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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가족은
2. 아버지는 3. 아버지의 새 주사위 4. 누나는 5. 어머니는 6. 형은 7. 자꾸자꾸 구르는 아버지의 주사위 8. 우리의 여행은 시작되고 9. 하나비시 세이타로는 10, 우라카타는 힘들어 11. 그 후 누나는 12. 여행 중에 13. 여행은 계속되지, 어디까지고 14. 형의 전화 15. 해피엔드일까 16, 어머니의 편지 17. 나는 |
Hiroshi Ogiwara,おぎわら ひろし,荻原 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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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허울뿐인 가족은 새로운 길 위에 섰습니다. 독재자인 아버지의 로망에 끌려 이리저리 휘둘리기만 하던 이들 가족은 결국 ‘붕괴’에 이르게 됩니다. 사실 훨씬 이전부터 붕괴되어 있었지만, 형식적으로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된 것이지요. 아버지는 극장 앞의 매화꽃이 피고 지고, 또 벚꽃이 필 때마다 떠나간 가족이 돌아오리라 믿지만 한 번 제 길을 찾아 떠난 가족들은 이제 각자 자신들의 로망을 실현해 나갑니다. 아버지의 굴레, 식구들의 굴레에서 해방되기를 원했던 그들이 마침내 둥지 밖으로 뛰쳐나와 성숙한 개체가 되기 위해 껍데기를 부숴나가는 것이지요. 이렇게, 저마다 울타리 밖으로 뛰쳐나가게 되면서 형식적으로는 가족이 붕괴되어 결말이 비극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고리타분하고 낯간지러운 표현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이 가족의 해체는 또 다른 시작임을 여러분은 잘 아시겠지요. 대중연극이라는 신파의 옷을 입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가족 해체의 모습은 바로 지금, 현대의 가족 모습과 일치합니다. 어떤 가족은, 멀리 떨어져서 서로를 자신과 다른 인격체를 가진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게 될 때야 비로소 가족임을 의식하게 되기도 하는 법입니다. 해체를 통한 성장인 셈이지요.
--- 옮긴이 후기 중에서 이 작품은 오기와라 히로시 전매특허(?)인 ‘웃기면서 눈물도 주고 감동도 주고 재미도 주는’ 소설입니다. 사실 오기와라 히로시의 작품을 읽고, 또 번역하면서 느낀 것은 웃음도 웃음이지만 이 작가, 정말 부지런하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는 열정적인 사람이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접하게 되는 일본 대중연극의 세계가 또 보통 감칠맛 나는 게 아니랍니다. _ 옮긴이 김소영 --- 옮긴이 말 중에서 예전에 ‘부모님 직업’으로 작문을 하라고 했을 때는 무척 당황했다. 아버지는 툭하면 직업을 바꾸는 데다 그 직업이란 게 항상 대체 뭘 하는지 정체불명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새로 시작한 일도 원고지 두 장에 쓰세요, 하고 선생님이 말한다면 분명 당황할 테지. 아버지는 “가족 전원이 할 수 있는 벤처 비즈니스라카이” 하고 말하지만, 동네 아주머니들이 나를 보고 “온 식구가 요상한 장사를 하는 집 자식”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 p.10 “그래도 우리, 남의 집에 있을 때가 더 사이 좋아 보여. 그러니까 누가 남의 집에서 살면 모두 훨씬 더 사이가 좋아지는 거 아니야?” “그기 되나. 가족이라 카는 거는 그런 기 아이다.” “어떤 거?” 나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많이 한다. 내 주변에는 온통 모르는 것투성이이기 때문이다. “뭐라캐야 되노, 그기, 한마디로는 말 몬 하지…… 그라이 말이다, 말하자면 짐 비슷한 기라. 여행할 때 짐. 무거버서 영 몬 견디겠다 싶을 때도 있재. 그렇다고 버릴 수도 엄꼬. 짐이 있어야 여행을 할 수 있으이. 새들은 지 새끼라도 날개가 자라나면 어이, 안녕인 기라. 인정사정없이 내팽개친다 아이가.” 살짝 부러운 듯이 아버지는 말한다. “사람은 그기 안 되는 기라. 머라캐야 되노…….” --- p.35 “플레이는 하드와 소프트, 두 종류가 있는데 어느 쪽 코스로 갈까요?” “코스라니요?” “말하자면 소프트는 입문코스지요. 제가 제 방식대로 아버님 역을 계속하면, 고객님은 저에게 맡기고 평소대로 행동하면 됩니다. 뭐, 가벼운 놀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그런 코스 따위 없다. 방금 생각해 낸 것이다. --- p.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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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주사위 던지기 같은 거야”
웃음과 눈물의 인생극장 오기와라 히로시 최고 걸작 유머소설! 일본 문단과 독자로부터 주목받는 작가 오기와라 히로시의 절묘한 유머소설, 색다른 가족이야기. 대여가족 파견업이라는 이상야릇한 비즈니스를 하는 하나비시 세이타로 일가는, 원래 대중연극을 하던 배우 일가. 아버지 세이타로에게 휘둘려 사는 나날들 속에 다툼은 끊이질 않고 빚은 불어만 가 가계는 파탄 지경. 끝내는 살던 집마저 잃고 옛 교분으로 유랑극단에 복귀하게 되는데……. 자, 이들 여섯 식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먼저, 이 소설의 등장인물. 항상 주역이고 싶은 아버지 하나비시 세이타로와 상냥한 미인 아내 미호코, 영상 크리에이터 학교에서 특수 분장 공부를 하고 싶은 큰아들 다이치, 고교를 중퇴한 후 록밴드 리더와 전격 결혼해 현재 싱글맘으로 육아중인 둘째 딸 모모요, 그리고 나이에 비해 다소 지능이 떨어진 막내 간지. 이들 가족은 대여가족 파견업(가족이 없거나 아이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가족 대역을 해주는 일)이라는 이상야릇한 비즈니스로 생활을 영위한다. 평상시는 서로 잡아먹을 듯 사이가 나쁜데 대여가족 일을 할 때만 가족다워지는 ‘이상한’ 가족이다. 아버지는 먹고 살기 위해 수십 년 해왔던 대중연극을 때려치우고, 여러 가지 사업을 하지만 매번 실패했던 경력이 있다. 대여가족 파견업은 연극 일을 해왔던 경험이 밑천이 되어 아버지가 가장 자신만만해 하는 사업 분야다. 이 소설의 전반부는 이렇게 대여가족 영업을 하면서 여러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응대해가는 내용의 연작 단편풍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에피소드마다 요절복통의 웃음을 선사하지만, 폭풍 전야처럼 가족의 파국을 예감케 한다. 하지만, 이 대여가족 사업도 결국엔 빚만 지고 실패, 가계는 파탄 지경에 빠진다. 게다가 살던 집마저 잃게 되어 궁여지책으로 옛 교분이 있는 유랑극단에 복귀한다. 이 와중에 큰아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집을 떠나고, 둘째 딸 역시 우연찮게 엔카 가수로 데뷔, 가족으로부터 독립한다. 이제 남아 있는 가족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막내아들 간지. 이들 부부는 옛날에 그러했던 것처럼, 연극을 올리기 위해 각 지역을 옮겨다니는 유랑가족이 된다. 이 소설의 후반부는 아버지가 대중연극 일을 다시 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이 소설를 통해 엿볼 수 있는 일본 대중연극의 세계도 재미있지만, 놓칠 수 없는 부분은 막내아들 간지의 성장사다. 소설의 전반부에선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독자들에게 웃음을 주었지만, 연극판에 참여하게 되면서 서서히 변모하는 간지의 모습은 독자들에게 감동을 안겨준다. 아버지와 함께 다양한 연극을 올리면서 연극의 주체로 참여하게 되는 간지, 인생의 축소판인 연극을 통해 새로운 삶과 세계를 깨우쳐 나가는 간지. 이제 간지는 자기 세계를 찾아 떠난 형이나 누나처럼 그만의 세계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혼자서도 살아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 누군가에게. 돌고 도는 인생, 바람 잘 날 없는 가족 자립 성장사 가족은 영원히 함께 있을 것 같으면서도 시간이 흐르면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나기 마련이다. 동물과는 달리 부모는 자식을 떠나보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소설 속 아버지 세이타로 역시 자식들과 함께 가족 전원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살고 싶어 한다. 즉 아버지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식구들을 구속하려 하고, 각 가족구성원들(특히 자식들)은 저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어 가족이란 이름 밖으로 뛰쳐나가려 한다. 그래서 끊임없이 다투고 충돌하고 갈등한다. 그 관계에서 아버지와 자식 사이에서 조용히 구심점을 잡아주는 이는 어머니. 하지만, 그런 어머니에게도 자신의 삶을 살려는 욕구는 없는 것일까? 늘 가족들의 뒷바라지만을 하며,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희생하며 살아온 삶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았을까? 본능적으로 그 욕구를 감지한 아버지는, 그래서 어머니가 연극 무대에 설 수 없도록 반대한 것일까? 이 소설의 미덕은, 시종일관 웃을 수 있는 에피소드들이 넘쳐나지만 그 웃음 뒤에서 ‘가족’이란 화두를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