에는 이기적인 이유도 다분하다. 즉 개발도상국의 성장은 우리의 성장을 강화시킬 것이며, 개발도상국의 안정과 안전을 높이는 일은 선진국의 안정과 안전에도 기여할 것이기 때문이다. --- p.140 유럽의 소는 하루 평균 2달러의 보조금을 받는다. 이에 반해 개발도상국 국민의 절반 이상은 2달러 미만의 소득에 의존해 살고 있다. 개도국에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것보다 차라리 유럽의 소가 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 p.177 무역은 다른 사람이 희생한 대가를 자신이 얻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무역은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될 수 있는 포지티브섬 게임이며, 최소한 그럴 수 있다. --- p.197 총 온실가스의 25%를 내뿜는 미국이 전체 그림에서 빠진 이상, 온실가스 감축은 상당히 제한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미국 내에서 인수 수가 49만 5,700명으로 가장 적은 와이오밍주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양이 총 인구수가 3억 9,600만 명에 이르는 74개 개발도상국에서 배출하는 양보다 더 많다. --- p.299-300 앞서 제안한 공동세가 도입된다면, 이런 모든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중략] 탄소세를 통해 거둬들인 수입을 이용해 저축 및 투자에 대한 세금, 근로소득세 등을 인하할 수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국가성장을 촉진시키게 된다. 이와 같이 세금인하는 경제를 활성화시키며, 따라서 탄소세의 비용보다 더 큰 수익을 유발한다. 이는 바람직한 것(저축이나 근로 등)보다는 나쁜 것(오염 등)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일반 경제원칙과도 일치한다. --- pp.314-315 오늘날 3조 달러에 달하는 준비금에 대한 개발도상국들의 평균 실질수익률은 1-2% 또는 그 이하다. 대부분의 개발도상국들에는 고수익을 창출하는 프로젝트가 무수히 있지만, 투자여력이 없는 상태다. 만일 이 돈이 준비금으로 예치될 필요가 없다면, 또는 그처럼 낮은 금리로 미 재무부증권을 사들이지 않는다면, 10-15%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다른 프로젝트에 얼마든지 투자할 수 있었을 것이다. --- p.414 미국이 이라크전쟁에 1조 달러를 투입할 여력이 있다면, 빈곤과의 전쟁을 위해 연간 1,000억 달러도 안 되는 자금을 지원할 여력 또한 충분하다. --- p.465 선진국의 개발도상국 원조비용은 극히 미미한 반면, 개발도상국에 공급하는 무기의 양은 엄청나다. 선진국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관행을 척결하고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기 위한 행동을 몸소 실천해야 한다(특히 무기거래를 축소하고, 은행 비밀보호를 해제하며, 뇌물을 척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 p.466 우리는 부자들과 권력가들을 위한 세계화가 아닌 극빈국을 포함한 전 인류를 위한 세계화를 달성해야만 한다. 그 길은 멀고도 험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바로 시작할 때다. --- p.4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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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의 추억?
2007년 말, 외환위기 10주년을 돌아보는 특집 기사들이 거의 대부분의 언론매체를 장식한 바 있다. IMF의 구제금융, 금모으기 운동, 기업들의 줄도산, 대규모 구조조정과 실직 등이 이제 파노라마처럼 ‘기억’되는 경향이 있지만, 1997년 외환위기는 한국 경제사에서 ‘그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만큼 큰 사건이었다. 주지하다시피, 세계화란 이슈는 이제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세계화는 마치 공기와도 같아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우리의 삶에 깊숙이 자리잡고 이를 규정하는 ‘보이지 않는 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세계화는 그렇게 추억하거나 간과하고 말 성질의 것이 아니다. 세계화와 그 불만, 그리고…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오는 불확실성에 관한 연구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석학 조지프 스티글리츠(컬럼비아대 교수)는 우리에게 아주 낯익은 학자다.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된 1990년대, 스티글리츠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 경제자문위원회 의장(1995~97년), 세계은행 부총재(1997~2000년)를 역임하며 세계 경제권력의 핵심에 있었지만, 누구보다 강도 높은 어조로 세계화를 비판했다. 그로 인해 세계경제를 주무르는 세계화 주도세력에 눈엣가시로 ‘찍혀서’ 세계은행 부총재직을 그만두고 다시 학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세계화에 대한 비판의 칼날을 벼린 문제적 저작 《세계화와 그 불만》(2002)을 통해 더욱 각을 세웠다. 제목 그대로 이제까지 진행된 세계화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그 책에서 스티글리츠는 미국 재무부와 IMF 등 국제경제기구가 이인삼각 경기 하듯 주도한 세계화가 지구촌을 얼마나 피폐하게 망가뜨렸는지 신랄하게 비판했다. 당시, 1997년 외환위기를 통해 일방적인 세계화의 어두운 면에 대해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한 우리로서는 《세계화와 그 불만》이 외환위기를 비판적으로 돌아보는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특히 1997~98년 동아시아 금융위기의 이면을 면밀하게 분석한 뒤 IMF와 미국이 강요한 처방이 잘못된 것이었음을 입증한 대목은 충격적인 동시에 통쾌한 사자후였다. 대안적 세계화는 가능한가 《인간의 얼굴을 한 세계화》는 세계화 논쟁의 거대한 불을 지핀 밀리언셀러 《세계화와 그 불만》의 후속편이자 세계화 개혁안을 집대성한 책이다. 《세계화와 그 불만》이 비판의 칼날은 날카로웠지만 대안 제시는 다소 미흡해 아쉬움이 없지 않았다면, 이번 책은 세계화를 어떻게 개혁하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중점적으로 다룬 저작이다. 흔히 스티글리츠를 ‘반(反)세계화의 전도사’ 쯤으로 간주하곤 하지만, ‘오해’와 달리 세계화를 반대하지 않으며 세계화의 장점과 이득을 부인하지도 않는다. 다만 지금까지 전개된 세계화, 즉 미국과 IMF, 세계은행이 주도한 일방적 세계화의 방향에 반대하는 것이다. 세계화의 주창자들이 개발도상국과 빈곤국에 일률적으로 강요한 ‘교리’이자 처방전인 일명 워싱턴 합의(워싱턴 컨센서스) 모델은 동아시아, 옛 사회주의 국가,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위기를 해결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불난 데 기름을 부은 격으로 사태를 더 악화시킨 ‘충격요법’이었다(워싱턴 컨센서스는 자본시장 자유화, 외환시장 개방, 국가 기간산업 민영화, 정부예산 삭감, 정부규제 축소 등을 근간으로 한 제3세계 개혁안이다). 예를 들어, ‘IMF의 모범생’으로 칭찬받으며 워싱턴 합의 모델을 충실히 이행한 아르헨티나는 경제위기 끝에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시장경제로 이행한 옛 사회주의 국가들의 경우도 워싱턴 합의 모델을 충실히 이행한 나라들일수록 경제침체와 위기의 늪에 빠지는 사례가 많았다. 반면 시장개방에 신중했던 중국과 인도가 별다른 위기를 겪지 않고 고도성장을 이룬 것은 대조적이다. 세계화의 장밋빛 약속은 거짓임이 드러났다. 부자나라는 더 부자가 되었고 가난한 나라는 더 빈곤해졌다. 그렇다면 빈익빈 부익부가 아니라, 부국과 빈국이 고루 잘살 수 있는 대안적 세계화는 가능할까? 스티글리츠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스티글리츠는 제대로 된 세계화를 위해 분야별로 대안을 제시한다. 우선 국제기구의 의결방식을 민주적으로 바꿔야 한다. 민주주의의 상식으로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1인 1투표’가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60여 년 전 설립 당시의 파워에 기반해 미국과 유럽이 IMF와 세계은행의 수장 직을 나눠먹기하고 있으며, 주요 사안에 대한 투표권 역시 미국 등 선진국에 더 많은 표가 할애되어 있다. 무역?통상과 관련해, 스티글리츠는 양자간 시스템이 확대되고 있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다자간 자유무역협정과 달리,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은 미국과 멕시코의 격차를 더 심화시킨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의 경우에서 보듯, 세계를 우방국과 비우방국으로 양분하고 있으며, 미국의 강력한 입김으로 인해 협정 자체도 불공평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미국 주도의 양자간 FTA는 사실상 ‘진정한’ 자유무역협정이 아니다). 한미FTA 비준을 앞두고 있는 우리에게 스티글리츠는 귀 기울여 들어야 할 귀중한 조언들을 해준다.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스티글리츠는 TRIPs(무역관련 지적재산권)가 개발도상국의 복제약 생산을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빈곤국의 에이즈 환자들이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음을 고발한다. 복제약(카피약)을 사용하면 1년에 160달러면 충분하지만, 메이저 제약회사의 치료약(오리지널)을 복용할 경우 1만 달러가 넘게 들어 빈곤국 환자들로서는 도저히 치료약을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제3세계 국가들의 전통적인 지식과 자생식물을 특허출원하는 일명 ‘생물해적질’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비판의 날을 세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에이즈 치료제 같은 생명구호 의약품은 개발도상국에서 충분히 쓸 수 있도록 접근성을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의 문제는 시급하고 절박한 문제다. 다행히 교토의정서에 의거, 각국이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오염물질 최대 배출국인 미국이 이를 거부함으로써 지구촌 전체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다. 스티글리츠는 탄소배출을 규제하지 않는 나라(특히 미국)에 반드시 무역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하는 한편, 온실가스 배출에 관련된 이들이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공동(환경)세를 도입하자고 제안한다. 온실가스 배출 등 나쁜 일에 세금(탄소세)을 부과하고, 이 수익으로 저축에 대한 세금, 근로소득세 등 바람직한 일에 대한 세금은 인하하자는 것이다. 이 밖에도 천연자원 부국이 빈곤국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규명하고 자원이 저주가 아닌 축복이 되도록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한다. 또 군사독재정권 하에서 가져다 쓴 부채(‘불쾌한 채무’)를 탕감해주고 국제파산법을 제정하는 등 개발도상국과 빈곤국의 부채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세계화 문제의 근본원인은 글로벌준비제도에 있기 때문에 이를 개혁하는 일이 관건이라고 의견을 피력한다. 각국이 경제위기에 대비해 엄청난 액수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데, 돈이 빈국에서 부국으로 역류하는 잘못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개발도상국들은 한편으로 미 재무부 증권(US Treasury bills)을 구입함으로써 달러로 준비금을 보유하고(미국에 돈을 빌려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른 한편으로 미국에서 직접 차관을 들여온다. 문제는 개도국들이 돈을 빌릴 때(차관 도입) 줘야 하는 이자율이, 돈을 빌려줄 때(미 재무부 증권 구입) 받는 이자율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따라서 미국은 가만히 앉아서 돈을 벌고, 개도국들은 부채의 악순환에 시달리며 위기의 사선을 넘나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적자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이 붕괴한다면? 안 그래도 불안정한 세계경제는 재앙에 가까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글로벌준비제도를 마련하는 게 필수적이다. 스티글리츠는 세계통화(global greenback)를 도입해 달러화 대신 기축통화로 삼아야 한다고 제시한다. 또한 세계통화를 금융문제 해결에 사용할 뿐 아니라 빈곤퇴치, 개발촉진, 환경보호, 교육 및 의료지원 향상 등에도 써서 지구촌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적용해야 한다고 제시한다. 세계화, ‘악령과의 계약’을 넘어 ‘지구촌 모두가 행복한 세계화’로 스티글리츠가 이 책에 담은 제안들은 기본적으로 세계화가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에 기반하고 있다. ‘세계는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개발도상국과 빈곤국에 조금은 더 유리하게 지원해줌으로써 나라 사이의 격차를 줄이고 공정한 경주를 벌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그 동안 세계화에 신음하던 개발도상국과 빈곤국가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선진국에도 궁극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다. 누군가 이 책에 대해 평하며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세계가 원하는 것은 세계화의 실패에 관한 또 하나의 책이 아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희망이다.” 스티글리츠가 이 책을 ‘《세계화와 그 불만》의 2탄’이 아니라, ‘비판을 넘어선 풍부한 대안’을 통해 ‘희망’을 제시한 이유다. 그가 이 책에서 밝힌 제안들을 실천한다면, 세계화는 더 이상 ‘악령과의 계약’이 아니라 지구촌 모두가 행복한 미래의 약속이 될 것이다. 스티글리츠는 말한다. 모두가 행복한 세계화의 길은 멀고도 험하지만, 바로 지금이 시작할 순간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