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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시작하며…
소심함, 저지름, 기대함과 우쭐함에 대해 First Step 상상이 현실이 되다 내게 주는 가장 큰 선물, 여행 _Mexico 떠나는 이유 낯선 불안감 두려움, 시작은 늘 그래 home games, away games 지구 반대편 공식 all that taco 행복, 꼭 이기고 싶은 경기 맛에 대한 오해 소박함에 매료되다 불량한 내신 성적, 코로나 느낌 최고를 만나는 법 너와 나 사이의 거리 기억의 메커니즘 차이를 즐기는 법 슬픔, 이어지다 새 칫솔은 뻣뻣하다 blue 낭만 왜곡 가고, 오다 익숙한 지루함보다는 낯선 행복을 택하겠어 _Guatemala 처음처럼 생소한… 더 큰 자유 데칼코마니 한없이 가벼운 고민의 기쁨 생각보다 쉬운… 지구 반대편에서 부치는 편지 부자나라, 대한민국 못사는 나라, 대한민국 부자들의 이상한 외식 에펠탑에서는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다 황홀한 착각 그곳과 이곳 가지 않은 길을 질투하다 보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거야 _Cuba 작별 여행의 3단계 분류법 실망의 기술 꿈꾸는 쿠바, 꿈밖의 쿠바 Real Havana 쿠바보다 쿠바노 417g ‘홀로’의 상대성 허락 없이 배를 대는 사람들 마리오 이유 없는 포만감 쿠바와 코카콜라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Te gusta tu pais? 마리오의 편지 나의 스페인 이름, 순수 제자리 찾기 기억이 모락모락 40:30:30 내 영혼에 보내는 따뜻한 갈채 _Peru 착한 얼굴 고급 식당은 수프를 많이 주지 않는다 불편함 부담 ‘Must’ 그 많던 티코는 어디로 갔을까? 날아오르다 사진 찍기… , 찍히기 실패 적은 정답, 가이드북 순간을 욕심내다, 카메라 타성의 증거, 시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일상 슬럼프, 스쳐가다 충분하다 마추픽추의 왼뺨 낯섦과 불편함의 차이 전통…, 슬픈 거래 夢想 한 번쯤 그냥 멈춰보는 거야 _Bolivia 세상의 형용사는 부족하다 there are people… 조금 덜 익숙한 불편함 닮은 꼴, 낙타와 야마 따뜻한 맥주 볼리비아노 옛날 노래, 비누 냄새, 골목어귀 이발소 조금의 과장도 없이, 기묘하게 그래서 참 아름다운… 사랑을 노력하다 많이 다른 달 완벽한 어둠 잔돈의 재발견 그냥, 그냥, 그냥 _Chile 두루마리 휴지 부와 가난을 나누는 선 편한함과 물가의 공식 많다, 좋다, 그리고… 허약한 기억력 덕분 여행의 치명적 문제 치열함을 버리다 Why? 관계, 조금 더 특별해지기 칠레는 길다 상상실현 정말일까? 정말일까? 정말일까? _Arengetina 부자 3대, 부에노스아이레스 자존심 ‘부에노스아이레스’이기 때문이다 발칙하게 근사하다 직설적으로 철학하다, 뷔페 2층버스 2층의 맨 앞자리 치밀하고 꽤 요긴한 버스 여행 Tip 여행은 생각의 산파다 에스프레소와 초콜릿 삼류영화처럼… 지구 최남단, 우수아이아 지구 반대편 12월 31일 악마적 상상 가장 좋은 여행 방법은 없다 후회는 남아도 후회하지 않는 법 _Brazil 딱 한 곳 라이벌 느리게, 가볍게… , 웃기 감정의 크기 플립플랍(flip flap) 포르킬로(por kilo) The Last Moment 콜라<과일주스<맥주? 꽤 멋진 악기, 탬버린 밤의 길이 지나간 것은 쉽다 리듬을 타고나다 억울한 누명 아쉬움, 끝이 주는 선물 Last step 추억의 무게 여행이 끝난 후 그리고… 지구 반대편을 여행하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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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가장 좋은 점은 고민의 수준이 형이하학적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것저것 끝도 없이 신경 써야 하는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당장 오늘은 어디에서 자고, 무엇을 먹을지, 또 내일은 어디로 갈지에 대한 정도로 고민의 수준이 낮아진다. 슈퍼의 식품 코너에 서서 과자 봉지를 들었다 놨다 만지작거리며 초콜릿 맛을 살까 딸기 맛을 살까를 놓고 한참 동안 고민하는 것은 여행 중이나 일상이나 별반 다를 바 없지만, 결정적 차이는 그 고민이 내가 지금 가진 모든 고민 중 몇 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느냐이다. 아니, 그 정도의 갈등을 ‘고민’이라 부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일지도 모르겠다. --- p.55
진부한 이야기지만, 세상은 참 불공평하다. 우리나라 사회의 불공평이 100미터 달리기에서 누군가가 나보다 한참 앞서 출발하는 것이라면 지구 전체의 불공평은 근육질 남성과 뼈만 앙상한 아이의 달리기 시합만큼이나 터무니없는 것이다. --- p.72 공부는 할수록 어렵고, 여행은 할수록 가고 싶은 곳이 많아진다. 첫 유럽 여행을 다녀왔을 때만 해도 한두 번만 더 여행을 하면 가고 싶은 곳이 더 없을 줄 알았지만, 가고 싶은 곳의 증가 속도는 나의 여행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 갔던 곳은 또 가고 싶고, 안 갔던 곳은 더 가고 싶어진다. 따라서 아무리 고심 끝에 짠 루트일지라도 항상 갈 수 없었던 곳에 대한 미련은 남기 마련이다. --- p.73 여행의 목적지는 애정의 깊이에 따라 세 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단계는 가는 길에 한 번 들르는 곳, 두 번째 단계는 ‘한번 가보고 싶다’ 정도의 기대를 하고 가는 곳,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너무도 가고 싶던 곳, 그래서 간다는 사실만으로 만족스러운 곳이다. 대부분의 여행은 세 번째 단계에 의해 항공권의 출발·도착 도시가 결정되고, 두 번째 단계들이 추가되어 대략적인 동선이 만들어지고, 끝으로 첫 번째 종류가 더해져서 구체적인 여행 경로가 정해지게 된다. 특히 세 번째 부류의 장소들은 여행 자체를 떠나게 하는 동기가 된다. - 80p ‘여행의 즐거움’이라는 것이 ‘떠나기 전의 설렘:여행하는 즐거움:다녀와서의 추억=40:30:30’이라고 한다면 여행 전, 여행 중, 여행 후든 어느 한순간에 느낄 수 있는 여행의 즐거움은 최대 40%이다. 하지만 출발도 아니고 귀국도 아닌 제3국간의 비행, 지금 떠나는 곳에 대한 아쉬움과 몇 시간 후에 도착할 곳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는 이런 비행에서는 여행의 즐거움 중 70%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셈이다. --- p.112 가이드북은 수학 문제의 풀이집과 같다. 어떤 수학 문제를 푸는 방법은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지만, 문제를 풀다가 정답지의 풀이를 보는 순간 그것이 세상에서 유일한 길로 보이고 이런 유형의 문제는 반드시 이런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고 외우게 된다. --- p.127 순간을 사진 속에 영원히 담아두기 위해서 셔터를 누르지만 그 장면이 가장 빛나는 것은 그 순간일 뿐, 셔터를 누르는 순간 영원히 사라져 버리고 만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을 나는 카메라의 비좁은 뷰파인더를 통해서 들여다보았다. --- p.132 사람들의 생김새뿐 아니라, 이웃나라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무도 다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분위기는 그들의 ‘대표 이미지’격인 삼바와 탱고 속에 그대로 녹아 있다. 몸을 최소한으로 가리는 의상과 격렬한 몸동작으로 뜨거운 열정을 숨김없이 뿜어내는 삼바, 정장과 드레스를 입고 엄격한 형식과 절도 있는 동작 속에서 절제된 욕망을 은밀하게 드러내는 탱고는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리우데자네이루의 거리가 풍기는 느낌의 차이를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 p.244 브라질의 맥도날드에서 세트 메뉴를 시키면 콜라, 맥주, 오렌지 주스 중에서 음료를 하나 선택할 수 있는데 세 가지 모두 가격이 같다. ‘콜라 〈 과일 주스 〈 맥주’라는 익숙한 부등식이 통하지 않는 곳. 술이 싸고 과일이 풍부한 더운 나라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브라질 맥주의 맛도 좋지만 덥고 습한 날씨는 더욱 맥주와 잘 어울린다. --- p.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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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y’는 두 가지를 의미한다. 여행자가 걷는 지도 위의 ‘길’과 세상을 알아가고 깨우치는 ‘방법’. 이 두 가지를 겁 없는 이십 대 청년이 수줍고 조용하게 읊조린다. 드릴 듯 말 듯, 그렇게 수줍게….
‘the way; 지구 반대편을 여행하는 법’은 남미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다. 하지만 남미라는 한정된 공간을 넘어 그 동안 여행했던 전 세계 40여 개국의 감성을 압축하고, 정제하여 담고 있다. 여행을 갈망하는 이유, 여행의 문제, 여행의 본질 등을 정밀하게 묘사하고 해석해 낸다. 누구나 제기할 수 있는 문제들을 놀라운 표현력과 시선으로 우리에게 제시한다. 독자는 자신도 모르게 무장해제 되고, 무릎을 치며 공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의 비유는 알기 쉽다. 현학적이고 밑도 끝도 없는 감상적 표현을 버렸다. 담백하고 검소하고, 일상의 언어로 진실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의 글은 평범하지 않다. 독특한 시선과 내밀한 이야기들. 사소한 일상으로 우리의 삶까지 되돌아보게 하는 힘. 진실을 무기로 사색하는 글은 오랫동안 잊히지 않는다. 그의 사진은 담백하다. 정확하고, 정직한 사진. 그러나 고백처럼 진실된 앵글과 색감. 인위적인 기교에 기대지 않은 사진은 확실히 요즘 사진에 비해 건조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의 사진은 감동적이다. 어설픈 포토샵이나 카메라 작동법에 연연하지 않는, 피사체 자체를 존중하는 사진은 자연스럽게 당신의 마음을 울릴 것이다. 진심에서 우러나는 적확한 표현과 사진이 독자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갈 것이다. 드러나지 않고 철저하게 숨겨져 있는 개인적인 홈페이지에 하루 1천 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할 정도로 수만 명에게 사랑받았던 정준수의 글과 사진이 이제 한 권의 책으로 묶여져 보다 많은 독자들이 그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1만 시간 동안의 남미』 저자 박민우가 만난 정준수 공대생의 사진과 글을 처음 대했을 때,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웬만한 글에 콧방귀 끼고 귀신 씨나락 까먹는 가벼운 글들이라 폄하했던 나다. 그런데 인터넷 서핑 중 처음 그의 사진과 글을 발견하고 나는 다짜고짜 그에게 연락을 했다.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그를 만났다. 안경을 끼었고, 꽤 말랐으며 신중하고 조용한 모습이었다. 예술가적인 풍모와 집중력이 느껴졌다. 예상대로 말수는 없었고, 대화를 나눌 때도 답 나오는 시간이 길어 진땀을 뺐다. 쉽게 드러내지 않는 그와 쉽게 사람을 장악하는 그의 글. 묘한 대칭이었다. 그래서 그는 더 특별해 보였다. 부산에서 태어나 유치원 때 아버지를 따라 일본에서 살았다고 한다. 여러 나라 말이 섞이는 삶에 조기 노출되어서인지 외국말 하는데 큰 불편은 없다고 한다. 한 마디 한 마디 수를 놓듯 대답을 한다. 그가 올린 사진과 글도 그랬을 것이다. 사진의 좌우가 잘 정렬되었는지, 혹시 미세하게라도 흔들리지 않았는지 고민하고 욕심냈을 사람이다. 쉽게 토해진 글과 사진이 아님을 그를 보며 더욱 확신했다. 섬세하고 내밀해 보이는 그가 용케도 여러 나라를 섭렵하고 다녔다. 그리스, 터키에서 오만, 예맨, 그리고 남미까지. 30여 개국 가까이를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돌아다녔다고 한다. 현재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에 재학 중인데, 공부도 꽤 열정적으로 즐기며 했을 것 같다. 편견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인지 그의 글과 사진은 어딘지 모르게 정확하고 날카롭다. 무미건조한 나열의 정확함이 아니라, 인생을 꿰뚫는 냉철한 시각을 따뜻하게 재배열해내고 있다. 책을 만드는 내내, 그의 사진과 글에 감탄했다. 정답처럼 명료한 글, 일렁이는 사진. 모두 그가 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심각하게 뛰어난지 잘 모르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