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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뻬이징 1
- 경극의 무대, 역사의 무대 02 뻬이징 2 - 농민의 아들, 자전거를 잃다 03 샹하이 - 신여성들의 신천지는 없었다 04 홍콩 - 연애는 해도 결혼은 못하는 도시 05 충칭 - 창강의 착한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06 텐진 - 웃어야 중국인이다 07 시안 - 진나라인가 당나라인가 08 광저우 - 황비홍, 황금 산을 찾다 09 항저우 - 시후, 사랑에 물들다 10 샨뚱 - 순종 인간들은 고량주를 마신다 11 허뻬이 - 위대하고도 저주스러운 장성이여 12 난징 - 중국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13 후난 - 마오쩌둥은 살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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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학 1세대가 발로 뛰며 쓴 문화기행
한국과 중국 사이의 교류가 활발해지다보니 중국은 한국인에게 많이 알려졌고 중국 관련 도서나 영화 등 수많은 문화상품이 한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피상적이며 그간 출간된 책 역시 번역서 중심이어서 한국인의 시각에서 중국을 깊이있게 파악한 저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에 따라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에 진출하거나 유학을 떠나 실패하는 사례도 적지 않게 목격되곤 한다. 한중수교(1992년) 직후(1992-94년) 뻬이징 사범대에서 유학했고 서강대에서 중국 문학과 문화를 가르치는 틈틈이 중국을 오가며 중국문화를 연구해온 이욱연 교수는 중국 본토유학을 다녀온 1세대에 속하는 젊은 학자다. 저자는 지난 20여년간 중국의 개혁개방을 현장에서 목격한 생생한 체험과 중국 문학과 현대영화 등을 연구해오면서 축적된 지식을 이 책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는 현대 중국문화의 심층을 전달하는 깊이있는 분석과 생생한 현장감으로 중국에 대해 한국인이 꼭 알아야 할 지식을 담고 있으며, 중국의 쟁점을 다룬 영화를 해석하면서 그 배경이 된 지역을 여행하는 형식으로 씌어져 누구나 쉽고 즐겁게 중국문화와 역사를 탐험할 수 있게끔 해준다. 이제는 쏘프트 차이나를 알아야 한다 이 책은 중국 현대영화 16편의 배경이 된 중국 전역 13곳을 여행하는 형식으로 씌어져 있다. 저자는 중국의 수도 뻬이징에서 내륙의 오지 펑제현까지를 구석구석 누비며 각 지역의 문화와 역사의 숨결을 전한다. 이 과정에서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문화다. ‘하드 차이나’, 다시 말해 정치나 경제와 같은 딱딱한 차원을 이해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며 이제는 ‘쏘프트 차이나’, 이른바 중국의 문화를 제대로 읽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인의 눈에 비친 중국문화의 특색을 날카롭게 파헤친 점에 있다. 저자가 보기에 중국문화는 한국과 많이 비슷하면서도 묘하게 다른 점을 지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체면’이다. 한국인도 체면을 소중히 여기는 편이지만, 중국인에게 체면은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가령 KFC는 중국에서 무료로 치킨 도시락을 나눠주는 판촉을 시도했다가 중국인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41면). 중국인을 거지 취급했다는 이유였다. 반면 다른 나라의 자동차회사들이 자국에서 유행이 지난 낡은 모델을 중국에 들여온 데 비해 한국의 한 회사는 자사의 최신 모델을 중국에 선보임으로써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른바 ‘체면 마케팅’의 성공 사례로 거론되는 이 일화는 중국 진출에서 문화의 이해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음식문화에서도 중국의 미묘한 특색이 드러난다. 중국의 훠꿔(샤브샤브)와 한국의 찌개는 두 문화가 똑같이 한솥밥문화임을 말해준다. 그런데 한국인들은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어 끓여먹는 반면, 중국인들은 자기 취향에 따라 재료를 넣어 먹는다. 저자는 이런 문화가 한국인보다 중국인이 좀더 개인적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임을 설득력있게 설명한다(15면). 중국문화에 대한 따가운 비판도 던진다. 어디서나 구경에만 열중하는 중국인의 구경꾼심리를 언급하면서 저자는 이런 문화가 중국의 민주화를 더디게 하고 있음을 지적한다(158면). 또하나 이 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중국의 문화적 특색을 각 지역의 고유한 역사적 맥락에서 짚어낸다는 점이다. 가령 뻬이징사람들은 왜 콧대가 높을까? 저자는 뻬이징이 중국의 수도로서 역사의 중요한 고비를 몸소 감내한 도시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래서 뻬이징사람들은 역사의 중심에 서 있다는 의식이 강하고, 자연히 정치 이야기를 즐긴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25면). 그렇다면 샹하이는 어떠한가? 샹하이 문화의 특징은 다양성이다. 샹하이는 여러 외세에 의해 지배당한 경험이 있는 곳이다. 일찍부터 여러 문화를 받아들이고 소화해낸 만큼, 샹하이사람들은 개방적이고 너그러우며 포용력이 강하다(82면). 반면 홍콩은 떠돌이문화를 간직한 곳인데, 이는 외세의 지배와 반환 과정을 겪으면서 언젠가 떠나야 할 ‘유통기한’이 있는 곳이라는 의식이 생긴 데서 비롯된다(113면). 이처럼 저자는 중국 각지의 문화를 설명하되, 그 지역의 고유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좀더 생생한 이해를 돕는다. 영화에 물들고 역사에 취하다 이 책에서 영화는 중국문화를 재미있게 이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동시에 중국 현대사의 맥락 속에서 중국문화를 바라보는 창(窓) 역할도 한다. 「패왕별희」 「첨밀밀」에서 「스틸 라이프」 「색·계」 같은 최근의 영화를 비평하면서 저자는 이 영화들이 중국 현대사에서 가지는 의미를 꼼꼼하게 되짚어낸다. 가령 「송가황조」를 보면서는 2차에 걸친 국공합작 과정과 중국 현대사에 끼친 쑨원과 장제스 등의 영향을 조명하며, 「붉은 수수밭」 「귀신이 온다」 같은 영화에서는 중국 민중에게 항일운동이 의미하는 두가지 측면을 부각시킨다. 특히 이 책에서는 문화대혁명이 중국에 끼친 영향을 다각도로 살피는데,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보면 「부용진」 「인생」 「패왕별희」 같은 영화에 감춰진 문화대혁명의 이면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이밖에도 「북경 자전거」 「스틸 라이프」처럼 한국 관객들을 감동에 물들게 한 영화들을 통해 저자는 중국의 현대가 처한 위기의 조짐들, 즉 급속한 도시화 속에서 상처받고 피폐해져가는 중국의 상황을 조심스럽게 진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