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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글
프롤로그: 계산하는 친족 1부 만들기: 언어와 코드 1 상호매개: 텍스트성과 계산 체제 2 말하기, 글쓰기, 코드: 세 가지 세계관 3 정보의 꿈: 세 권의 소설에서 신체의 탈출과 구속 2부 저장하기: 인쇄와 전자 텍스트 4 매체 번역하기 5 수행적 코드와 수사적 언어: 닐 스티븐슨의 『크립토노미콘』 6 셸리 잭슨의 『패치워크 소녀』의 명멸하는 연결성 3부 전송하기: 아날로그와 디지털 7 행위자의 가면 벗기기: 스타니스와프 렘의 「가면」 8 시뮬레이팅 내러티브: 가상 생명체는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있는가 9 주관적 우주론과 계산 체제: 그렉 이건 소설의 상호매개 에필로그: 재귀와 창발 주석 참고문헌 |
Katherine Hay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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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헤일스는 20세기 말인 1999년에 나온 『우리는 어떻게 포스트휴먼이 되었는가』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듀크 대학의 영문학 교수다. 화학 석사와 영문학 박사 학위를 동시에 지니고 있는 독특한 학력의 문학 비평가이자 인문학자인 헤일스는 이 책에서 20세기 중후반에 발전한 사이버네틱스의 역사를 추적하면서 탈체현된 포스트휴먼 판본을 비판했다. 6년 후인 2005년 헤일스는 『나의 어머니는 컴퓨터였다』를 출간하면서, 앞의 책에서 다루었던 자유주의적 휴머니즘 주체와 포스트휴먼 간의 상호작용은 이미 20세기의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기 시작했다고, 21세기에 들어선 현재 논쟁의 초점은 자유주의 휴머니즘의 전통과 포스트휴먼 사이의 긴장보다는 지능형 기계와 함께 계속 진화해 나가는 포스트휴먼의 각기 다른 판본들에 맞추어지고 있는 듯하다고 말한다. 컴퓨터 기술이 사회의 기반시설 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어가고, 그에 따라 경제, 제조, 운송, 통신 기술이 전 지구적인 네트워크로 긴밀히 통합된 21세기 상황의 복잡성은 탈체현된 정보와 체현된 인간의 생활세계를 병치하는 이진법적 관점으로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주체와 객체의 이진법을 극복하고 인간과 인간이 만든 것 사이의 위계적이고 지배적인 구조를 극복하고자 하는 헤일스는 코드와 언어를 이해하는 흥미롭고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다. 코드와 언어가 점점 더 서로 얽히면서 디지털 매체와 오래된 매체와 연관된 문화적 실천들이 상호작용하는 지점에서 일어나는 상호매개는 단순히 코드가 말하기와 어떻게 다른지 혹은 전자 텍스트가 인쇄물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논의뿐 아니라, 디지털 매체가 자아 개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살아 있는 존재로 간주되고 인간의 의식이 계산적인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인간이 디지털 시대의 렌즈를 통해 우주를 보게 될 때 나타나는 주관적 우주론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한 논의로도 확대된다. 인간과 기계, 아날로그와 디지털, 낡은 기술과 새로운 기술 사이의 복잡한 상호매개는 다른 무엇보다도 이 책의 제목, “나의 어머니는 컴퓨터였다”가 가장 효과적으로 포착하고 있다. ‘컴퓨터’가 1930년대와 40년대에 계산을 하도록 고용된 사람들--주로 여성들--을 지칭하던 용어였다는 이제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역사를 환기시키는 이 제목은, 계산에 필요한 지능과 노동이 인간에서 기계로 이동된 역사적 전환을 부각시키면서 동시에 호모 사피엔스와 로보 사피엔스, 인간과 지능형 기계가 제기하는 수많은 문제들에 대한 제유가 된다. 또한 우주가 모든 물리적 실재의 기저에 있는 광대한 계산 메커니즘에서 실행되는 계산 과정을 통해 생성된다는 “계산적 우주”에 대한 주장을 상기시키는 이 제목은 이제 컴퓨터 우주가 어머니 자연을 대신하게 되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이 제목은 또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만들어진 인공 생명들에 대한 우리의 의인화된 투사들과 내러티브들을 상기시키면서 동시에 이러한 의인화된 투사가 역설적으로 인간 존재가 어느 정도까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이해될 수 있는가의 문제도 제기한다는 점도 상기시킨다. 하지만 헤일스 자신이 강조하듯이 이 책에서 헤일스의 주된 관심은 “계산적 우주”가 기술적, 예술적 실천에서 수단이자 동시에 은유로 작동하는 복잡한 역학에 있다. 다시 말해서 헤일스는 휴먼과 포스트휴먼에 대해, 기술이나 비인간 존재들에 대한 우리들의 논의와 담론들 그 자체도 우리를 둘러싼 세상과 우리의 개념과 거기에서 나오는 사물들을 창조하고 형성하는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기술만이 아니라 언어와 은유도 현실을 형성하는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우리가 만드는 것’과 ‘(우리가 생각하기에) 우리가 무엇인지’가 함께 공진화함을 강조하면서, 주체/객체 이분법과 지배와 통제의 구조를 넘어서는 상호관계의 복잡한 상호성을 인정하고 실행하라는 이 책 전체에 걸쳐 지속되는 헤일스의 호소는 21세기의 우리가 해결해야 할 도전적인 문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