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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6호는 구석에 숨어 릴로를 살펴보았다. 그 때 벽에 붙은 포스터 하나가 626호의 눈길을 끌었다. 그림에는 한 소녀와 강아지가 다정하게 끌어안고 있었다. 626호는 포스터를 자세히 바라보다가 언뜻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그러고는 가운데에 튀어나온 두 다리를 배 안으로 쏙 집어넣어 감쪽같이 숨겼다. 이윽고머리의 더듬이를 오그리고 날카로운 가시 돌기도 털 속으로 숩긴 뒤, 네 발로 일어섰다. 실험용 생명체 626호는 진짜 개처럼 보였다. 릴로가 돌아서자 626호가 릴로 바로 앞에 앉아 있었다. 릴로는 깜짝 놀라서 녀석을 바라보았다. "안녕?" 릴로가 반갑게 인사했다. "아, 안녕?" 626도 일어서며 말했다. 포스터에 있는 개처럼 626호는 릴로를 꼭 끌어안았다. 릴로의 눈이 화들짝 커졌다. "와!" 릴로는 탄성을 질렀다. 이렇게 멋진 개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 pp.71-7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