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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중국을 걷다
이욱연의 중국 도시 산책 반양장
이욱연
창비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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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산책으로 만나는 중국] 인문학자 이욱연의 중국 여행 에세이. 베이징, 하얼빈 등 중국 일곱 도시 곳곳을 누비며 지리, 음식, 건축, 역사, 문학 등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인문'의 한자 뜻풀이를 '사람의 무늬'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이기에 그의 여행은 지식의 축적이 아닌 삶을 통찰하는 지혜로 연결된다. - 안현재 역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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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책머리에

베이징 1ㆍ행복한 삶의 조건

베이징의 뉴노멀
국경을 넘어 다시 태어난 짜장면
베이징의 전통 찻집 라오서차관
조국을 사랑한 라오서, 그를 버린 조국
성공의 꿈은 어떻게 좌절하는가
행복한 삶의 조건은 무엇인가
성공을 꿈꾸며 도시로 몰려드는 슬픈 현실

베이징 2ㆍ영원히 고향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

걸어서 베이징에 가는 꿈
북경반점의 박완서와 김윤식
북경반점이 조선인 합숙소가 된 이유
베이징에 살던 조선인 삶의 초상
양고기 요리로 첫째가는 집, 둥라이순
그들은 왜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가
베이징의 중축선은 천심과 민심의 선이다

상하이ㆍ삶의 경계와 허상을 넘는 욕망

화려한 혼종의 국제도시 상하이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교
올드 상하이의 핫플레이스
일상은 멈췄다가도 다시 흐른다
나라의 경계, 사랑의 경계
아빠가 해준 음식이 그리운 중국인

시안, 옌안ㆍ혁명으로 달려가는 지식인의 마음

시안판 삼합 요리
양고기 요리 천국인 회족거리
당나라를 세계 최고 국가로 만든 것은 무엇일까
김춘추가 신라에 당나라 색깔을 입힌 까닭
소에게 경을 읽어주려거든 이렇게 해라
혁명의 성지, 옌안의 현실을 비판한 딩링
지식인의 아픈 곳을 겨냥하는 마오쩌둥

지난ㆍ붉은 수수밭의 생명력은 어떻게 퇴화했는가

태산이 지닌 인문적 의미
격식이 까다로운 공자의 후손 산둥 사람들
민족적 자부심의 원천으로 다시 태어나는 공자
마오 시대에 공자는 왜 타도 대상이었나
붉은 고량주를 마시는 붉은 수수밭 영웅들
공자와 마오가 꿈꾸었던 이상사회
산둥 사람들이 술에 진심인 이유

사오싱ㆍ나를 보호하는 정신승리의 빛과 그늘

수묵화 한폭의 세계, 사오싱
루쉰 생가에 서린 슬픔
함께 걸어가면 없던 길도 생긴다
정신승리의 대가 아큐가 늘 즐거운 이유
정신승리법을 쓰면서 버티는 짠한 삶
정신승리법은 아편과 같다
외상값을 남긴 채 사라진 쿵이지
술에 절인 새우 요리의 아픔

항저우ㆍ고난을 대하는 한가지 삶의 철학

판사가 노숙자에게 소설을 건네다
백범 김구의 피난지와 작가 위화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운명을 친구로 삼는 삶의 철학
물처럼 바위를 넘고, 풀처럼 바람을 견디고
불평등한 삶, 황주 한잔으로 퉁치다
천하의 명소, 시후 산책
시후에서 목놓아 애국가를 부른 조선 청년들

하얼빈ㆍ의로움을 위해 산다는 것

궈바오러우는 하얼빈이 원조다
유럽적인 국제도시 하얼빈의 애수
러시아풍으로 복원된 오늘의 하얼빈
하얀 세계에서 밀려난 ‘까만 손’ 아이
중국인의 일상을 움직이는 ‘잠규칙’
하얼빈은 안중근의 도시다
동아시아의 근대 영웅 안중근
동아시아 평화 없이 한국 평화도 없다

참고자료

저자 소개1

이욱연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사범대학교 대학원 고급 진수과정을 수료했고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방문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아시아와 한국 현실에서 출발해 루쉰을 연구하고 다시 읽으면서 루쉰의 현재적 의미를 발굴하는 작업을 하는 한편, 루쉰 소설과 산문을 꾸준히 번역해왔다. 최근에는 청년들과 함께 루쉰을 읽으면서 한국 사회의 오늘과 내일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 삶과 우리 현실을 위해 중국 문학과 문화를 우리 시각으로 연구하고 풀어내는 책을 쓰고 있다.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대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사범대학교 대학원 고급 진수과정을 수료했고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방문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강대학교 중국문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아시아와 한국 현실에서 출발해 루쉰을 연구하고 다시 읽으면서 루쉰의 현재적 의미를 발굴하는 작업을 하는 한편, 루쉰 소설과 산문을 꾸준히 번역해왔다. 최근에는 청년들과 함께 루쉰을 읽으면서 한국 사회의 오늘과 내일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 삶과 우리 현실을 위해 중국 문학과 문화를 우리 시각으로 연구하고 풀어내는 책을 쓰고 있다. 고려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베이징사범대학교 고급 진수과정을 수료하였고 하버드대학교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방문교수를 지냈다. 현재 서강대 중국문화전공 교수로 재직중이다. 중국 현대문학과 현대문화를 연구하면서 현대 중국인들의 속내를 섬세하게 탐구하는 작업에 매진해왔다.

최근 출간한 『시대를 견디는 힘, 루쉰 인문학』에서는 루쉰과 동시대 문학 작품을 넓게 경유하며 근대 중국인들의 트라우마, 과도기를 살아낸 지식인들의 고뇌를 흥미롭게 우리 삶으로 끌어들인다. 오늘날 우리에게 중국은 가깝지만 먼 나라, 자유가 없는 나라, 공산당 국가로 단조롭게 정의되지만 다양한 산문 및 소설 속에 녹아 있는 그들의 시대적 고뇌는 우리를 비추어볼 수 있는 거울이 된다. 이욱연 교수의 섬세한 시선을 따라 근대 중국에서 현재 한국까지 이어지는 시대적, 세대적 과제를 통찰하고, 우리의 삶을 더욱 이롭게 하는 문학적 사유의 한 뿌리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지은 책으로 『이욱연의 중국 수업』, 『중국이 내게 말을 걸다』, 『이만큼 가까운 중국』, 『포스트 사회주의 시대의 중국 지성』, 『루쉰 읽는 밤, 나를 읽는 시간』 등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 『들풀』, 『광인일기』, 『고독자』,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아큐정전』 등이 있다.

이욱연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9월 23일
판형
반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68쪽 | 302g | 125*200*16mm
ISBN13
9788936480554

책 속으로

인문人文의 한자 뜻풀이는 사람의 무늬(人紋)다. 사람의 무늬는 슬쩍 봐서는, 겉을 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보이고, 들여다보려는 마음이 있어야 느낄 수 있다. 그래야 건물과 거리, 풍경 속에 새겨진 사람의 무늬가 보인다.
--- p.177

북경반점에서 박완서 선생님을 환각 속으로 이끈 김윤식 선생님 이야기는 무엇인가? 김 선생님 이야기는 타임머신을 타고 중일전쟁이 일어난 1930년대 말과 1940년대 북경반점으로 우리를 이끌었다. 당시 매일신문 베이징 특파원이었던 평론가 백철이 파락호 행세를 하면서 북경반점에서 노름에 빠진 이야기, 매일신문 기자였던 작가 노천명이 휴가를 내어 베이징에 왔다가 휴가가 끝나서도 돌아가지 않은 이야기, 붉은 혁명의 성지인 옌안으로 가는 김사량이 귀국하는 노천명에게 가족에게 전해달라면서 구두를 사서 보낸 이야기가 끝없이 이어졌다. 박완서 선생님은 그 순간을 산문에 이렇게 적었다. “그 호화호텔 넓은 홀에서 이향란의 노래를 들으며 친일파와 독립투사와 신문기자와 첩자와 아편 장수와 일본 군벌과 어울려 김사량과 백철과 노천명이 나비처럼 춤추는 환각에 빠져들었다.”
--- p.51~52

와이탄 석조건물을 따라 걷다가 길의 끝 언저리까지 왔다. 유명한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이 있다. 예전 상하이클럽 건물이다. 고전주의 양식으로 1905년에 지었다. 여자와 중국인은 출입금지였던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긴 33미터짜리 바 테이블이 있어서 유명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여전히 긴 바 테이블이 있다. 이름 자체가 롱 바long bar다. 1989년에는 중국이 세계에 개혁개방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이곳에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 매장을 허가하여, 중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그래서 지금도 이곳 메뉴에는 격에 어울리지 않게 KFC 치킨이 있다.
--- p.86~87

1940년대 상하이만이 아니라 우리 삶에도 불현듯 공습경보가 울리고 일상이 정지되는 봉쇄의 시간이 있다면, 우리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대면할 수 있을까? 소설에서 여자는 “세상은 진인眞人보다 호인이 훨씬 많다”고 했다. 그렇다. 다들 일상에서 호인의 삶을 산다. 하지만 호인의 삶이 꼭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사는 진인의 삶은 아닐 수 있다는 걸, 이 소설은 말한다. 어쩌면 우리는 늘 어느 한순간 진인이 되길, 진인을 만나길 꿈꾸면서 호인의 삶을 살고, 호인으로 일상을 산다. 그것이 비루할지라도 그것이 삶이고, 일상적 삶의 경계다. 어쩔 수 없이 가끔은 그것이 허물어지는 꿈의 경계를 욕망하면서 그렇게 산다.
--- p.98

“우리는 산 하나, 강 하나, 성인 한 사람밖에 없어(一山一水一聖人).” 산둥 사람들의 산둥 스타일 플렉스다. 산둥에는 그저 공자 한 사람, 태산 하나, 황허黃河 하나밖에 없다는 거다. 산둥 사람은 중국의 다른 지방 사람에게 이렇게 산둥을 뽐낸다. 공자와 태산, 황허 셋을 모두 가진 산둥성 사람들의 반어적 과시다.
--- p.146

사오싱 요리에는 민물 새우 요리가 많다. 그중에 쭈이샤라는 술에 취한 새우 요리가 유명하다. 산 새우를 술에 담갔다가 불에 구워먹는 요리다. 새우가 신선하면 술에 담갔을 때 더 팔딱거리는데 그럴수록 새우 맛이 좋아진다. (…) 루쉰은 이런 새우 요리를 하는 요리사에 자신을 비유하기도 했다. 루쉰이 중국의 어둠을 비판하고 권력에 단호하게 저항하자 중국 현실에 분노하면서 변화를 갈망하던 대학생과 청년들이 루쉰의 글에 열광한다. 그런데 루쉰의 글을 읽고 각성한 청년들이 중국 독재정권에 저항하다가 희생당하는 일이 많았다. 루쉰은 가슴이 아팠다. 마치 새우 요리를 하는 요리사처럼 자신이 청년을 깨어나게 하고 감각을 예민하게 해서 청년을 토벌하는 인간들에게 쾌감을 주는 건 아닌지 가슴 아파하고 자책했다.
--- p.199~200

궈바오러우는 하얼빈이 원조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먹을 수 있지만,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아니었다. 일부러 넓게 만든 탕수육인 줄 알았다. 그런데 탕수육보다 더 쫄깃하고 더 바삭했다. 탕수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맛이었다. 이런 궈바오러우를 개발한 가게가 하얼빈에 있는 라오추자老廚家다. 고참 요리사의 집이란 뜻이다. 1907년에 문을 연 집이다. 이번에는 혼자 이 집에서 원조 궈바오러우 맛을 볼 생각이다.

--- p.238

출판사 리뷰

베이징부터 하얼빈까지,
중국 일곱 도시를 걷다


상하이 고급 호텔 바에서 패스트푸드 치킨을 파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제대로 된 답을 하기 위해서는 작은 항구 도시였던 상하이가 19세기 아편전쟁에서 패배하며 강제로 개항된 역사와 함께, 이후 서구 제국의 조계지로서 빠르게 성장하고 번영했던 와이탄 지역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욱연 교수는 와이두바이 철교로 시작해 와이탄을 따라 내려오는 이 길을 혼자 걸으며 상하이 식민시대의 화려함과 강대국으로 부상한 현대 중국의 화려함을 함께 만끽한다. 영국이 만든 서양식 공원인 황푸공원에서는 배우 이소룡이 입구에 붙은 ‘중국인 출입금지’ 팻말을 발차기로 박살내는 영화 「정무문」의 한 장면을 곁들이는 한편, 중국 최초의 켄터키프라이드치킨 매장에 대한 비화에서 중국이 세계에 공표한 개혁개방 메시지를 읽어내는 등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중국을 생생하게 전한다.(3장 상하이 ‘삶의 경계와 허상을 넘는 욕망’)

그간 우리에게 잘 소개되지 않았던 옌안, 지난, 사오싱 등 낯선 도시의 면모를 담아낸 것도 이 책의 독특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수묵화를 펼쳐놓은 듯 아름다운 운하의 고장 사오싱은 중국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루쉰의 고향이자 전통주인 황주로 유명한 지역이다. 루쉰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저자답게 이 지역에 대한 해설은 유난히 종요롭다. 저자는 루쉰 생가 주변을 천천히 거닐며 그의 작품세계와 생애를 흥미롭게 들려줄 뿐 아니라, 언제나 권력자에게 단호했던 저항적 지식인으로서의 면모를 지역 명주 ‘사오싱주’의 향기를 곁들여가며 설명한다.(6장 사오싱 ‘나를 보호하는 정신승리의 빛과 그늘)

아울러 저자는 산둥반도의 지난에서는 공자 테마파크를 방문한다. 최근 방영된 넷플릭스 드라마 「삼체」는 문화대혁명 시기를 그려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 시기 극렬한 타도의 대상이 되었던 공자는 왜 다시 현대 중국문화에 스며들고 있는지, 역사적으로 공자는 중국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마오쩌둥의 생각은 그가 그렇게 거부하려고 했던 공자의 이념과 어떻게 닮아 있는지 등 이 지역 역시 흥미로운 주제로 가득한 여행길이 펼쳐진다.(5장 지난 ‘붉은 수수밭의 생명력은 어떻게 퇴화했는가’)

풍부한 역사적·문화적 지식
나를 발견하는 질문들


진정한 인문 여행이란 “지식을 축적하는 여행길이 아니라 삶을 통찰하는 지혜를 얻는 여행길”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번 책을 묶으며 특히 삶의 위대함과 찬란함 그리고 고단함과 비루함을 동시에 생각했다고 말한다. 주로 영화와 소설 속 인물들의 길을 따라가며 비범한 인생뿐 아니라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초라한 인생도 깊은 애정으로 들여다보는 그의 시선 속에서 한 인간의 유한한 삶은 더 큰 흐름의 일부로 다양한 울림과 감동을 준다. 『색, 계』로 유명한 중국 대표 작가 장아이링의 단편소설 「봉쇄」를 중심으로 일상과 꿈 사이를 오가는 인간의 욕망을 예리하게 포착한 부분은 상하이 꼭지 중에서, 나아가 책 전체에서 가장 여운이 길게 남는 내용이다. 아내가 있는 평범한 남자와, 일생을 ‘좋은’이나 ‘훌륭한’이라는 수식어에 갇혀 살던 여자가 퇴근길 일본의 공습경보로 멈춘 전차 안에서 아주 잠깐 서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오롯이 자기 자신으로 서로의 앞에 서 있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두 사람은 앞으로 다른 삶을 살자고 함께 다짐하지만, 봉쇄가 풀리고 전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균열이 일어났던 일상은 다시 흐르고 현실로 돌아온 남자는 ‘안 되겠다’며 여자에게 끝을 고한다.(3장 상하이 ‘삶의 경계와 허상을 넘는 욕망’)

이 소설에는 이러한 대목이 나온다. “세상에는 진인(眞人)보다 호인(好人)이 훨씬 많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사는 사람보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사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일 것이다. 상하이를 거닐며 저자는 우리의 삶에도 불현듯 1940년대, 그 순간의 공습경보가 울릴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그 봉쇄의 순간 우리는 진정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대면할 수 있을까. 여행이라는 것은 일상을 떠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일상에 파묻혀 있던 자기를 건져내어 돌보는 일이기도 하다. 저자는 책 곳곳에서 풍부한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이러한 ‘나를 발견하는’ 질문을 던진다. 그것이 저자의 여행길에 동행하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최고의 중국 전문가가 전하는,
어떤 방식으로 읽어도 즐거운 여행기


‘유튜브 조회수 100만 영상 다수’ ‘미디어가 주목하는 최고의 중국 전문가’ 등의 수식어가 증명하듯 저자는 이 책에서 역사, 문학, 지리, 건축, 영화를 넘나들며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특정 시대에 갇히지 않고 현대 중국의 모습을 풍성하게 담아냈다는 점이 이 책을 실제 여행에도 참고삼을 수 있게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으면 거대한 흐름으로 얽히고설켜 마치 장편소설을 읽는 듯한 흥미진진함을 주는 한편, 부분부분 발췌해 읽어도 쇼츠 클립을 보는 듯한 간편한 독서가 가능하다. 특히 자신이 직접 가본 곳을 찾아서 읽어본다면 그곳의 숨겨진 이야기를 발견하는 색다른 재미를 얻을 수도 있다.

지금 한국인에게 중국은 어느 때보다 복잡한 존재다. 경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라가 된 지는 오래지만, 동아시아의 정치상황은 나날이 복잡해지고 문화적 적대감은 상호 간에 극심하게 높다. 그럴수록 ‘진짜’ 중국이 어떤 나라이고, 그 안에 어떤 사람들이 살고 어떤 문화가 숨 쉬고 있는지는 점점 왜곡되어간다. 그럴수록 역사와 문화를 통해 한발 더 중국의 진정한 모습에 다가가게 해주는 이 책의 존재는 중요하다고 하겠다. 저자는 하얼빈 어느 식당에서 “안중근이 거사 전에 마셨다고 하는 (…) 위치안 고량주를 털어넣”으며 “동아시아의 평화 없이는 한국의 평화도 없다”고 나직이 말한다.(8장 하얼빈 ‘의로움을 위해 산다는 것’) 저자가 홀로 중국을 걷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평화를 향한 도정이다. 이 길에 언젠가 어딘가를 홀로 걷게 될 독자 여러분들을 초대한다.

지식과 정보는 넘치지만, 지혜는 부족한 시대다. 진정한 인문 여행이란 지식을 축적하는 여행길이 아니라 삶을 통찰하는 지혜를 얻는 여행길이다. 인간이 일회성 동물의 시간을 사는 듯하지만, 지고 마르고 시들었다가도 다시 잎이 나고, 꽃이 피고, 되살아나는 식물의 시간을 사는 게 인간의 삶이다. 삶의 위대함이 여기에 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홀로 걸었던 길에서 만난 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면서 때로는 세상의 보폭으로, 때로는 자신만의 보폭으로 인간과 삶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인문 여행이 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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