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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無爲)적 정념, 내속(內俗)의 서정으로 충만
김재석의 이번 시집은 정념으로 충만해 있다. 상황의 측면에서 시인의 시선이 닿는 모든 시적 대상들은 시인의 가장 내밀한 마음의 움직임을 빼앗을 듯 유혹하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사실 대상들에 대한 유혹의 눈길을 던지고 있는 것은 시인 자신이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이 대상들에 완전하게 자신의 욕망을 뒤섞지는 않는다. 시인은 꽃과 나무, 그리고 전라도에 산재되어 있는 많은 절집에 대한 여정을 멈추지 않는데, 그 만행의 과정 속에서 내부로부터 거의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온다고 해도 과장이라고 할 수 없을, 정념의 자연스러운 탐닉적 행보를 긍정하고 있다. 무위적 정념으로 충만한 김재석의 시세계는 조작적 가짜 정념으로 충만한 현실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만들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엉터리와 같은 세상을 껴안고 견디고 극복하게 만드는, 높은 차원의 서정적 정념의 근거를 은은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환기시키고 있다. - 이명원(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