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姜石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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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모든 것이 명잭해졌다. 영민의 편지를 읽은 지금 주원은 그리움이 아니라 피곤을 느꼈다. 영민은 다시 주원이 그의 울타리로 돌아오길 바라지만 우리를 탈출한 야생동물처럼 주원은 인도의 광야와 자유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주원이 영민에게 할 말이 있다면 서로를 자유롭게 해주자는 한 마디뿐.
주원은 그제야 구체적으로 이혼이란 말을 떠올렸다. 언니가 이혼하는 것을 보았고 그 후유증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지만 모든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선 그길밖에 없지 않은가. 주원은 무릎에 놓인 편지를 흘긋 보다가 그제야 상이에게 생각이 미쳤다. 난 언니처럼 아이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그러자 아이가 밥을 먹지 않으면 달래기 전에 숟가락을 들지 않는 자상한 아버지 영민과 박씨 집안의 사대손이 태어난 날, 감동과 회한으로 눈물짓던 시어머니 모습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무거워졌다, --- p.128 |